건강한 교회로 거듭나기

 

이 책은 부산 풍성한 교회의 담임목사인 김성곤 목사님이 양육을 하면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간증이면서 신앙고백이다. 이 책에는 김성곤 목사님의 전도에 대한 열정과 영혼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겨 있다.

이 책을 읽고 풍성한 교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았다. 굵은 타이틀들만 대충 훑어보았을 뿐인데도, 굉장히 큰 교회이며 양육 프로그램 및 교육시스템, 교회의 여러 부서 등 굉장히 잘 갖추어진 교회라는 인상을 받았다. 여러 교회들에서 풍성한 교회를 롤 모델 삼아 변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유명한 책이라고 해서 무조건 호평하고 싶지도 않고, 또 괜한 시기심으로 폄하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단지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진솔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열정과 독재 사이

감히 독재라는 과격한 표현을 빌어본다. 김성곤 목사님의 양육에 대한 열정과 주님을 섬기는 마음에 조금이라도 토를 달고 싶은 마음은 없다.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이며 때때로 하나님의 대리자라는 사실에 의문도 없다. 그렇지만 ‘목사와 같은 말, 같은 마음, 같은 뜻’이라는 표현에서는 왠지 모를 거부감이 느껴진다. 목사 대신에 예수님이나 하나님이 들어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은 왜 자꾸 드는 것일까. 양육반 수칙의 ‘3절대’ -결석하지 말것, 지각하지 말것, 죽지도 아프지도 말것-에서도 비슷한 감정이 드는데, 독재라는 말을 떠올릴만큼의 강도가 아니면 양육은 되지 않는 것일까.

 

교회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어야

‘가족 같은 공동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실제 가족이 되어야한’다 라는 말은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교회는 예수그리스도의 피로 이어진 영적인 혈연의 관계이다. 가족이란 상처도, 허물도 모두 받아 줄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교회에서는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그러려면 교회 안에서 각 사람의 삶의 모양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안도, 사랑도 받을 수 없는 곳에서는 십자가의 군사도 태어나지 않는다.

 

전도지향적인 교회

사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전도지향적인 교회이다. 그렇다. 영혼사랑의 핵심은 영혼을 구원하는 일이다. 양육반 공부도 살아있는, 번식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대그룹 축제 예배와 소그룹전도모임의 조화로 건강한 교회를 추구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또한 가장 두려운 것이 전도이다. 이류조차 되지 못하는 신앙생활인 탓에 전도라는 말만 들어도 으레 기가 죽는다.

다만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은사 수련회를 통해 은사를 발견하고 은사에 따라 사역을 맡기는 것을 보면서 오직 전도에만 치중하는 교회가 아닌 균형이 잡힌 교회의 모델을 접하게 되어 위안을 받았다. 그렇다고 전도팀만 전도해야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하나님의 사역이 전도사역과 찬양사역을 딱 잘라 구분할 수 없듯이 그렇게 각자의 일에 충실하면서 협력할 때 전도의 열매도 풍성해 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계속되는 사도행전의 역사

이 책에는 지금도 계속되는 성령님의 역사에 대한 사례들이 전편에 걸쳐 다수 소개되어 있다. 귀신을 쫓아내고 병자를 고치며, 무력한 인생이 변화하여 사역자로 세워지는 등 지금도 성령님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다만 홈페이지를 통해 훑어본 풍성한 교회의 규모로 볼 때 좀 더 많은 사례들을 실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러한 성령님의 역사가 풍성한 교회에서뿐 아니라 한국 교회 곳곳에서 일어나기를 바란다.

 

이 책, 그리고 풍성한 교회의 사례는 침체기에 빠진 한국 교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제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이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다. 증상에 따라 적절하게 약을 써야하듯, 모든 교회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다. 이 책의 저자인 김상곤 목사님도 두날개 시스템의 도입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 것을 염려했다. 제자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비의 심정으로 양육해야 한다는 것은 그런 뜻과도 닿아 있으리라.

무엇보다도 어떤 유명한 신앙서적보다, 어떤 유명인의 에세이보다 더욱 우리의 심장에 새겨야 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그 분의 뜻이다. 그 분의 뜻을 행할 방법 역시 하나님께로부터 받아야 하는 것이다.

 

오늘 초 3인 작은 아들 주영이, 학교에서 영어 스펠링 비 대회 예선을 했다. 아슬아슬하게 패자부활전에서 예선을 통과하고 왔으니!
이건 완전 1등으로 예선통과한 것 보다 기분이 더욱 좋다. 올림픽 메달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보다 동메달을 딴 선수가 더 만족감이 높다 하더니, 이렇게 간신히 통과한 예선이 주영이도 나도 좋기만 하다.

문제는!
앞으로 일주일동안 스펠링과 싸우며 본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거다. 그동안도 얼마나 힘겨웠던가. 어제는 연습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지치고 힘에 겨워 욕심많은 주영이도 더이상 공부하는 것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다섯개를 테스트하면 그 중 3~4개는 틀리는 상황이었으니, 자신감 있는 예선은 못되었고 그저 통과만 해라.. 했는데...

그동안 공부한 과정을 돌이켜보면 주영이가 참 힘들어했다. 생전처음 영어단어를 써가며 외웠던 것. 열심히는 하였지만 지금껏 해왔던 공부와 비교해 볼 때 재미가 없었던 건 확실하다. 그래서 본선을 준비해야 하는 이 시점에 좀 더 재미있는 공부가 되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면 오히려 영어에 대한 흥미만 떨어뜨리지 않을까,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다.

지금 주영이와 누가누가 일기 두 편 빨리 쓰나 내기하고 있다.
그리하여 생각에도 없던 이야기를 주절거리게 되었다.
나는 거의 다 썼는데, 이 녀석도 나와 경쟁이 붙어 열심히 써내려가고 있다.

주영이는 엄청 느린 편이다. 일기 한 편, 독서록 한 편 이면 세시간. 저녁 내내 일기 한 편 붙잡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이 녀석 버릇 고치느라 나까지 팔자에 없는 일기를 쓰면서 횡성수설하고 있다.

아들 덕에 개인의 '역사'가 될 일기를 쓰게 됐으니 고맙다고 해야 하나?
참, 지금 막 내가 졌다. ㅠ.ㅠ

주영, 테이블에 앉아 일기를 쓰고 있다. 숙제거든. 
그런데 글씨가 개발괴발 트위스트, 탱고 짱뽕밥이다. 휴.
글씨 때문에 담임선생님께 지적받은 적이 몇번이던가. 알림장에는 거의 날짜마다 '글씨!'라고 빨간펜으로 쓴 선생님의 경고?!가 붙어있건만... 도무지 나아지질 않는다.

일기장 보고 에미된 이 몸, 한 말씀 하신다.
"글씨 좀 예쁘게 써. 그래야 별 하나라도 더 받지(일기를 잘쓰면 칭찬통장에 저축할 수 있는 별을 그려주신다). 꼭 별 때문이 아니더라도, 너 특목고 가고 싶다며? 특목고 아니라도 좋은 대학 가려면 글씨 잘 쓰는 게 너한테 도움이 돼."
(어휴, 써 놓고 보니 한 말씀 정도가 아니라 한 설교를 했다.ㅋ.)
그래도 요즘 형아 때문에 '특목고'라는 헛바람이 든 탓인지 제법 먹힌다.
"응." 그러더니 덧붙여 하는 말이,

"나 좋은 습관 들이기로 다짐했어."  호호, 당연 내 얼굴에 희색이 돌았지. 글씨 예쁘게 쓰겠다는 말인줄 알았거든.
그래서, "우리 아들이 그렇게 기특한 생각을 했어?"하며 한껏 반겼지. 그랬더니 울 아들도 반짝반작 빛나는 얼굴로 이렇게 말한다.
"엄마가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은데?"
"응? 무슨 습관 들일건데?"
"엉, 이제부터 지우개찌꺼기 모아서 다시 지우개 만들거야. 그러면 지우개를 최대한 오래쓸 수 있잖아. 거의 무한대로 쓸 수 있어."

허~~~~~~~~~~~~~~~~~~~걱.
동상이몽이라 했던가. 동문서답이라 했던가.
그저 푸하하하 웃음만.

잠시 후 덧붙인 주영이의 말, 지우개 가루 모아서 지우개 만들면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하니, 주영이의 진지한 모습에 울 식구들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