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제목에 심각한 내용일까 싶었는데 소개 글을 보아하니 반전에 반전이 있는 내용이라고 하여 뭔가 제목은 페이크일 것 같고, 어떤 내용이 숨겨져 있을까 궁금했던 책. 책 초반부에 누가 일을 저질렀는지는 바로 알 수 있으니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읽기 때문에 자칫하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사건 전부터 사건 종결 후까지 여러 인물들의 시점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과거-현재
과거, 어릴 적 끔찍한 사고를 겪었던 리즈.
자신의 어릴 적 증언(타의로 인한 잘못된 증언이었을지라도)이 오히려 자신과 자신의 오빠를 구하고 아들을 잃은 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나온다. 왜 이 장면이 계속해서 나올까 싶었는데 과거 일로 인한 갈등도 갈등이지만 또 다르게 보면 어찌 되었든 자신을 구해준 댄에게 리즈가 보여주는 행동으로 그녀의 인간성을 엿볼 수 있기도 하며 현재의 리즈의 감정에 계속해서 자극을 주는 장치로써 나오는 것 같았다.
현재, 이웃집 아이를 차로 치는 사고를 낸 리즈.
거기서 끝이 아니라 그렇게 아꼈던 아이를 방치해두고, 유기까지 해버린 범죄를 저지르며 아이를 애타게 찾고 있는 친구 캐롤 앞에서도 그 긴 시간 동안 초조해하며 죄책감만 가질 뿐 밝히지 않는 그녀의 행동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과거의 아무런 잘못 없던 댄에게 취했던 마을 사람들의 태도와 눈초리를, 진실을 밝히는 순간 본인이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무서워하며 진실을 숨기며 계속해서 올바른 판단에서 도망치는 리즈를 볼 수 있었다.
맙소사,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리즈가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을 기회는 여러 번 있었다.
그 기회를 걷어차 버린 것은 자기 자신, 리즈였다.
남편 오웬의 말에 휘둘려 계속해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것도,
아이를 기다리는 아이의 엄마 앞에서 계속해서 진실을 감춘 것도,
자수하겠다며 이대로는 못 살겠다고 끊임없이 말만 내뱉을 뿐 결국은 밝히지 않은 것도 리즈였다.
리즈의 선택이 남편 오웬, 이웃집 아이의 부모, 박사 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끊임없이 보여준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주요 등장인물들이 전체적으로 자신의 지난 선택들에 대한 후회를 느끼고 있다.
이 집으로 이사 오지 않았더라면,
전화통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숨기지 않고 바로 밝혔더라면,
아이를 구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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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후회도 한다. 인간이니까.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선택이나 판단을 할 때는 다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과거 선택으로 인해 현재에 발생한 일을 본인의 의지로 되돌릴 수 없는 일도 무수히 많다.
하지만 리즈는 선택 당시 잘못된 일.. 아니 범죄라는 것을 인지했으며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정신이 없었을지라도, 되돌 릴 수 있는 시간이 그녀에게는 많았다.
그렇지만 그녀는 어땠나? 그 선택에 대해 계속해서 후회만 할 뿐, 그것으로 끝이었다.
끝까지 이기적인 두 사람, 가장 끝판왕은?
자신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또 다른 잘못된 선택을 한 남편 오웬도 이기적이었지만 역시 이 소설에서 가장 이기적인 면모의 끝을 보여준 것은 리즈였다. 오십 보 백 보이나 리즈나 오웬이나 둘 다 진실을 감추고 계속해서 거짓을 거짓으로 덮는 행동을 보여주는 악마 같은 인간들이었다.
오웬이 다른 사람에게 죄를 덮어 씌우기 위해 보여준 행동이나 거짓말 등등 추악함을 계속해서 드러낸다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리즈는 눈물바람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오웬이 더 나쁜 인간이라고 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책 전반에서 볼 수 있는 리즈의 이중적인 면모는 나를 짜증 나게 만들었다. 보통 주인공이 올바른 행동을 보여주며 악인을 처단하는 모습을 보면 희열감이 있지만 이 책에서는 리즈 자체가 악인도, 선인도 아닌 어중간한 존재이기 때문에 리즈가 마지막에 오웬에게 쏘아붙이지만 뭔가 통쾌함은 없었다. 마지막까지도 리즈의 행동을 보면 리즈가 죄책감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가장 이기적인 존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