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장편소설 ‘허수아비춤’ 은

이미 해외작가들의 르포형소설에서 익숙한

기업비리를 다루고 있다.

다행히도 이 책은 기업의 차명계좌에 대한 대검의 대대적인 선전포고 등

언론을 통해 기업형 비리가 처단대상으로 확정된 우리사회의 시대적 징후와

교차되는 지점에 등장했다.

 

또한 기업의 냉정한 조직원리와 비자금 운용, 언론로비 등

한때 삼성과 날선 대립을 세우며 등장한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서와도 이 책은 정확히 일치한다.

 

다만 이 책은 재미있다.

속도감있는 전개와 연속도힌 뉴스를 보는 것 같은 생생함이

책의 초반부부터 긴장감과 흥미를 독자들에게 부여한다.

매커니즘과 비자금 실태, 로비 등 뉴스 보도를 보는 듯한 생생함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단지 삼성이 아닌 우리시대의 질곡속에서

성장신화를 쌓아올린 대한민국 기업들의 공통적인 문제를 포괄하고 있어

대한민국 기업성장사가 쌓아올린 비리에 대한 전체적 보고서라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실제 조정래 작가는

탄압적 사회의 맥락속에서 녹녹치 않은 우리시대의 좌우를 담아냈었고,

이번에는 우리사회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본질적 고민을 털어내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며 몇가지 아쉬움을 가지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한 기업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 기업사를 통털어 소재로 차용하고 있기에

좀 더 공격적이고 좀 더 의미심장한 사회개혁의 목소리가 아닌

대중소설의 한궤에서 멈춰버린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드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한 잘 읽혀지는 책을 쓰겠다는 거장의 압박감이

스피드있는 서사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이나.

울림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우리사회가 한번쁨 통찰했어야 할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고 의미있는 책이다.

아마도 그러한 반응이 이 책을 대중들의

베스트셀러로 만들고 있는게 아닐까.

 

문학의문학, 조정래, 허수아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