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앨런 포" 하면 검은고양이라는 작품이 생각이 난다.

고양이에 대한 으스스한 인상을 가지고 있던 차에 검은고양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의 그 섬찟한 느낌이란..

정말 에드가 앨런 포는 사람의 감성을 묘하게 자극하는 재주가 있는 작가이다.

그런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집인 "일곱 개의 기이한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먼저 마주치게 되는 삽화를 보면서 느껴지는 그 기이한 느낌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바로 그 삽화자체가 책의 내용인 듯 느껴진다.

책의 제목처럼 7개의 단편들이 모여 있는 이 책은 그 각각의 내용이 다 기괴하고 섬짓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책의 표현 자체가 잔인하거나 극악한 부분은 전혀 없다.

그냥 우리가 늘 쓰는 평이한 단어를 구사해서 이야기를 만드는데, 그 분위기가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섬뜩하게 만든다. 바로 그러한 부분이 에드가 앨런 포의 특출날 재주가 아닌가 싶다.

책의 일곱가지 이야기 중의 하나인 고자질하는 심장 역시도 마치 내가 그 주인공이 되어서 주인공과 함께 느끼고 함께 행동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주인공의 입장에 동화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길고 짧은 7가지의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고, 그 뒷편에 일러스트레이터의 창작노트라는 부분에서 삽화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이 부분이 책의 내용에 흥미를 더 해 주는 역활을 했다. 

책의 뒷부분에 있는 에드가 앨런 포의 연대기와 작품해설을 통해서 에드가 앨런 포라는 작가에 대해서 알 수 있었으며, 그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이렇듯이 긴장감이 넘치고 약간의 공포심도 느껴지지만 책을 펼친 이상 중도에서 책을 덮을 수는 없었다.

첫 장을 펼친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가 단숨이라고 느껴질 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었다.

덕분에 후덥지근했던 하루가 아주 시원하게 지나갔다.

내년 여름의 어느 휴가날 하루를 잡아서 에드가 앨러 포의 책을 읽으면서 시원한 휴가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한번은 자기의 미래를 두고서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 시기가 있다. 

대개는 고등학교 시절에 자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또한 자신에 미래에 대해서 진지해진다.

지금 고1이 된 딸아이가 그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중학교 때와는 달리 고등학교란 바로 대학입학을 목전에 두고 있으니, 예전처럼 '천천히 차분하게 생각하지, 뭐'가 되지 않는 시기다.

많이 불안해 하고 당장 어떤 대학의 어떠한 과를 가야할가를 고민하기도 전에 문과인지, 이과인지를 선택해야한다. 소위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이니 신경도 날카롭고 매사가 불안정해 보인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고, 그러한 여러가지 중에서 아이가 가장 자신과 맞는, 자신이 하고 싶은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막상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직업쪽으로 은근히 밀어 붙이게 된다.

다행히 나의 경우는 내가 선택한 직업이 만족스러워서 커다란 어려움이나 불만은 없는 편이었지만, 주변에서는 부모의 강요로 원하지 않는 직업을 선택해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고1인 딸아이에게 어떤식으로 조언을 해주면 좋을까가 중요한 관심거리였던 차에 알게된 책이 바로 "네가 즐거운 일을 해라"였다.

책 제목을 본 순간에 바로 "그래, 이 책이야. 이 책이야 말로 부모의 사심이 섞이지 않고 아이의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을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책에 소개된 각 업계의 최고 멘토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자신의 직업에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그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지 못하는 독특한 직업도 있었고,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아주 대중적인 직업도 있었다.

자신의 진로를 두고서 고민이 많은 딸아이에게 이 책을 권했을 때, 딸아이는 자신에게 필요한 책이라며 책을 반겼다. 그리고 열심히 읽고 있는데, 어떠한 결론을 내리게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아이의 선택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떤 분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자신의 일을 즐기는 사람은 당해낼 수 가 없다"고.

이 책의 제목처럼 딸아이가 진정으로 자신이 즐겁게 해 나갈 수 있는 일을 찾아내서 그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빠와 함께 읽는 나쁜 동화책...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과연 이책이 어떤 부분으로 나쁠 것인지가 제일 궁금했다.

그러한 호기심을 가지고 책장을 펴 보았을 때, 뭔가 사회적으로 숨겨진, 그리고 드러내고는 싶지 않지만 누구나 어른이라면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공공연한 비밀같은 이야기들이 쓰여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오픈시킬 수 없지만, 그렇지.. 하고 공감을 할 수 있는 나쁜 이야기들을 모아서 기존의 권선징악을 패러디해 놓은 동화책이라서 책장을 펴고 읽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그냥 술술 읽히는 동화책, 그다지 생각할 거리도 없는 동화책.

약간은 비틀린 내용이 오히려 공감이 많이 가는 책이었지만 어떤 연령의 아이들과 함께 읽어야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옛날 이야기들이 패러디 되어서 현재의 이야기들과 이렇게 교묘하게 맞아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글쓴이의 재주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왠지 책을 읽으면서 묘한 괴리감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 때문인지는 확실히 말할 수 없지만 책의 내용이 무언가 허전함? 아니면 아쉬움? 그러한 애매한 감정을 남기고서 끝나는 것 같아서 책을 읽고 난 뒤의 기분이 여타의 책을 읽었을 때와는 좀 달랐다. 마치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손을 씻지 않은 듯한 느낌???

사람마다 느끼는 부분이 다르니까 그 감상을 느끼는 건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을 하지만,나의 경우는 개운하지 못한 느낌으로 끝나서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아직은 어린 딸아이와 함께 읽기에는 정말 나쁜동화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가 그 나쁨이 어떠한 것인지를 이해하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할 듯해서 지금은 권하지 못할 책인 듯 싶다. 어쩌면 아이가 더 큰 후에는 함께 이야기를 해 볼수도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