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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인생은 생명의 무한한 활동의 일부이다.

 

나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이 세상 생활은 나에게는 다음과 같이 생각된다. 나를 포함하여 살아있는 모든 인간들, 즉 우리는 세계에 대해 일정한 관계를 가지며 일정한 크기의 사랑을 가지고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 처음에는 세계에 대한 이러한 관계로부터 우리의 인생이 시작된 것처럼 생각되지만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관찰해 보면 세계에 대한 관계와 사랑의 크기는 이 세상 생활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육체의 탄생과 함께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먼 과거로부터 가지고 태어난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 우리 생명의 흐름은 끊임없는 사랑의 확대와 증강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은 결코 중단되는 일이 없고 다만 육체의 죽음으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될 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된다.

눈에 보이는 우리의 인생은 마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잘라버린 원추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원추의 정점과 밑바닥 부분은 한정된 내 마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 원추의 가장 좁은 단면이 처음 자신을 의식했을 때 내가 세계에 대해 갖고 있던 관계이며 가장 넓은 단면이 세계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가장 높아진 관계이다. 이 원추의 시작 부분인 정점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내 눈에는 보이지 않게 되었으며 한없이 계속되는 이 원추의 밑바닥 부분 역시 내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져 있는 것이다. 즉 그것은 내 육체가 생존하고 있는 동안뿐만 아니라 죽은 뒤에도 내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져 있는 미래의 부분이다.

이와 같이 나는 이 원추의 꼭대기도 밑바닥도 볼 수 없다. 그러나 지금 눈에 보이는 부분으로, 즉 기억 속에 남이 있는 이제까지의 내 생활을 더듬어 감으로써 이 원추의 본질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잘린 원추의 일부분이 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러나 참된 생명을 인식함에 따라 나는 먼저 내 생명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것이 현재 생활의 배후에, 현재 생활의 테두리 밖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즉 참된 생명을 인식함에 따라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과거(원추의 정점)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한층 더 생생하고 분명하게 느끼는 것이다. 그 다음에 내 생명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것이 눈으로 볼 수 없는 미래에 입각하고 있다는 것, 즉 나자신이 미래(무한히 계속되는 원추의 밑바닥)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한층 더 생생하고 분명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 눈에 보이는 생활, 이 세상에서의 생활은 지금 눈으로 볼 수 있는 형태로 인식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생전과 사후라는 양극을 포함하는 나의 전 생활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육체의 죽음으로 눈에 보이는 생활이 단절되어 버리는 것이 결코 사후 생명의 존재에 대한 의혹의 이유가 될 수 없으며 그것은 생전의 형태를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생명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이미 자신 이외의 외계에 대한 일정한 사랑을 천성으로 몸에 지니고 나왔다. 그리고 육체의 생존은 그 기간이 짧든 길들 내가 가지고 태어난 이 사랑을 점점 더 확대하고 강화해 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육체적 출생 이전에도 살아 있었으며 지금 이렇게 고찰하면서 존재하고 있는 현재 이 순간 이후에도, 또 내 육체가 사멸하기 이전이나 사멸한 이후의 모든 순간에도 계속 살아 있을 것이라고 분명히 결론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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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1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과 다른 동물들 사이에 명확하게 그어진 경계선이 전혀 없다는 점을 암시한다. 육체라는 투박한 구조에서도 그렇고, 행동을 통제하는 신경계의 섬세한 구조에서도 그렇다. 만약에 인간들이 지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다른 동물들에게도 초보 단계의 그런 능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조사한 많은 사람들 중에서는 에드워드 손다이크가 가장 선구적으로 나섰고 영향력도 막강한 인물로 꼽힌다.

자신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한 동물 실험을 위하여 손다이크는 '문제 상자problem box'라는 상자를 발견했다. 고양이를 가두어 두는 작은 상자였다. 그곳에 불편하게 갇힌 고양이는 그 실험에서 올바른 행동으로 정해진 어떤 반응을 보이면 그 상자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예컨대, 빗장을 열게 되어 있던 고리를 잡아당기면 문이 활짝 열린다. 그러면 고양이는 감금 상태에서 탈출하고, 문밖으로 나서면 보너스로 물고기 한 점까지 챙길 수 있다. (그 물고기를 챙기지 않고 그냥 달아나기만 할 경우, 그 고양이는 또 한차례의 시도를 위해 다시 그 상자에 갇혀야 한다.)

손다이크는 고양이에게서 올바른 반응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지체latency'를 측정했다. 즉, 고양이를 상자에 넣고 문을 닫은 때로부터 그 고양이가 올바른 반응을 보이고 상자에서 달아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쟀다. 고양이를 상자에 가두고 난 후에는 일이 보통 이런 식으로 돌아갔다. 처음으로 문제에 봉창하는 순간 고양이는 이렇다 할 목적 없이 발버둥치거나 벽을 긁거나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러다가 그야말로 우연히 올바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런 식으로 여러 차례 시도하다 보면 올바른 반응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그 고양이는 점점 그 임무에 정통하게 되고, 이제는 상자 안에 갇히는 즉시 올바른 반응을 보인다.

이 시간지체를 측정함으로써 손다이크는 학습곡선을 구상할 수 있었다. 그 고양이가 첫 번째 시도, 두 번째 시도, 그 다음, 또 그 다음의 시도에서 그 상자를 탈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보여주는 곡선이다. 시간지체는 시도 횟수가 많아질수록 점점 줄어들었다. 즉, 올바른 반응이 점점 더 빨리 나타났다는 뜻이다. 이 자료가 손다이크를 놀라게 만든 것은 그 변화의 '점진성gradualness'이었다. 흔히 생각하기로는, 고양이가 처음 억류에서 풀려난 것을 계기로 '자신의 행위의 해방'의 관계를 갑자기 터득하고, 그 상자에서 달아나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잘 이해하고, 그 이후로는 그곳에 갇히는 즉시 탈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달리 표현하면, 시간지체가 갑작스런 하강을 보인 뒤로는 쭉 낮은 수준에 남아야 할 것처럼 생각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험에서 얻은 결론은 그렇지 않았다. 대신에 고양이가 상자에서 달아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여러 차례의 시도를 두고 서서히, 점짐적으로 줄어들었다.

 

에드워드 손다이크(1874-1949) Edward Throndike

학습심리학, 교육심리학

매사추세츠 주 윌리엄스버그 출생. 1895년에 웨슬리언 대학 졸업, 윌리엄 제임스의 <심리학의 원칙들 Principles of Psychology 을 읽을 것을 계기로 새삼 심리학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었다. 제임스 밑에서 공부하기 위해 하버드로 가서 1896년에 두 번째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를 받은 뒤 손다이크는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1년 가르치다가 1899년에 컬럼비아롤 돌아가 그 곳 사범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1940년에 은퇴할 때까지 그 학교에 남았다.

 

이반 페트로비치 파블로프 (1849-1936) Ivan Petrovich Pavlov

중부 러시아의 리아잔 출생. 아버지는 마을 목사. 리아잔의 교회 학교를 다닌 뒤 신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과학자가 되기로 마음을 정하고 1870년 자연과학 과정에 등록. 과정첫 해에 췌장신경의 생리학에 관한 실험으로 금메달을 땄다. 그는 의학 아카데미로 진학하여 계속 공부했으며, 1883년 순환에 관한 연구로 금메달을 또 하나 받았다. 1890년에 실험의학연구소의 생리학과를 조직해 맡아달라는 초청을 받은 뒤로는 줄곧 그곳에 남았다. 이 연구소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센터 중 하나가 되었으며 1904년에 파블로프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소화의 생리학에 관한 연구가 이뤄진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MMPI

 

1943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효율적이고 신뢰성 있는 정신과적 진단을 위해 경험적 문항 선정방법을 최초로 도입해 MMPI-1을 만들게 되었고, 이 검사는 총 4개의 타당도 척도와 10개의 임상척도로 구성되어 있고 각 점수들은 표준화되었으며, 이후 성적인 문항, 특정 종교 편향, 시대에 맞지 않는 내용 등을 개선하고 자살, 약물, 부부문제, A유형 성격 등을 추가해 개정된 MMPI-2를 만들게 되었다.

 

타당도 척도

– 무응답척도(응답하지 않거나 둘 다 체크한 경우)

- 비전형성(F척도, 일반인들이 일반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방식으로 응답한 경우)

- L(Lie)척도(사소한 결점이나 약점을 부인하면서 자신을 좋게 보이려고 하는 경향과 관련)

- 교정(K)척도(L척도보다 세련되고 교묘한 방어성 탐지. 민감성, 과도학 경계 의미)

 

건강염려증(Hs)

신체 전반에 걸친 기능 이상과 이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다양한 신체 증상과 함께 만성적 피로감, 통증, 무력감을 호소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반응을 보인다. 자기중심적이며 외부세계에 대해 비판적, 냉소적이며 스스로 불만스럽고 불행하다는 주관적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신체 증상을 통해 다른 사람을 조정하려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고 짜증나게 할 수 있다.

이 척도가 높은 피검자는 신체증상을 자주 호소하고 이를 통해 타인들에게 관심 받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아프다고 하면 대부분 타인의 관심과 애정,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시 이들이 신체증상을 극대화함으로써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우울증(D)

이 척도가 높으면 자신에 대해 비판적이며 죄책감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의기소침, 자존심 저하, 흥미 범위 축소, 주의 집중 곤란, 심리적 기능에 대한 불신, 소화기 이상 등 신체적 기능 이상, 사회적 관계의 회피, 불안과 위축 동반. 미래에 대한 비관, 문제를 해결해나갈 자신감 결여, 쓸모없는 사람이 생각하는 경우 많음.

말하기 거북해하고 잘 울며, 기운 없는 경우가 많고,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간단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거나, 자신을 지나치게 억제하고 위축적인 경향성 있음.

 

히스테리(Hy)

경미한 상승일 경우 감정이 풍부하고 예민하고 정이 많고 낙천적, 우호적이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좋고 싫음이 분명하다. 이 척도가 높은 사람들은 부인과 피암시성, 신체적 증상을 나타냄으로써 스트레스에 대처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성이 높다.

불안을 부인하고 외향적이며, 타인으로부터 관심이나 신임을 받는 것을 중히 여긴다. 낙천성을 강조하고 자신이 타인에게 비판적이지 않음을 피력하고 공격성을 부인한다. 신체적 증상이나 정신적 기능 저하의 호소를 자주하고, 호소하는 신체 증상으로는 두통, 흉통, 무기력감, 심박항신, 급성불안, 발작 등이 있다. 미성숙하고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고 감정 변화가 심하다. 특히 타인의 관심과 애정에 민감하고, 이것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으면 쉽게 기분이 상하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대인관계가 피상적인 경향이 있다.

 

반사회성(Dd)

누군가와 갈등 상황에 있거나 권위자나 사회생활 등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음. 경미한 상승은 자기주장적이면서 솔직하고 모험적, 진취적이고 사교적 특징으로 비춰질 수 있다. 주로 외향화, 과격행동, 지능화, 합리화 등의 방어기제를 사용하며, 충동적이고 욕구 과절에 대해 인내심이 부족하고 경험을 통해 배우지 못한다. 권위나 규범에 대해 거부감, 분노감, 저항성을 보이며 정서적으로는 피상적(진정성이 결여되어 있음)이고, 공감이나 정서적 친밀감 형성이 어렵고 자기중심적이고 과시적이면서 무책임한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