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났다. 어떤 친구들은 수시에 합격해 입학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정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아직 끝나지 않은 입시로 논술을 쓰기에 바쁠 것이다. 하지만 수능 시험을 준비하던 때보다는 여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학 산책은 고3을 마무리 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세계 경제의 이론을 세운 12명의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첫머리에는 이론이 창시되기 전의 경제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이론보다는 경제학자들이 살아온 배경이나 사상을 설명하면서 경제학자들에게 가졌던 편견이나 오해를 풀어준다. 고등학생이라면 한번쯤은 들었음직한 보이지 않는 손의 아담 스미스, 그는 종종 이기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는 ‘도덕감정론’에서 이웃사랑과 이타주의를 고민했다. 혁명하면 빼놓을 수 없는 칼 마르크스의 모습도 후대 사람들의 오해해서 비롯된 이미지가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고등학생에게는 아직은 낯설 게임이론의 창시자 존 내쉬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경제학과에 입학하게 된다면 한번쯤은 게임이론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각 챕터가 끝나는 부분에는 간단하게 연표와 추종자, 저서, 어록이 실려 있다. 이 책을 읽으면 경제학자들의 저서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록은 강력추천하고 싶은 부분이다. 경제학자들이 세상을 보는 시각과 유머를 느낄 수 있다. 경제학! 하면 아직 막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경제학은 어떤 학문인지 알아보고, 경제학과를 고민하는 친구들에게는 자신의 적성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경제학 책은 이 책처럼 술술 재미있게 넘어가지 않는다.)

‘덕분에 충분히 괴롭습니다.’라고 말할 만한 경제학자들을 귀여운 일러스트와 소소한 이야기로 만나니 다른 느낌이다. 지겨운 괴물이라고 느껴졌던 경제학자들이 한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로, 인간적으로 대면한 느낌이다. 앞으로는 이들을 조금 사랑해주어도 될 것 같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쓴 소설이 아니라 잠언집이라기에 관심이 갔다.

사랑, 말, 노동, 행동 등에 대해 반복적으로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다.

중간에 삽화가 있고 한 주제마다 시처럼 문단을 나누어 놓아 시집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말 실수가 많아서 말과 관련된 충고가 인상적이었다.

말을 하기 전에 생각해보기

말만 앞서지 않기

말을 꾸미는 사람에 현혹되지 않기

......

 

생활을 구성하는 부분들에 대한 잠언이기 때문에 이 책의 어느 내용을 보아도 누구에게나 해당이 될 이야기들이었다.

놓치고 가는 부분들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바쁘게 살다보면 인생에 중요한 부분들을 놓치게 되는데

이 잠언집을 읽으면서 궤도에서 벗어났던  삶을 제자리로 돌려 놓을 수 있었다.

또한 독립적으로 살고, 현재에 집중하라는 말에서는 현재를 살아갈 용기도 얻었다.

 

한 번 읽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읽으며 마음속에 세긴다면

삶의 멘토 역활을 해줄 것이다.

 

책을 읽고 그림을 보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자신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 허덕이는 사람이면 읽고 여유를 찾았으면 좋겠다.

남색의 표지가 너무 예쁜 책이었다. 우시아나 마을의 대표적인 작물인 오로로콩을 형상화한 것 같은 글씨체도 좋았다. 책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주는 표지였다.

책은 우시아나 마을을 알리기 위해 벌이는 일들을 담고 있었다. 책의 소제목을 광고 용어로 하여 내용과 연결시킨 독특한 책이었다. 책의 100페이지 정도 될 때까지 마을을 중심으로 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어리둥절했는데, 광고기획사와 우시아나 마을의 인연을 설명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책은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 속에 우리가 겪는 문제도 담고 있었다. 유명인의 사생활 문제, 이촌향도현상, 이기적인 인간관계 등이 있었다.

일본은 장수마을의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시골에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와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고 사는 모습도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방법은 엉뚱했고 중간에 문제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마을의 장점을 찾아내어 다행이었다. 마리안의 어머니께서 말한 자기 집 마당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은 어디를 간다 한들 찾을 수 없다는 말의 의미도 알 수 있었다. 우시아나 마을 사람들은 우시아나가 가진 매력을 찾지 못하고 일을 벌였지만 우시아나 속에는 오로로 콩도 있었고 도도새도 있었다. 나도 우리 집 마당에 내가 찾지 못한 가치들이 무엇이 있나 살펴봐야겠다. 먼 길을 돌아서라도 그 가치와 매력을 찾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시아나 마을의 특징은 격한 사투리였는데 번역한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본어를 할 수 있어 직접 일어로 읽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유니버설 광고 회사 사람들과 우시아나 마을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엉뚱한 기획이었지만 덕분에 마을 사람들 여럿이 행복해져서 다행이었다. 이런 유쾌한 소설을 만날 수 있었던 나는 행운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