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서가에서 남들이 읽지 않은 새 책을 찾아내는 일은 즐겁다. 마치 보물찾기와 같다. 스케치 아프리카는 그렇게 해서 찾아낸 책이다. 어렸을 때 김충원 선생님의 책을 본적이 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서 선생님이 그린 책에 그림을 따라 그리기도 했다. 한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 만난 선생님의 책은 무척이나 반가웠다.

스케치 아프리카는 작은 크기에 적은 분량으로 수첩에 적힌 여행기 같았다. 한 쪽, 한 쪽 모두 그림으로 알차게 채워져 있었다. 요즈음은 사진기가 보편화되어서인지 인터넷 홈페이지, 친구의 핸드폰 등 어디서나 멋진 사진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림으로 순간을 기억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한 여행기는 대부분 사진과 함께 만난다. 그런 면에서 가치를 지니는 책이었다.

그림은 순간 그 이상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크로키로 잽싸게 그린 후 기억을 더듬어 거기에 색을 더했다. 카메라의 눈을 통해 담은 사진과는 달리 그림은 그 사람의 눈을 통해 느낀 것이 온전히 담긴다. 직접 본 것을 기억하여 그리고 색을 더하는 과정은 완전한 장면을 포착하지는 못하지만 작가의 느낌에 따른 가감이 있어 매력적이다. 텔레비전 화면으로 본 아프리카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함께 여행 하는 느낌이었다.

책에는 주로 아프리카의 동물들이 담겼는데 허허벌판이라고 생각했던 아프리카에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아프리카에 맹수만 산다고 느꼈다.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공존하는 그 곳,,, 아프리카에 대한 기대는 커져갔다.

아프리카는 미지의 세계 같은 느낌이 있다. 동물그림 위주의 내용이어서 그런 생각은 더 굳혀졌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마지막, 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들의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읽었을 때 아~! 그 곳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곳 사람들도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었다. 우리가 사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프리카와 즐거운 시간이었다. 책을 다 읽은 후 그림만 보았는데 책 읽으면서 놓친 부분들도 다시 볼 수 있었다. 아프리카 여행을 미리 한 것 같다.

도서관 서가에서 남들이 읽지 않은 새 책을 찾아내는 일은 즐겁다. 마치 보물찾기와 같다. 스케치 아프리카는 그렇게 해서 찾아낸 책이다. 어렸을 때 김충원 선생님의 책을 본적이 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서 선생님이 그린 책에 그림을 따라 그리기도 했다. 한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 만난 선생님의 책은 무척이나 반가웠다.

스케치 아프리카는 작은 크기에 적은 분량으로 수첩에 적힌 여행기 같았다. 한 쪽, 한 쪽 모두 그림으로 알차게 채워져 있었다. 요즈음은 사진기가 보편화되어서인지 인터넷 홈페이지, 친구의 핸드폰 등 어디서나 멋진 사진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림으로 순간을 기억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한 여행기는 대부분 사진과 함께 만난다. 그런 면에서 가치를 지니는 책이었다.

그림은 순간 그 이상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크로키로 잽싸게 그린 후 기억을 더듬어 거기에 색을 더했다. 카메라의 눈을 통해 담은 사진과는 달리 그림은 그 사람의 눈을 통해 느낀 것이 온전히 담긴다. 직접 본 것을 기억하여 그리고 색을 더하는 과정은 완전한 장면을 포착하지는 못하지만 작가의 느낌에 따른 가감이 있어 매력적이다. 텔레비전 화면으로 본 아프리카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함께 여행 하는 느낌이었다.

책에는 주로 아프리카의 동물들이 담겼는데 허허벌판이라고 생각했던 아프리카에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아프리카에 맹수만 산다고 느꼈다.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공존하는 그 곳,,, 아프리카에 대한 기대는 커져갔다.

아프리카는 미지의 세계 같은 느낌이 있다. 동물그림 위주의 내용이어서 그런 생각은 더 굳혀졌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마지막, 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들의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읽었을 때 아~! 그 곳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곳 사람들도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었다. 우리가 사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프리카와 즐거운 시간이었다. 책을 다 읽은 후 그림만 보았는데 책 읽으면서 놓친 부분들도 다시 볼 수 있었다. 아프리카 여행을 미리 한 것 같다.

이번 여름에는 친구들이 홍콩에 가자고 한다. 6월에서 8월에 홍콩 백화점이 명품세일을 한다는 것이다. 홍콩에 여행을 간다고 하면 쇼핑을 떠올리게 된다. 또한 여행의 목적 중에 하나는 면세점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 쇼핑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 명품을 소비할 여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하나를 갖고자 한다. 이런 소비행태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자각하고 있지만 어떤 이유를 붙여서라도 소유하고 싶다.

최근 된장녀 논란도 있었고 주변에 ‘명품’이라는 것을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었다. 언제 부턴가 luxury 라는 단어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아마도 명품소비가 주목을 받던 시기가 아니였을까 싶다. 왜 이렇게 된거야 하는 의문이 들었다. 우리 사회와 나의 상황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럭셔리 코리아’를 읽게 되었다.

책은 명품에 대해 정의하고 명품소비 유형과 문제점, 원인을 진단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과시형, 질시형, 환상형, 동조형 등으로 소비유형을 분류했는데 나는 동조형에 들어가는 것 같다. ‘어! 너도 이거 샀어... 나만 없나?’ 성인이지만 친구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는 청소년기를 다 지나지 못한 것 같다. 다행히 주변에 명품소비를 즐기고 과시하는 친구가 없어서 실질적인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위험군인 것 같다.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상태이다. 돈이 장전되면 튀어나갈 태세니까...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허영에 사로 잡혀 있나 생각하게 되었다. 외국에서는 대중적인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오면 사치품이 되어버린다. 사실 질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도 이건 비싸니까 당연히 질도 좋을 것이라는 일종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소비세대로서 부모님이 물려주신 풍요에 안주하고 있었다. 내 뒤에 부모님이 있으니까,,,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사주면 점점 크면서 부모가 해줄 수 없는 것까지 요구하게 된다며 사달라는 요구를 거절하신 적이 있다. 지금 잘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때 그 물건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당시에는 섭섭했지만 아버지의 현명함 덕분에 명품을 사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역설적인 일은 없었던 것 같다.

내 소비행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명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망을 무시할 수 없다. 내 마음에 두 축이 있어 힘들다. 내 자신이 ‘명품’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것은 느끼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보고 싶기도 하다. 책에서 들어준 어느 주부의 말은 삶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결국 공허하다는 것 나이가 들면서 내면으로 성숙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다는 내용은 내가 겪을 시행착오를 덜도록 해주었다.

책에서는 교육의 필요성을 말한다. 요즈음은 어린이용 부자되기 책도 나온다. 그 내용이 꼭 나쁘지만은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금전적인 면을 인생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게 한데는 씁쓸함을 느낀다. 내 기억에도 초등학교이후 학교생활에서 올바른 소비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용돈을 관리하고 소비할 것인가를 잘 몰랐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가르치지 못한 어른들 때문에 사회에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소비주의를 몸에 익혀버린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앞으로는 소비에 대한 정확한 가치관을 기르는 교육도 행해졌으면 좋겠다. 소비행태는 어른들이 만들어 준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소비문화가 정착되어 열등감도 줄고, 사치품에 우는 기업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여름에는 친구들이 홍콩에 가자고 한다. 6월에서 8월에 홍콩 백화점이 명품세일을 한다는 것이다. 홍콩에 여행을 간다고 하면 쇼핑을 떠올리게 된다. 또한 여행의 목적 중에 하나는 면세점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 쇼핑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 명품을 소비할 여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하나를 갖고자 한다. 이런 소비행태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자각하고 있지만 어떤 이유를 붙여서라도 소유하고 싶다.

최근 된장녀 논란도 있었고 주변에 ‘명품’이라는 것을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었다. 언제 부턴가 luxury 라는 단어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아마도 명품소비가 주목을 받던 시기가 아니였을까 싶다. 왜 이렇게 된거야 하는 의문이 들었다. 우리 사회와 나의 상황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럭셔리 코리아’를 읽게 되었다.

책은 명품에 대해 정의하고 명품소비 유형과 문제점, 원인을 진단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과시형, 질시형, 환상형, 동조형 등으로 소비유형을 분류했는데 나는 동조형에 들어가는 것 같다. ‘어! 너도 이거 샀어... 나만 없나?’ 성인이지만 친구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는 청소년기를 다 지나지 못한 것 같다. 다행히 주변에 명품소비를 즐기고 과시하는 친구가 없어서 실질적인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위험군인 것 같다.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상태이다. 돈이 장전되면 튀어나갈 태세니까...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허영에 사로 잡혀 있나 생각하게 되었다. 외국에서는 대중적인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오면 사치품이 되어버린다. 사실 질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도 이건 비싸니까 당연히 질도 좋을 것이라는 일종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소비세대로서 부모님이 물려주신 풍요에 안주하고 있었다. 내 뒤에 부모님이 있으니까,,,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사주면 점점 크면서 부모가 해줄 수 없는 것까지 요구하게 된다며 사달라는 요구를 거절하신 적이 있다. 지금 잘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때 그 물건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당시에는 섭섭했지만 아버지의 현명함 덕분에 명품을 사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역설적인 일은 없었던 것 같다.

내 소비행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명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망을 무시할 수 없다. 내 마음에 두 축이 있어 힘들다. 내 자신이 ‘명품’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것은 느끼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보고 싶기도 하다. 책에서 들어준 어느 주부의 말은 삶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결국 공허하다는 것 나이가 들면서 내면으로 성숙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다는 내용은 내가 겪을 시행착오를 덜도록 해주었다.

책에서는 교육의 필요성을 말한다. 요즈음은 어린이용 부자되기 책도 나온다. 그 내용이 꼭 나쁘지만은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금전적인 면을 인생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게 한데는 씁쓸함을 느낀다. 내 기억에도 초등학교이후 학교생활에서 올바른 소비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용돈을 관리하고 소비할 것인가를 잘 몰랐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가르치지 못한 어른들 때문에 사회에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소비주의를 몸에 익혀버린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앞으로는 소비에 대한 정확한 가치관을 기르는 교육도 행해졌으면 좋겠다. 소비행태는 어른들이 만들어 준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소비문화가 정착되어 열등감도 줄고, 사치품에 우는 기업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여러모로 기대가 큰 책이었다. 서평도 몇 번이나 다시 지우고 썼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감정을 쏟아낼 수 있었던 책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책보다 영화를 먼저 접했다.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서 아련한 느낌을 받았고 영화를 꼭 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을 때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슴지 않고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책은 생각보다 얇고 가벼웠다. 2장으로 된 입체적인 표지가 특이하고 예뻤다. 받은 자리에서 읽기 시작할 정도로 매력있는 책이었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부모님의 재혼으로 만나게 된 남매의 이야기이다. 책의 도입부터 눈물이 주룩주룩이었다. 잠깐의 행복한 생활 뒤에 닥친 슬픔 때문이었다. 그냥은 안되겠다 싶어 수건을 준비해두고 책을 읽었다. 시골로 돌아가면서 요타로와 가오루 둘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겠지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또 이별이었다. 왜 요타로는 계속 고난의 연속인지 안타까웠다. 계속 접하는 슬픔 속에서도 눈물이 밝았던 이유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요타로의 활기와 희망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이 너무 슬펐던 이유도 요타로의 희망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결말 전의 찬란한 시간이 있어서였다. 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이야기인줄 알면서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많이 접해본 뻔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이 책과 비슷한 소재는 드라마 눈사람이나 시니컬 오렌지라는 만화책에서 본 적이 있다. -어떤 것이 먼저 나왔는지는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 책 자체의 매력은 충분히 보았다. 정말 이루어질 수 없는지 이들이 너무 안타까워 법전을 찾아보았다.

민법 제 809조 [근친혼 등의 금지]

①8촌이내의 혈족 (친양자의 입양전의 혈족을 포함한다)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

②6촌이내의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6촌이내의 혈족, 배우자의 4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인 인척이거나 이러한 인척이었던 자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

③6촌이내의 양부모계의 혈족이었던 자와 4촌이내의 양부모계의 인척이었던 자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

민법 제815조 [혼인의 무효]

혼인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

1.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

2.혼인이 제809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때

3.당사자간에 직계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때

4.당사자간에 양부모계의 직계혈족관계가 있었던 때

눈사람에서는 형부와 처제니까 2항의 6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관계니까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요타로와 가오루는 부모님의 결혼으로 이뤄진 2촌 인척관계였기 때문에 또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사촌끼리도 결혼한다고 하는 풍문을 들었는데,,, 어떻게라도 이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뭐 결국은 어쩔 수 없게 되었지만)

법적인 사실을 떠나서 요타로는 오빠로서 가오루를 지켜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어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런 법적인 장치가 있다는 것을, 사회통념상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런 소재에 끌리는 까닭은 혹시나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을 것 같아서이다. 슬프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적은 분량의 이야기가 아쉬웠다. 요타로와 가오루에 대한 더 깊이있는 이야기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 슬픔과 기쁨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감정의 정화를 느끼기는 했지만 글의 큰 맥락만 있고 소소한 에피소드가 없어 책이 금방 끝나버렸다. 영화의 줄거리를 적어놓은 정도의 느낌이다. 더 책에 빠져들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불쾌하지 않았던 것은 두 사람이 어린시절 공유한 사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슬프지만 꽤 상큼한 결론이었다고 느낀다. 끝까지 눈물을 흘리게해 작가가 밉기도 했지만 마지막은 결코 어둡지 않는 책이었다.

여러모로 기대가 큰 책이었다. 서평도 몇 번이나 다시 지우고 썼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감정을 쏟아낼 수 있었던 책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책보다 영화를 먼저 접했다.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서 아련한 느낌을 받았고 영화를 꼭 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을 때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슴지 않고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책은 생각보다 얇고 가벼웠다. 2장으로 된 입체적인 표지가 특이하고 예뻤다. 받은 자리에서 읽기 시작할 정도로 매력있는 책이었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부모님의 재혼으로 만나게 된 남매의 이야기이다. 책의 도입부터 눈물이 주룩주룩이었다. 잠깐의 행복한 생활 뒤에 닥친 슬픔 때문이었다. 그냥은 안되겠다 싶어 수건을 준비해두고 책을 읽었다. 시골로 돌아가면서 요타로와 가오루 둘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겠지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또 이별이었다. 왜 요타로는 계속 고난의 연속인지 안타까웠다. 계속 접하는 슬픔 속에서도 눈물이 밝았던 이유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요타로의 활기와 희망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이 너무 슬펐던 이유도 요타로의 희망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결말 전의 찬란한 시간이 있어서였다. 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이야기인줄 알면서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많이 접해본 뻔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이 책과 비슷한 소재는 드라마 눈사람이나 시니컬 오렌지라는 만화책에서 본 적이 있다. -어떤 것이 먼저 나왔는지는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 책 자체의 매력은 충분히 보았다. 정말 이루어질 수 없는지 이들이 너무 안타까워 법전을 찾아보았다.

민법 제 809조 [근친혼 등의 금지]

①8촌이내의 혈족 (친양자의 입양전의 혈족을 포함한다)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

②6촌이내의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6촌이내의 혈족, 배우자의 4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인 인척이거나 이러한 인척이었던 자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

③6촌이내의 양부모계의 혈족이었던 자와 4촌이내의 양부모계의 인척이었던 자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

민법 제815조 [혼인의 무효]

혼인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

1.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

2.혼인이 제809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때

3.당사자간에 직계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때

4.당사자간에 양부모계의 직계혈족관계가 있었던 때

눈사람에서는 형부와 처제니까 2항의 6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관계니까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요타로와 가오루는 부모님의 결혼으로 이뤄진 2촌 인척관계였기 때문에 또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사촌끼리도 결혼한다고 하는 풍문을 들었는데,,, 어떻게라도 이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뭐 결국은 어쩔 수 없게 되었지만)

법적인 사실을 떠나서 요타로는 오빠로서 가오루를 지켜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어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런 법적인 장치가 있다는 것을, 사회통념상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런 소재에 끌리는 까닭은 혹시나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을 것 같아서이다. 슬프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적은 분량의 이야기가 아쉬웠다. 요타로와 가오루에 대한 더 깊이있는 이야기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 슬픔과 기쁨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감정의 정화를 느끼기는 했지만 글의 큰 맥락만 있고 소소한 에피소드가 없어 책이 금방 끝나버렸다. 영화의 줄거리를 적어놓은 정도의 느낌이다. 더 책에 빠져들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불쾌하지 않았던 것은 두 사람이 어린시절 공유한 사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슬프지만 꽤 상큼한 결론이었다고 느낀다. 끝까지 눈물을 흘리게해 작가가 밉기도 했지만 마지막은 결코 어둡지 않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