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언니만 넷이 있다. 언니들의 취미는 스포츠경기 관람과 바둑이다. 내 어릴적 언니들은 내게 기록 하는 법을 가르쳐 경기중 득점상황이나 실점 상황, 교체선수의 현황 등등을 기록하게 했다. 그 시절이야 요즘처럼 인터넷이 있던 시절도 아니고, 경기 재방송 편성도 없었으니 이미 지나가 버린 경기는 다시 볼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언니들이 나이를 먹었다고 스포츠를 포기하진 않는다. 하지만 내가 나이를 먹었다고 좋아하지 않는 스포츠를 좋아하게 되지도 않는다. 따분하고 시간만 오래걸리는 스포츠따위는 결과만 알면 되는것이라 지금도 굳게 생각하지만 이런 말을 했다가는 핀잔 받기 일쑤다. 그래서 나는 방법을 바꿔보았다. 내가 만약 야구에 대해 이해를 한다면 어쩌면 언니들과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 책은 야구에 대한 지식 전부를 서술한 책이다. 사진과 더불어서 아주 자세히 설명 되어었다. 공 잡는법, 배트 잡는 법, 견제 하는 법, 슬라이딩 하는 법, 투구하는 법, 투구하는 자세설명 등등 너무나도 자세히, 사진도 철저하게 정말 자세하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장비 손질하는 법에서 부터 글러브 손질하는 법, 스파이크 관리하는 법, 공 관리하는 법, 유니폼 입는 법까지 정말 제대로다. 아마도 이 책을 야구를 처음 시작하는 야구 초보생이 읽는 다면 아주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훌륭한 책이다.
내 아들이 어릴 적 글러브를 사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글러브 사서 바로 아이손에 쥐어줬는데 이 책을 보니 참 내가 무지했구나 싶다. 내가 글러브를 껴보니 좀 어색하고 덜 낀것 같은 느낌과 딱딱하다는 느낌을 고루 받았는데 난 그때 원래 글러브는 이런건가 생각하고 아무 생각없이 아이손에 끼워 주었는데 아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무지한 엄마는 그렇다. 내가 만약 이 책을 읽었더라면 글러브 길들이는 방법을 아이에게 먼저 얘기해 주고 글러브를 같이 길들여서 아이가 편하게 야구를 즐기게 했을텐데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한들 이미 늦은것이다. 전기밥솥의 수증기로 간단하게 글러브를 부드럽게 할수도 있는건데.
아이가 야구에 관심이 있다면, 엄마가 읽어보는것도 참 좋은 생각이다. 아이와 같은 취미를 공유할수도 있고, 같은 관심사로 인해 아이와 가까워 질수도 있고, 내 아이가 조금 더 편하게 활동 할수도 있고, 아이가 좋아하는 야구에 대한 지식을 알려줌으로써 우리엄마가 짱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것도 좋은 생각이다. 나는 이제 야구로 그러기에 버스는 이미 떠난듯 싶다.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언니들과의 소통엔 아직도 무리는 있을것 같다. 내가 이책을 읽기는 했지만, 싫어하던 야구를 갑자기 좋아하기엔 내 근성이 좀 대쪽같은 면이 있나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