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고등학생들이 제일 어렵다는 과목이 역사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잠시 고개를 갸우뚱 거렸던 적이 있었는데, 중2인 딸아이의 역사성적을 알고나니 정말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역사란 바꾸어 말하면, 지나간 시절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를 "알 수 없다, 모르겠다, 어렵다"라는 이야기로 일관하는 것을 보면 요즘 아이들이 시험에 너무 쫒기어서 심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이가 역사를 너무 모르는 상태에서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는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진 상태에서 공부를 하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차에 "부모와 함께하는 조선시대 역사문화여행"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처음 생각은 부모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조금은 어린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서 내용이 알기 쉽게 정리가 되어 있을 것 같았다. 쉬운 내용으로 수월하게 하나씩 알아가지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펼친 순간 그 내용의 수준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살짝 당황했다. 이 책은 초등학생이나 중학교에 들어서 처음 역사를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좀 어렵고 지루한 책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시간의 흐름보다 조선시대의 역사 각 부문별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조선시대의 배경지식을 쌓는데는 아주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었다. 아이가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역사를 좀 배워본 정도라면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겠고, 또한 그 내용을 읽으면서 기존의 지식이 다시 한번 정리가 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 같다.

책의 내용은 조선시대를 배우면서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지나가는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분야별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그 부분을 골라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순서대로 쭉 읽어 나가도 좋게 잘 구성이 되어 있다.

중학 고학년이나 고등학생, 성인들이 그 적절한 독자층이 될 것 같은 이 책의 내용은 훌륭한데, 제목에 "부모와 함께하는"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는 살짝 궁금해진다. 부모와 함께 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어렵고, 이 책의 내용이 자연스러이 받아 들여질 연령대가 되면 부모와 함께라는 부제가 필요 없을 듯 한데... 사실 그 부분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중학생 이상이라면 한번쯤은 읽고서 자신의 조선시대에 대한 지식을 총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2학년인 아이가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다 싶은 생각이 들고는 한다.

학원도 열심히 다니고, 인강도 열심히 듣고, 나름 문제풀이도 열심히 하는 편인데, 의외로 성적은 노력대비 저조한 편이다.

무엇인가 문제가 있기는 한데,,,, 막연하게 아마도 집중력 문제일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발견한 책이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왜 시험은 못보는 걸까?"라는 책이었다.

으흠,,, 이 책이 우리 아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 확실한데 한번 읽어 봐야 할 것 같았다. 책을 받자마자 펼쳐본 프롤로그에서 나는 우리 아이의 문제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정말 핵심적일 수도 있는 문제 발견했다.

우리 아이는 시험기간이 다가올 수록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몸살이 나거나 하는 잔병치례를 하게 되는 거였다. 육체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고서 아이와 나눈 대화에서 아이가 시험 결과에 대한 걱정 때문에 시험공부를 하면서도 깊게 집중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과 그 긴장 때문에 몸이 아프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아이에게 이 책을 읽게 하고서 다시 대화를 나누었다. 아이도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문제점을 바르게 인지할 수 있었다. 그 문제점을 인지하고 나서의 아이의 잔병치례는 눈에 띄게 덜해졌다.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본인 스스로가 긴장 때문인 것을 인지하고 나서는 그 대처가 확실히 수월해졌다.

이제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서 아이는 훨씬 안정된 자세로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단지 이 책을 읽었다는 것 만으로 아이가 갑자기 성적이 급상승할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시험을 준비하는 자세가 훨씬 안정된 것만으로도 독서의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생각은 든다. 앞으로는 아이가 시험공부를 준비할 때 틈틈히 이 책을 읽게 할 예정이다. 아이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만으로도 내 마음까지 차분해지고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