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차 외동이었던 두 사람이 부모님의 재혼으로 인해 자매가 되고

함께 요리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일상을 공유해가는 모습이

섬세한 터치로 반짝반짝하게 그려져 있어서 언제 봐도 기분이 좋은 만화입니다.

조금 덜렁대는 성격이지만 감정표현이 다양해서 보는 재미가 있는 언니 사치와

첫인상은 무뚝뚝하지만 알고보면 조리도구를 모으는 게 취미인 요리고수 여동생 아야리의 케미가 참 좋아서

만화 캐릭터들이지만 정말로 서로를 만나서, 함께 살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히이라기 유타카님이 요리하는 과정을 정말 깔끔하고 예쁘게 잘 그리셔서

흑백 만화이지만 읽을 때마다 군침이 돌고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작가님이 후기에서도 밝히셨듯이, 진심으로 음식을 사랑하신다는 게 그림에서 팍팍 느껴져서 더 좋은 만화입니다.

 

학교를 배경으로 사춘기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연애를 묘사한 만화이지만

묘하게 연애보다도 학교에서 보내는 그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듯한 느낌이 좋아요.

오지로 마코토님의 데생 실력이 너무 뛰어나서, 인물들의 연애보다도

그들을 둘러싼 풍경과 사물들의 정취에 더욱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아, 나도 학교 다닐 때 이런 풍경을 보았지 하고, 그 시절 느꼈던 공기와 냄새 등등이 전부 생생하게 떠오를 것 같은

학창시절의 노스탤지어가 가득 담긴 만화라서, 그림만 보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만화입니다.

물론 연애만화로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는 러브코미디물이구요.

(아무도 그들의 연애를 방해하지 않는데, 놀림받을까봐 주변 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고 싶다는 이유로

열심히 비밀연애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나름 스릴 넘치고 귀엽습니다.)

 

1~2권만 보면 그저 흔한 노출씬 많이 나오는 러브코미디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용이 진행될수록 점점 후지야마와 남주인공이 제대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그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그리고 세계관 내 최강자는 후지야마라는 점이 좋아요.

후지야마가 키가 크고, 남주인공이 키가 작다 보니 안심하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고양이 절의 지온 씨>도 그렇지만, 오지로 마코토님의 작품은 여성 쪽이 연상이거나

남주인공보다 키가 엄청나게 크거나 해서 여주인공에게 주도권이 있는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오지로 마코토님이 그리시는 남주인공은 그야말로 누가 봐도 주인공인 여성 캐릭터를

그저 보조하는 키링남의 느낌이랄까..?? 그런 하찮고 귀여운 매력이 있어 좀 봐주게 되는 느낌이 있네요.

남주인공의 시선에서 여주인공을 동경하면서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