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문 애니메이션이 아무래도 내용이 더 길고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인지

코믹스판을 읽으면 '정말 전개 빠르다'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다케우치 나오코님의 그림을 너무 좋아해서, 코믹스판은 코믹스판만의 매력이 있다고 보는 1인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네헤레니아가 왜 악해졌는지에 대해 더욱 자세히 묘사했던 것 같은데

코믹스판에서는 네헤레니아의 심리 묘사가 너무 약해서 그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네헤레니아와 아마조네스 콰르테트, 캐릭터 디자인으로나 뭘로 보나 너무 취향이거든요.

(거울, 만화경, 서커스, 아마존... 그리고 성배와 페가수스. 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 뿐입니다.)

긴 싸움이 생각보다 시원시원하게 끝나고(?) 번외편으로 아미와 마코토, 레이와 미나코의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레이를 동경하던 미나코가 레이네 여학교에 변장 잠입하는 이야기를 어린시절에도 참 좋아했는데

다시 봐도 참 좋네요. 역시 비너스*마스는 찐입니다.  

신일숙님의 작품 중 먼저 보기 시작한 건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었는데

다 읽기도 전에 [파라오의 연인]을 보고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다보니 

[아르미안의 네 딸들]보다 먼저 완결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파라오의 연인]은 이집트 피라미드와 파라오의 저주라는 소재로 장대한 서사를 예고했지만,

서사가 진행될수록 결국 궁금한 것은 '그래서 페닉시오 얘는 누굴 좋아하는건데;;'였을 정도로

페닉시오와 세 여성의 연애 스토리가 큰 주축이 되는 만화였습니다. 오히려 그 점이 참 좋더라구요.

[아르미안의 네 딸들] 역시 초장부터 네 자매의 미래를 점치는 장면이 나오면서

막내딸 샤르휘나가 장녀 레 마누를 위협할 것이라는 운명이 미리 예고되어

더욱 결말이 궁금해지는 면이 있더라구요. 그러나 저주나 운명과는 별개로...

[파라오의 연인]은 페닉시오의 과거가 밝혀지기 전에도 로맨스가 쫄깃하게 진행되어 계속 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는데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별로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을 평생 사랑하기로 결정한 듯 

사랑에 목숨까지 바치려는 캐릭터가 많이 나와서 일단 그 점이 이해가 안 되었고...

인물들이 미처 사귀기도 전에 '아무개는 누구누구의 운명의 상대야~'라고 미리 알려줘서인지

막상 로맨스가 진행되면 김이 빠지는 면이 없지 않아 있어서...

[파라오의 연인]이 아직까진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완결까지 봐야 알겠죠..??)

 

 

이 만화를 읽기 전에 많은 리뷰를 보았지만 다수의 독자들이 샤르휘나를 별로 안 좋아하길래

왜 그러나 싶었습니다. 읽어보니 알겠습니다. 샤르휘나의 모험 부분이 유난히 전개가 늘어지는 듯한 느낌...??

레 마누는 사랑에 목숨걸지 않는 성격이라 악녀로 묘사되지만 많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 같고...

그 아래 두 언니들은 선한 성품을 지녔어도 사랑에 목숨거는 성격 때문에 위기에 빠지기도 하고

'왜 저렇게까지 저 남자를 좋아하지??' 싶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정말 고구마 백개 먹은듯...)

그래도 덕분에 이야기 전개가 빨라져서인지 캐릭터 자체에는 큰 불만이 없거든요.

근데 샤르휘나의 모험 부분에서 너무나 이야기 전개가 느려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샤르휘나의 선한 마음이 역경을 헤쳐나가는 열쇠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또 사랑에 목숨을 걸기는커녕 사랑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점이 샤르휘나의 매력임을 알고는 있지만!

샤르휘나가 좋아하는 게 대체 뭔지를 잘 모르겠어서 감정이입이 잘 안 되네요.

약간 '파라오의 연인'에서 페닉시오를 볼 때의 느낌이랄까요.

(페닉시오도 이 여자 좋다더니 금방 다른 여자 좋다고 하고~ 마음을 잘 모르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