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교풍의 미션학교에서 정체성 혼란으로 인해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의문에 체스 게임에 휘말리게 된다는 내용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다만 주인공의 개성을 미처 다 표현하기도 전에 주인공의 주변에 있는 캐릭터들이 강한 개성을 보여줘서

비교적 평범하고 소심한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흰색은 언제나 맑고 순수한 티 없는 존재의 상징일까?

검은색은 더할 나위 없이 사악하고 음흉한 타락한 것이라는 이미지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 3page

 

신을 섬기는 미션학교라는 공간에서도 선과 악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는 청춘들.

흑과 백에 대한 고찰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만화가 체스 게임을 주제로 하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도 같습니다. 

다만 화질이 너무 안 좋아서 대사를 읽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화질 개선이 시급합니다.ㅠㅠ

재미있다는 소문 듣고 구매했는데 너무 화질이 안 좋아서 눈물이 납니다.ㅠㅠ

돈내고 구매했는데 이런 화질이어도 정말 괜찮은것인지... 화질 개선 시급합니다.

 

장난감 만들었음 좋겠어.

요만하게 만들어서 내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어.

그럼 항상 같이 있을 수 있잖아.

널 좋아한단 말이야, 아주 많이.

그런데 너까지 날 무서워하고 피하니까 맘이 너무 아파. -65page

 

어린 시절에 즐겨보던 만화잡지 [파티]에서 '쇼킹'이란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양여진 님의 만화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던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천사와 악마가 서로 성별을 바꾸어가며 아기를 키우는 내용인데,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고정되어있는 당시의 만화에 불만이 많은 아이였던 제게

그 작품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성역할이 고정되어 있지 않아야 로맨스가 가능하다는 깨달음 말이죠.

[세인트 마리] 역시 그런 작품이기를 바라며 읽고 있습니다.  

'요리만화는 요리를 만들어서 다 먹으면 끝난다는 심플한 구성(?)을 지니고 있으니까,

만화를 그리기가 더 쉬워지지 않을까?' 라는 건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새내기 자매와 두 사람의 식탁>을 읽고 있으면, 요리만화야말로 만화가의 역량이 크게 드러나는 장르인 것 같아요.

일단 그림을 그려보면 음식을 맛있어보이게 그리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되거든요.

<어제 뭐 먹었어?>처럼 요리를 심플하고 담담하게 묘사하고, 글로 음식의 맛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지만

<새내기 자매와 두 사람의 식탁>은 음식을 그린 그림 자체가 맛있어보여서 군침이 도는 만화라 더 특별하게 와닿은 것 같습니다. 

또한 별다를 것 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소소한 이벤트를 통해 큰 행복을 만들어낸다는 부분도 참 중요하거든요.

이 만화를 볼 때마다 행복 이외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행복을 주는 요리만화가 참 소중하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