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가면 요리책들이 참 많다.
요리하는걸 좋아하지만 책을 굳이 구입해서 까지 요리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더군다나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인터넷에는 레시피들이 넘쳐 나기에 필요할 때 마다 프린트를 하거나 메모를 해서 볼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필요한 레시피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맞는걸 찾아서 메모를 해 요리를 하거나 했기에 요리책에는 특별히 관심이 없었다.
우연한 기회로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가끔 서점가서 봐왔던 요리책과는 달리 한눈에 쏙 들어오는게 보기가 너무 좋았다.
그림과 설명이 아주 잘 되어 있고 보기도 쉽게 되어 있어 몇번 보다가 덮어버리고 책장에 넣어두기만 하던 책들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거기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즐기는 밥상 요리에서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수 있는 요리들로 가득해 요리종류가 참 잘짜여 졌다고 생각했다. 책을 본후 바로 실행해 볼 요리를 선정해서 몇가지도 해보았다.
따라하기 쉽고 설명도 쉬워 어렵지 않게 만들수 있었고 맛 또한 좋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별로 나눠 그 철에 맞게 할수 있는 반찬과 국과 간단한 간식등의 요리들로 이뤄졌고 일반적인 가정에서 해먹는 반찬종류 또한 많이 나와 있어 요즘 도시락을 싸는 나로서는 굉장히 좋은 요리 책이 되어버렸다.
두껍고 설명만 많고 초보자가 따라하기 어렵게 만들어진 책은 몇번 보다가 금방 덮어버리게 된다.
요리재료의 가짓수나 쉽게 구할수 없는 재료들로 구성된 요리 또한 중간에 포기하게 되버리는데 이 책은 그런게 없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들고 또 눈에 보기 좋게 쉽게 구성된 점 또한 큰 점수를 줄만하다고 생각을한다.
앞으로 우리집 밥상을 책임질 반찬들은 이 책을 통해서 만들 계획이기에 나의 가장 소중한 요리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5천만국민요리, 국민요리, 제철요리

블랙 & 화이트 소설의 24번째 소설이라고 한다.
블랙&화이트 소설이 뭔지는 모른다.
주로 일본 소설을 문체나 추리스릴러의 느낌이 좋아 온다리쿠 작가의 책을 가장 많이 읽었다.
우연히 서점에서 본 얼굴에 흩날리는 비 라는 제목이 굉장히 끌렸다.
차가운 느낌과 슬픈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책을 다 읽고나서 표지의 맨 뒤를 보니 블랙&화이트 시리즈 목록이 쭉 나열 된 것을 보고는 1번부터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 온다리쿠 소설을 읽을때면 블랙&화이트 시리즈 라는 단어를 듣기는 했지만.. 단지 그건 온다리쿠의 시리즈 인줄만 알았다.
재미있는 구성이고 흥미를 끌만한 구성이었다.
책은 어느날 갑자기 새벽에 걸려온 전화로 시작을 한다.
전화를 받을까 망설이다 받지 않은 주인공은 이내 다음날 친구가 큰 액수의 돈가방을 들고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전화를 받게되고 갑자기 집으로 들이닥친 친구의 애인과 뒷일을 맡아서 하는 성격나쁜 야쿠자..
행방불명된 친구와 짜고서 돈가방을 숨겼다는 오해를 받으며 그 돈을 찾을때 까지 친구의 애인과 함께 지내게 된다.
자신을 오해하던 친구의 애인은 점점 자신에 대한 오해와 경계를 풀게되고 주인공 또한 친구의 애인에게 가졌던 부정적인 마음과 반발심이 수그러 들게되고 미묘한 감정으로 얽히게 된다.
소설속에서 주인공의 아버지의 직접에 대해 탐정이라고 딱히 정의하진 않았지만 나는 사설탐정 느낌을 많이 받았다.
밝은쪽의 일보다는 어두운 쪽의 일을 맡아서 하는 탐정으로(아버지의 직업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거나 하려고 하진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갑자기 사라져 버린 친구와 돈에 대해 그리고 사건의 진실에 대해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처음에 책을 읽어 나가면서는 내내 불만 투성이었다.
도데체 이 주이공은 왜 자신을 의심하는 친구의 애인과 야쿠자에게 아무말도 못하는 것일까..
야쿠자라 신변의 위험이 따른다는건 알겠지만 본인이 그 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본인 스스로가 잘 알면서..
자신을 몰아 부치는 그 사람들에게 왜 적극적으로 항변하지 않고 있으면..
친구의 행방과 돈을 찾아서 자신의 결백을 알리겠다고 하는지 이해를 할수 없어 불만이었다.
하지만 뭐.. 중간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글속에 빠져들어 그런 느낌을 느낄수 없었던것 같다.
마지막 덮고선 책의 제목이 내내 눈에 들어왔다.
얼굴에 흩날리는 비.. 표지의 여인의 사진조차도 굉장히 차갑게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면 섬뜩하게 느껴졌다.
제목 참 잘 지었다 라는 생각을 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날 내리는 비는 얼굴에 흩날리게 되어있다.
소설의 주요 배경이 비가 오는 날 이었던 것처럼 내용과도 느낌과도 아주 잘 맞아 떨어진것 같았다.
글을 다 읽고 나서는 마음이 휑 했다고나 할까.. 언제나 처럼 추리 소설을 읽을 때는 읽는 내내는 긴장과 그 사건 사고에 온통 집중이 되어 책을 잡고 있는 손에 어깨가 아프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만큼 깊이 빠져들수 있는 그런 글과 문장들이 좋다.
하지만 다 읽고나서 손을 놓았을때의 그 허전함이 참 오래 가는것 같다.



기리노나쓰오, 블랙앤화이트24, 얼굴에흩날리는비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선 머릿속에 스친 생각은.. 차가운 밤이구나.. 였다.
책의 저자인 바진에 대해서는 차가운 밤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차가운 밤 이라는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읽기 시작했다.
서정적이면서 서민적이고 주인공인 원쉬안의 생각과 마음의 표현이 섬세하게 느껴졌다.
마지막까지 한 여인만을 사랑하고 그리워 하고 또 생각하는 마음과 괴로워 자기 자신을 다그치는 마음이 가슴이 참 아렸다.
아내와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격에되는 가정과 직장에서의 불안감과 아픔 읽는 내내 내가 주인공이 된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디테일 하게 표현된것을 느낄수 있었다.
어쩌면 중국의 그 시대의 상황과 주인공인 원쉬안의 상황이 비슷하게 이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한남자의 가정사 내지는 자신의 주위에서 벌어지는 어머니와 아내와 또는 직장 동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중국의 그시대 상황을 다룬 내용이었지만.. 어쩌면 그 내용들이 다 하나로 이어지고 통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 침략으로 인해 전쟁의 상황이었던 당시 중국의 배경과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으로 인해 가정의 불안함 이라든가..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인해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외면을 당하게 되는 상황등.. 어쩌면 다르지만 비슷한 그런 상황들..
직장에서 유일하게 친구가 되어준 쫑라오의 죽음으로 인해 이젠 직장에서 자신의 친구도 이야기를 나눌 상대도 없다는 생각에 절망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아마 주인공은 이제 완젼히 혼자라는 생각이 그리고 곧 자신도 그 친구의 뒤를 따라갈지 모른다는 절망감에 눈물을 흘리고 아파했던 모습이 가슴이 아팠다.
마지막에 눈을 감으면서 그 고통과 괴로움을 표현하지 못해 절규하는 마음, 그리고 남겨져 고생할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과 오랫동안 보지 못했지만 오로지 그녀만을 사랑했던 원쉬안의 마음이 어쩌면 이시대의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는 젊은이들의 마음과 너무나 달라 어쩌면 저렇게 까지 그녀를 사랑할수 있을까 하는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
읽는 내내 조용한 마음으로 흘러가는 듯한 이야기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가슴속에 뭔가 응어리가 생긴것 마냥 답답함에 창문을 열어 차가운 겨울 밤의 바람을 쐬어보았다.




 



바진, 차가운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