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인생 50대를 살아가는 네 딸 중 혼자 사는 둘째 딸이 쓴 책입니다. 그 딸은 중년을 살면서, 아버지의 중년 때를 회상합니다.

아버지는 여섯 가족을 건사하는 가장의 무거운 짐을 지고 묵묵히 걸으셨던 마음을 헤아려 보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삶은 순탄하며 네 딸을 성장시켰습니다.

아빠는 항상 ‘네 주먹을 믿으라’고 말씀하시며, 누구보다 강하게 사시는 분이셨습니다. 저자도 초등학교를 세 번이나 옮기면서도 꿋꿋이 버텨 내며, 박사까지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아빠도 아들이 없어서, 족보에서 더 이상 이름이 실리지 않음을 알고 실의한 모습을 보며, 작가는 속이 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박사 학위를 취득한 딸은 족보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이 절만적이지는 않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든든하던 아빠도 80을 넘기시고, 통풍까지 들어서 옥상에 심어 놓은 채소도 돌 볼 수 없게 늙으셨습니다. 이런 아빠의 착잡한 모습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항상 슈퍼맨, 맥가이버로 행동했던 아빠의 갑작스런 쇠약은 작가에게 짠한 부성애를 갖기에 충분합니다. 네 딸을 키우는 과정에 딸이 많아질수록 점점 훈육방법이 유연해졌다는 내용이 크게 공감이 됩니다.

 

나는 세 아들이 있습니다.

삽 십이 채 되지 않는 나이에 결혼하여, 첫 아들을 낳고 그 뒤로 두 아들을 더 낳았습니다. 세 아들을 키우면서 밑으로 갈수록 훈육방법이 유연해졌습니다.

 

큰 이들을 낳아 기를때만 하더라도 젊은 혈기가 있었고, 아들에 대한 의욕도 대단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들을 이해하려는 자세보다는 나의 의지를 앞세워서 아들의 잘 못에 필요 이상으로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둘 째, 셋째를 낳고 키우면서는 나의 의지보다는 아들을 이해하는 쪽으로 훈육방법을 바꾸었습니다. 나는 이 현상을 한 사람의 의사가 되는 과정으로 이해해서, 큰 아들을 키울 때는 인턴, 둘째는 레지던트, 셋째는 전문의의 형편이었다고 이해해봅니다.

 

인생의 중반전에서 발견하고 깨달은 인생과 아버지에 대한 묵상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 책, [그림으로 생각하는 인생 디자인], ‘AI와 고령화시대의 인생계획에 길잡이가 되어 줄 소중한 그림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입니다.

AI라고 하면, 인공지능이라고 해석해서 이해하고 있지만, 더 이상의 내용은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대의 변혁기에 과연 100세의 수명, 고령화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예측한다는 것은 더더욱 난망합니다. 우리가 살아 보지 않았던 수명, 우리는 그저 아무 것도 갖지 않고, 먹지 못하고, 아프지 않고 100세를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에 미래는 기쁘기 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어떻게 전략을 세우고 살아갈지에 대하여, 간단한 도식의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저자는 10여 년 전부터 AI와 고령화시대의 21세기형 미래 준비와 미래전략에 초점을 둔 저술과 강연을 계속해 오고 있는 분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간단한 도식의 그림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과 내용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인생과 일, 자기 찾기와 자기변화, 미래전망과 미래전략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들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서 그 의미와 내용을 풍부하게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내일은 오늘 만들어 진다’ ‘인생은 하루하루의 집합니다’ ‘나의 미래 모습은 나의 현재습관의 누적이다’와 같이 장을 달리하지만, 내용은 점증, 심화되고 있습니다.

 

제2부, ‘자기찾기와 자기 변화’에서 ‘미래는 변화다. 그러므로, 자기미래는 자기변화에 달렸다’고 말하며, 미래를 만드는 3대 방정식으로, 믿음 방정식, 헹동방정식, 실현방정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믿음방정식 : 미래는 가능성의 집합니다.

행동방정식 : 미래는 습관의 집합니다.

실현방정식 : 미래는 가능성과 습관, 기회와 준비의 만남이다.

심플한 필치의 그림들만 봐도 AI와 고령화시대가 손에 잡힐 듯 이해가 되는 귀한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현재도 개원의로 종사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진료실에서 무료하게 지내는 동안에 독서에 몰입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왕성한 독서활동 중에, 세계적인 작가들이 쓴 작품 중에 인간의 아픔을 이해하기 위해서 질병을 차용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발견한 지식들을 낙담하고 슬퍼하는 환자들을 위로하는데 활용해야겠다는 지각을 가졌다고 합니다.

 

‘당신만 아픈 것이 아닙니다. 보세요 저 유명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다 고통을 당했답니다’라고 말함으로서, 질병의 보편성으로 확장하여, 자신만 슬픔에 빠져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하고 꿋꿋하게 이겨 나가기를 바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이 책에는 총 39편의 질병에 관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의사로서, 질병에 관련한 책들을 선정하여 읽어서인지는 몰라도, 거의 알지 못하는 책들뿐입니다.

 

특히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알베르 카뮈가 쓴 ‘페스트’가 궁금했습니다. 페스트는 역사상 30차례나 발생하여 1억 명에 가까운 인명을 앗아갔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페스트가 있었던 그 당시도 코로나19로 고통당하고 있는 지금과 여러 가지 닮은 점들이 있습니다. 페스트를 알면서도 입에 올리기를 꺼렸고, 그 페스트가 발병한 지역을 폐쇄조치하여 차단하였고, 추위가 오면 물려날 것으로 기대하거나 페스트 병균은 결코 끝나지 않고, 수십 년간 잠복해 있다가 갑자기 나타난다는 생각들이 지금의 상황들과 매우 흡사합니다.

 

‘질병 앞에 선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당연하다. 의사라면 누구나 질병의 의미나 가치를 따지기에 앞서 리유처럼 행동하리라 믿어 마지않는다(154p)’는 페스트의 저자 까뮈의 행동 철학인 ‘반항’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이 책의 저자도 질병을 대하는 자세에는 까뮈의 반항 적인 기질을 본받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누구도 아픈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있음의 근거로 받아들이고 꿋꿋하게 이겨 나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고 피력했다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