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라는 말이 무안할 정도로, 혼자 산 기간이 5년은 훌쩍 넘는 데도
아직 내겐 요리라는 장벽이 너무나 높다.

갈수록 뭘 해 먹기보다는 외식을 하거나 사 먹게 되는 빈도수가 늘어나면서
자꾸 살은 찌고 건강도 나빠지는 것 같아서 슬슬 요리랑 친해져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또 음식을 만들어보려고 하면 왜 그리 필요한 것도 많고, 재료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결국 내 선택은 배달앱.

하지만 이 책은 집 앞 마트 재료를 이용해서,
요리랑 친하지 않은 새댁들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로 가득하다.

 

 

식초는 2배 식초를 사용했고,
간장은 국간장과 진간장을 사용했고 나와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계량법도 너무 복잡하지 않았는데,
얼마만큼 사용한 것인지를 숟가락을 이용한 것이 참고하기 좋았다.

 

 

 

마찬가지로 자주 사용하는 양념 페이지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아침으로 먹기 좋은 수프, 샌드위치, 주먹밥, 샐러드 등의 레시피를 담은
'아침상 차리기'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일식 달걀찜.
달걀물을 체에 걸러주고, 찜통에 찌는 것만으로도 만들 수 있었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팁도 나와 있었다.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

브런치 메뉴나, 베이커리, 커피 전문점에서 자주 보는 샌드위치인데
생각보다 간단해서 앞으로 애용하게 될 것 같았던 메뉴.

 

 

 

두 번째는 별다른 반찬이 따로 필요 없이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한 그릇 음식'

오므라이스, 볶음밥, 덮밥, 국수 등 면 요리 등의 레시피를 모아놓은 페이지.

 

 

재료가 조금 많이 필요하긴 했어도 꼭 만들어보고 싶었던 메뉴.

특히 밥을 따로 할 필요 없이 즉석밥을 이용했다는 것도 유용한 부분이었고,
같이 곁들이면 좋을 오이피클 만드는 법도 나와 있었다.

 

 

미즈컨테이너의 샐러드 파스타를 좋아하는 내게
비슷한 느낌을 주는 냉파스타 레시피가 있어서 정말 좋았다는!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잔치국수.

왠지 만들어 먹기 번거로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재료가 필요하지 않아 좋았고
시판용 육수를 이용한 메뉴라 더욱 간단하게 느껴졌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밑반찬을 만들어볼 차례.

 

무침이나 볶음, 조림처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자주 해 먹는,
그리고 다행히도 내가 좋아하는 밑반찬들이 많이 보였다.

 

 

 

두부부침을 참 좋아하는데 왠지 만들기 어려울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양념장이 만들기 간단해서 조금 놀랐다는.

 

 

살짝 난이도가 있는 소고기 청경채 볶음.

 

 

야식 페이지로 분류되었지만,
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간식으로도 좋은 레시피들을 모아놓은 페이지.

 

 

 

이제부터 순대볶음도 사 먹지 말고 레시피를 참고해서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게다가 순대전도 만들 수 있는 깨알 팁도 포함되어 있었다.

 

 

 

오븐 없이, 또띠아를 이용해서 간단하게 피자를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
피자 소스도 스파게티 소스를 이용하면 된다.

 

 

그다음에는 파티나 집들이에서 만들면 좋은 레시피를 A, B파트로 나누었는데
파트별로 2가지씩 선택해서 내놓으면 좋다는 것.

A파트에는 말이, 롤, 카나페 같은 핑거푸드들이 많이 보였다.

 

 

 

집들이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스프링롤.

닭가슴살 통조림을 이용해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데다
라이스페이퍼 대신 무쌈이나 냉동 연어슬라이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것.

 

 

 

크래커를 이용한 일반적인 카나페 레시피도 있었지만
달걀을 이용한 색다른 카나페도 볼 수 있었다.

 

 

B파트에는 단호박 해물찜, 찜닭, 탕수육, 잡채, 전골 등
메인 및 서브 요리의 레시피들이 있었다.

 

 

C파트에는 위의 사진에 나온 식빵 딸기케이크같은 디저트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과일주스로 만든 푸딩, 수박화채, 과일꼬치, 에이드, 아이스크림,
미숫가루 우유빙수 등이 나온다.

 

 

 

어른을 대접하기 좋은 생신상 메뉴가 담긴 페이지.

 

 

집들에서 라이스페이퍼를 이용한 쌈요리가 필수라면,
생신상 대표 메뉴라고 볼 수 있는 구절판.

 

 

 

탕평채는 내가 좋아하는 메뉴라서 올려 본.

 

 

 

마지막 장은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처럼 특별한 날
만들면 좋을 메뉴들을 볼 수 있었다.

 

 

찹스테이크는 보기에도 화려하고 맛있어서
실제로 저자도 크리스마스에 단골로 만들어 먹는 메뉴라고 한다.

 

 

감자채로도 피자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

 

 

 

책에 나온 김치비빔국수 레시피를 참고해서 만들어봤다는!
(창피해서 사진은 일부러 작게)

매실액도, 다진 마늘, 달걀도 없었지만
김치랑 오이만 가지고 만들어 먹었는데도 맛있었다는!

레시피에 사과도 있던데 다음에는 꼭 사과를 넣고 만들어 봐야겠다.

 

뇌와 관련된, 의학에 관련된 책이라 어려울 것 같고, 왠지 꺼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분명 딱딱하고 지루할 것만 같은 책이었지만
예상외로 유머러스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던 책이니까.
물론 의학용어가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용어 하나하나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큰 틀을 봤을 때 꽤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이자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병원
레이먼드아담스신경과학부 최고 임상의이기도 한 앨런 로퍼.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과 대화나 관찰을 토대로
질병을 밝혀내거나 혹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치료를 하는 것인데
미드를 즐겨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내내 미드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하우스 박사와 그 팀원들이 에피소드마다
환자의 병명을 밝히고 치료를 하는 그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아픈 뇌를 이해하기 위해서, 환자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MRI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스캔과 테스트 결과를 봐도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문제를 환자의 침대 옆에서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말을 잘 못 하거나 정신이 멍하거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환자도 있어서
표준 테스트 결과를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모든 몸짓, 움직임, 억양, 반사적인 반응 같은 것을
모니터 대신 환자와 이야기하며 꼼꼼히 살펴봐야지만 문제의 원인을 알 수 있고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

 

 

대장내시경 검사 때문에 언어 장애가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
아무 이유 없이 발생한 정신병으로 전신발작을 일으키는 여자,
서서히 타들어 가며 능력을 하나하나 무너뜨리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
로퍼 교수를 두 명의 의사라고 우기는 남자 등
책에는 정말 특이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많이 등장한다.

MRI 스캔 결과를 미루고 심한 두통과 열이 있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헤르퍼스 뇌염을 떠올리고 치료하기도 했고,
광견병에 걸린 것처럼 침을 흘리고 있느냐는 질문을 통해
난소성 기형종을 알아내기도 했다.

수두증 때문에 머리에 구멍을 뚫어야 했던 환자도 있었고,
62세의 콜롬비아 여성은 섹스 때문에 일과성 건망증을 겪기도 했다.

 

 

 

환자가 증상을 말하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환자가 보내는 신호를 통해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눈이 안 보인다고 주장하는 환자에게는
100달러짜리 지폐를 눈앞에 대고 흔들었을 때 자기도 모르게 힐끗 본다거나
거울을 비췄을 때 눈이 거울 속 눈을 따라가는지를 살펴보면서 확인하기도 한다.

 

 

루게릭병이나 파킨슨병, 뇌사처럼 안타까운 내용도 있었지만
뇌의학이라는, 신경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진심으로 환자의 원인 파악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따뜻함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내 이야기를 써줘."

당시 외국 항공사에서 4년, 국내 항공사에서 2년, 총 비행만 6년 차인
서른 즈음을 넘기고 있던 올리비아가
승무원이라는 건 정말 멋진 직업이고, 세상에서 가장 설렘 가득한 일이라며 건넸던 말.

그렇게 듣게 된 스물네 살의 올리비아의 일과 사랑은
저자로 하여금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

사실 올리비아는 저자의 친언니이다.
방송사 프로듀서이기도 한 저자와 승무원인 언니의 경험담과 상상이 빚어낸 소설.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일까 하는 유쾌한 생각을 내내 하며 읽어내려갔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소설인데,
과거와 회상 장면을 적절히 섞기도 했고
세련되거나 화려한 문체는 아니었지만 소박하지만 생동감이 느껴지는 문체가 좋았다.

긴장감, 박진감과는 먼 책인데도 불구하고
끝날 때까지 책장을 덮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도 그런 힘이 아니었을까.

미친 듯이 재밌어!가 아니라 이거 은근히 재미있는데!
하면서 계속 보게 되는 은근 중독성 있었던 책.

 

 

 

사실 승무원보다는 스튜어디스라는 말이 더 익숙하긴 하지만
스튜어디스의 어원은 스튜어드에서 비롯된 남성과 여성을 차별 짓는 말이라서
가능하면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게다가 사람 중에서는 스튜어디스를 스튜디어스라고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어차피 발음하기도 불편하고 어려운 단어 대신에 발음하기 편하고 한글인
(객실) 승무원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승무원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는다.

멋진 유니폼에 밝고 환한 미소,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풍기는 우아한 분위기,
친절한 말투, 전문직인 데다 높은 연봉에 복리후생까지 좋고,
여자들은 물론 남자들에게도 이상적인 결혼 상대자로 꼽기도 하니까.

나 역시 승무원이 되고 싶었지만 이내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야말로 기본적인 신체조건인 키부터가 미달이었기 때문.
외국 항공사는 키를 잘 보지 않는다고 하고 올해는 키 제한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긴 하지만
어찌 됐던 같은 조건에, 수많은 경쟁자가 즐비한 승무원의 세계에서는
작은 키는 절대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승무원의 세계 역시 환상적이고 화려하지만은 않다.

장시간의 비행, 때론 새벽 비행이나 야간비행을 해야 하는 들쭉날쭉한 스케쥴,
그에 따른 시차로 발생하는 시간의 어긋남.
식사도 불규칙한 경우가 많고
좁은 기내 안에서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하는 고강도의 노동,
오죽하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강인한 체력을 위해 운동한다는 소리가 나올까.

정해진 비행 스케쥴이 어긋나지 않도록 늘 주의해야 하는 정신적인 압박,
다양한 진상 승객들을 대면하게 되거나,
컴플레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등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인 만큼 피곤한 일이 한두 개가 아니다.

만약 올리비아처럼 외국 항공사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향수병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승무원이 됐음에도 향수병 때문에 퇴사하는 일도 많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은 실제 승무원인 언니 덕에 책에 여실히 드러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할 수 있는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참 매력적인 것 같다.

 

 

훈련생 시절부터 인기가 많았던 리킴과는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그런 리킴을 좋아해 매번 눈엣가시처럼 굴던 모니카,
진중하면서 편안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부기장 에드워드까지 더해져
이들의 사각관계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했다.

동기생이자 한집에 같이 살기까지 했던 주나와 제시카의 우정은 또 하나의 재미.

 

 

 

분명 이 책은 소설이기에 승무원을 꿈꾸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자기계발서가 아니지만
승무원의, 승무원에 의한, 승무원을 위한 결정체라고 포부를 밝힌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너무 늦어버렸지만, 그래도 다시금 승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상큼발랄한 소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