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주부 10년 차가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살림은 어렵고 힘들다.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열심히 한다고 해서 티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조금만 방심하면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버리니 살림이야말로 시지프스의 바위에 비유해도 모자람이 없을 듯하다.
  그래도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상황이니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덜 힘들면서 더 잘 해보려고 살림고수들의 팁을 검색해볼 때가 있는데 이런 팁들이 한 군데 모여 있으면 좋겠다 싶을 때 이 책을 발견했다. 소소하지만 살림살이에 필요한 여러 팁들이 챕터별로 모여 있어 궁금할 때 차례만 보고 쉽게 찾아 적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크게 5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먹거리 관리, 세탁, 수납 및 리폼, 위생 관리, 청소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도 있고 따라하기에는 전문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만 대체로 실생활에 적용하기 쉬운 팁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살림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컵으로 삶은 달걀 쉽게 벗기는 방법, 종이포일 이용해 생선 굽기, 구연산으로 스테인리스 냄비 닦기, 선크림으로 스티커 자국 떼기 등은 읽자마자 바로 써 먹어서 효과를 본 살림팁들이다. 좀 품은 들겠지만 목 늘어난 티셔츠를 우레탄 실로 복구하거나 신문지로 방충망 청소하기, 비닐봉지로 샤워기 청소하기 등등은 여유가 있을 때 시도해보면 좋은 살림법일 듯하다.
  각각의 살림팁들을 사진을 곁들여 자세히 설명해두었기 때문에 따라하기 쉽고 집안에 있거나 구하기 쉬운 도구들을 이용한 팁이 많아 실용적이다. 가까운 곳에 두고 자주 이용할 수 있는 살림 기본서가 곁에 있어 든든하다.

 

  입에서 입으로 말이 전해지며 왜곡되는 내용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늑대가 문득 돼지고기가 먹고 싶다며 혼잣말을 합니다. 귀가 잘 안 들리는 개가 지나다 늑대에게 어떤 말을 했냐며 묻자 늑대는 확성기에 대고 큰소리로 돼지고기가 먹고 싶다고 소리칩니다. 그러나 늑대의 말은 개에게서 두루미에게, 두루미에게서 꼬마아이에게, 다시 여우와 개구리, 고슴도치 등 다른 동물들에게 전해지며 그때그때 다른 내용으로 전달됩니다. 긍정적이고 선한 동물들이어서일까요? 전해지는 내용은 밝고 재밌고 유쾌하기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토끼가 돼지에게 전한 내용은 늑대가 돼지에게 청혼한다는 이야기. 신이 난 돼지는 늑대에게 달려가고 눅을 끓이고 있는 늑대의 모습을 비추며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늑대가 돼지를 잡아먹고 싶어하는 심각한 상황인데도 이야기를 전달하는 동물들의 오해나 귀엽고 따뜻한 그림체 때문에 그다지 심각하게 여겨지진 않습니다. 이야기는 결말을 맺지 않고 끝이 났지만 뒷표지에는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 위의 냄비 안에 돼지가 들어가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돼지의 표정은 천진하기만 하네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자 반응이 다양합니다. 결말을 맺지 않은 이야기에 아쉬워하기도 하고 뒷표지의 그림을 보며 돼지가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해줍니다. 열린 결말의 매력이겠지요. 과연 돼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일본에서 2년 정도 머물던 적이 있었는데 일상회화는 어느 정도 했어도 식당에만 가면 꽤 난감해했던 기억이 있다. 돈까스 종류를 파는 식당이나 카페에선 메뉴가 많지 않거나 영어를 일본어로 표기한 경우가 많아 괜찮았지만 초밥이나 꼬치를 파는 가게에선 메뉴판을 보며 난감해하거나 사전을 찾아보다 포기한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래서 한국어로 번역 된 메뉴판이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이런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마구로센세의 일본어 메뉴판 마스터>가 그렇다.
  이 책은 크게 '초밥', '고기', '우동, 소바 라면', '덮밥, 튀김', '전골', '카페', 이자카야' 등 음식과 식당의 종류에 따라 일곱 쳅터로 나뉘어 있다. 각 챕터에서는 참치 초밥 모양의 머리를 한 마구로 센세가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만화 형식이기 때문에 읽기 쉽고 음식 하나하나 그림과 한자, 일본어, 한국어 발음이 함께 표시되어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다. 이 책 한 권만 들고 식당에 가면 어떤 메뉴가 나와도 문제 없이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챕터의 마지막에는 챕터에 등장했던 메뉴나 식재료를 단어집처럼 따로 실어두어 급할 때는 이 부분만 봐도 좋을 듯하다. 두 번째 챕터인 '고기' 부분에서는 소와 돼지의 각 부위에 대한 명칭이 따로 정리되어 있어 고기집에 가서 메뉴를 고르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진작 이런 책이 있었다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라도 이 책을 발견했으니 다음에 일본을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지참해야겠다. 이왕 이런 책이 출간된 김에 <일본어 장보기 마스터>도 후속으로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