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웬 데이비의 <상어>는 일러집 같은 느낌의 그림책입니다. 상어에 대한 여러 정보를 알려 주고 있지만 무엇보다 선명하고 생생한 느낌의 그림이 읽는이의 눈을 사로잡기 때문입니다. 여러 종류의 상어 그림들은 애니메이션 속에서 생생히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런 면에서 읽는 재미보다는 보는 재미를 더 많이 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상어의 정의, 상어의 먹이, 사냥 방법, 종류, 크기, 특징 등 상어에 대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상어는 평생 수천 개에서 3만 개나 되는 이빨을 갈아야 한다든지, 백상아리가 사람을 공격하는 이유는 서핑보드에 탄 사람이 백상아리가 좋아하는 먹이인 바다거북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라든지, 백상아리를 사냥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범고래라든지, 알을 낳는 상어뿐 아니라 몸속에 새끼를 키워 낳는 상어가 있다는 정보는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입니다. 더불어 상어의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지요.
  상어에 대한 여러 정보를 알게 되고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림의 선이 명확하고 색이 선명하며 상어를 비롯한 여러 해양 생물의 특징이 잘 표현되어 있어 아이들이 따라 그리기에도 좋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책의 마지막 장에 컬러링북처럼 대표적인 상어 도안을 실어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함께 출간된 같은 작가의 <원숭이>도 보고 싶어집니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 드립니다> 제목만 봐도 이런저런 것들이 궁금해집니다. 마음을 잃어버리다니! 누가 잃어버린 걸까요? 그런데 찾아 드린다? 누가 찾을 수 있는 걸까요?
  겉표지를 보면 여러 물건들이 늘어선 선반 앞에서 여자아이와 남자 어른이 심장처럼 보이는 하트에 서로 손을 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자아이와 남자 어른 중 누군가가 마음을 잃어버린 것이겠지요. 여러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넘겨 봅니다.
  표지에서 본 여자아이는 '마라'였군요. 마라는 잃어버린 물건들을 찾아주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건을 찾아주는 데 몇 년이나 걸릴 수도 있다는 걸 보니 마라는 시간을 뛰어넘는 존재인 것 같기도 합니다. 마라는 잃어버린 길이나 시간, 고양이를 찾아주거나 뭔가를 잃어버린 채 가게에 오는 손님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아이입니다. 그렇지만 마라에겐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큰 지진이 났을 때 부모님을 잃어버린 뒤 찾지 못한 채 혼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할머니가 시냇물에서 주웠으니 주인을 찾아달라며 심장을 가져옵니다.  어쩐지 마음에 쏙 드는 이 심장을 과연 누구의 것일까요? 그리고 마라에겐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요?
  파스텔톤의 색채와 동글동글한 그림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하거나 그다지 쓸모 없는 것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추억을 떠올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안겨주는 그림책입니다. 

 

  '민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호랑이와 까치가 그려진 그림이다. 세련되고 세밀하진 않지만 투박하고 친근한 매력이 있는 민화는 유명한 옛 화가나 현대의 추상화와 달리 쉽게 접근하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민화의 매력과 다양한 민화를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가장 먼저 민화의 의의와 매력에 대해 소개하고 이어서 다양한 소재와 주제별로 종류를 나누어 생생한 그림과 함께 민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동물을 소재로 한 그림뿐 아니라 기린이나 봉황같은 상상의 동물들을 그림 그림, 책거리와 한자를 그림으로 그린 그림, 구운몽도와 삼국지연의도처럼 소설 속 장면을 옮겨놓은 그림 등도 민화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민화의 범위가 학계에서 어떻게 정의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민화의 범위를 상당히 폭넓게 잡고 다루고 있다. 이 때문에 책을 읽으며 소재가 같아도 무명화가가 그린 그림을 모두 민화로 보아야 할지, 저자가 분명한 김홍도의 풍속화 등도 민중을 소재로 그린 그림이므로 민화에 포함해야 할지 등의 의문이 들기도 한다.
  다양한 그림과 컬러 원화를 실어 독자에게 여러 종류의 민화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그러나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에는 그림 하나하나를 쉽게 풀어 소개하고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저자가 여러 전시회 등에 참여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상당 부분 담고 있거나 다른 책의 구절이나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는 부분이 많이 보여 읽는 재미가 덜 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는 '보통사람'이란 캐릭터를 내세워 대통령이 된 분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정치도 보통으로 하는 바람에 사람들에게는 인색한 평가를 받았다.(35쪽)>라고 서술된 부분에서는 민화와 관계 없는 내용인데다 고인을 깎아내리는 듯한 표현이어서 거슬리기도 했다.
  다양한 종류의 민화를 접하고 싶은 독자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오주석의 그림 해설서와 같은 쉽고도 깊이 있는 해설서를 원하는 독자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