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샘터를 만났다. 예전 이모네 집에 가면 꼭 있었던 샘터잡지.
꼭 오래전 헤어져 있던 친구를 만난 느낌이다.
눈에 띄는 민트색의 표지. 왠지 가을과는 어울리지 않는 색이라 생각했는데, 표지의 빠알간 단풍잎과의 조화가 꽤 괜찮게 느껴진다.
철새 한마리가 편지를 물고 날아든다. 어떠한 소식을 전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눈마중달, 11월. 달(月)의 이름이 이렇게 이쁘다. 눈, 마중달이라니.
짧다고 하는 가을을 충분히 여유롭게 느끼고픈데. 아쉬울 따름이다.
이번 11월호의 샘터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었다.
그 중 몇 이야기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남미를 무전여행으로 떠난 양인자. 그녀의 이야기.
남미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생각만 했던 나에게 그녀의 무전여행기는 너무 관심이 가는 이야기였다.
사실 여행을 생각하면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어지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면서, 고개가 갸우뚱해 졌지만.
박종호씨의 "탱고 인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읽는다면 나도 그녀의 이야기데 한발짝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내가 좋아하는 독서로 인해 모든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 이야기였다.
그래도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고 그 공기들을 마실 수 있다면 더더~ 좋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처음 접했던 구아바 이야기! 사실 구아바를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한국형 구아바를 육종한 이기현씨의 이야기. 그가 어떻게 구아바를 알게 되었고 수십년을 구아바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는지 그의 인생이 담긴 이야기였다.
과연 나는 어떠한 것에 미치면 이렇게 살 수 있을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그렇게 미치게 살아보고프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나처럼 구아바, 라는 열매를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 구아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고 또 그녀의 열정이 부러운. 작가 손미나의 이야기였다.
그녀의 첫 책인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읽고 반해버린 작가이다. 사실 아나운서로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작가로의 변신을 꾀한 그녀의 그 열정이 너무나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크루아상의 재발견이라는 글은 2009년부터 3년간 파리에서 생활하면서 쓴 책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의 수록된 글이다.
매일 먹던 크루아상. 겉은 봤지만 속을 그리 오래 들여다보지 않았고 만져보지도 않은.그렇게 그녀는 크루아상을 잘 알지 못하는 거 같았고, 항상 겉만 알았고 그 속은 몰랐던 거 같이 느껴졌던 그 날. 그렇게 그녀를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던 그 날의 크루아상.
그 글을 읽으면서 내 주위를 살피게 되었다. 과연 나는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을 얼마나 그 속을 알고 대했을까? 하는.....
그리고 가을이라는 계절에 맞게끔 특집편 "외로움도 힘이 된다" 여러 독자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그들의 마음을 읽으면서 나의 외로움. 이라는 그 감정 또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어렴풋이라도 알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샘터. 역시나 짧은 토막 시간들을 보내기에 참 좋은 친구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 친구를 다시 만난 이 가을이 참 조으다 :)
샘터,
샘터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