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
처음에 난 이 제목을 신문에서 접했다. 영화에서 사형수를 너무 미화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그리고 영화예고를 봤을 때 막연히 그냥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영화보다는 일반적으로 책을 먼저 접하는게 낫다는 판단에 첫 서평도서 신청을 하고 책을 받아들게 되었던 것이다.
책을 처음 펴 읽으면서 난 잔잔하게 주인공이 써 내려간 과거로 그리고 현재로 따라가면서 나 자신을 대입시켜가면서 읽었던 것 같다.
만약 내가 저 처지였다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다.
애런 베이츠는 태어나면서 약200일 가량만 생모의 품에 있다가 그 뒤부터는 고아원과 위탁모에게 맡겨져 6세 가량에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어릴 때의 기억을 꿈을 꾼 걸로 기억하는 것을 보면서 난 가슴이 저미는 듯 했다.
자신의 존재를 찾기 위해 잃어버린 퍼즐 조각처럼 기억을 끼워 맞추어가는 애런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애런 베이츠의 양부모님들은 애런이 입양아라는 인식을 당연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그것이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애런을 아무 방황없이 사춘기 시절을 보내도록 도와 주었고, 아주 건강한 청년으로 자라게 뒷받침 해 주셨다.
그래서 애런은 자기가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나중에 자신있게 친부에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군에 입대를 하면서 자연스레 한국이라는 멀고도 낯선, 땅을 밟게 되면서 애런은 친부를 찾고자 한다. 방송이며 신문이며 찾으려고 여러 방법으로 수소문 했지만 아무 소식을 알아내지 못했을 때 애런은 실망하지 않았다.
그 뒤에 위탁모였던 양어머니에게 친부의 소식을 전해듣고 애런은 친부를 편지를 통해 첫 만남을 가지게 되고 그가 자신의 친부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버지는 이미 3년전 애런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자신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은 사형수라 죽을 것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자신을 만나는 것을 참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난 이 부분에서 부정이 이런 것이가? 하고 생각했다.)
사형수이지만 결코 자신의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는 애런.
자기 자신이 버려진 것이 아니라 자신은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였다는 친부의 이야기를 듣으면서 아버지를 용서하게 된다. 아니 처음부터 용서를 했을 것이다.
자기를 낳아주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애런은 책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자신을 낳아준 친부에게도 그리고 길러준 양부모님에게도 다같이 사랑을 준다고...
애런이 서술하는 것을 따라 읽으면서 난 어떻게 이렇게 침착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애런은 자기가 산 인생이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굴곡없이 살면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앞에 놓여진 것을 보지 못하며 지나가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우리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을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아무 조건없이 무조건 사랑할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나는 아버지의 인생을 비난하지 않는다. 나는 아버지의 죄를 원망하지도 않는다. 그는 다만,지금 내 아버지일 뿐이다.” p.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