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리뷰를 올린다. 한 6개월이 지났는데, 올해는 그 만큼 책을 많이 안읽었다. 현재 내 마이북피니언에 약 100여권의 책을 읽고 리뷰를 올리고 있지만, 올해는 리뷰를 올린 횟수가 적었다. 영어 공부를 위해서 독서를 잠시 쉬었지만, 독서는 쉰만큼 영어가 늘었다고는 생각안한다. 이렇게 하지도 않는 영어 공부를 붙잡고 있다가 발견한 [심플러(Simpler)]란 책. 꽤 두껍네? 색깔이 노란색이면, 어디서 많이 봤던 표지 색과 같은데란 생각이 들었다.

 

  바로 [넛지(Nudge),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의 실행편이다. 넛지를 읽어보지 않아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 책을 읽는데 지장은 전혀 없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정부의 규제들. 오바마 정부에서 실행되고 있는 규제들의 중심에 있는 저자 캐스 선스타인. 그가 실제로 고민하고 고민했던 정부의 규제에 관련하여 경험담을 서술한 내용은 마음에 들었다. 또한, 부러웠다. 이렇게 국민을 위해서 미국 정부가 노력을 하니 현재 세계최고의 경제대국이자, 강대국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보면 한국인이라는 것이 많이 부끄러운데 책을 보면서 미국이란 나라가 부러웠다.

 

  무조건 가입되어 있는 국민연금. 그렇다면, 이를 잘 활용해서 더 좋은 연금을 만들어야 하지만, 재정이 부족하면 늘 먼저나오는 국민연금. 미국이었다면, 어떠했을까란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 해답은 다음과 같은 문구에 나와 있었다.

 

	어떤 기관이 만일 어렵거나 의심스러운 분석으로 규제를 제안하면 일반 국민이 의문을 제기할 것이고 이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페이지 : 339

이러한 표현이 참으로 부러웠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스템1과 2의 차이, 즉 시스템1은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그러한 행동들이고, 시스템2는 생각을 통해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되는 행동. 예를 들면, 모국어는 시스템1이 지배하고, 외국어는 시스템2가 지배하여, 실제로 실수는 외국어를 사용할 때 덜하게 된다고 한다. 그만큼 말에 집중하고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스템2로 모든 것들의 행동이 지배가 된다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닐 것이다. 하나하나 신경을 써야되고 그것들의 결과에 신경을 써야되기 때문이다. 즉,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정부의 규제가 잘 통제되고 운영되고 있어서 국민들이 시스템1로써 행동을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잘 돌아가는 사회. 그 사회가 선진국일 것이다. 그렇지 못한 국가와의 차이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노후걱정이 없도록 노동자들에게 연금을 권유하고, (물론 대한민국도 국민연금이 있지만, 과연 개인의지로 해지할수도 없는 이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 고속도로에서의 사고를 낮추고, 흡연률을 낮추고, 비만률을 낮춰 사회적비용을 줄이는 노력들.

 

  비용-편익 분석을 통해 사회에 이득이 되는지 등의 설명, 과대 또는 과소평가에 따른 비용-편익 분석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점. 이는 개선이 되어야 할 문제다. 하지만, 그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비용-편익 분석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 국가 공무원들의 노력이다. 저자가 말하는 선택의 자유.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는 국가에서는 국민들이 힘들어지고, 잘 갖춰져 있으면 편안해지는 것이다. 즉, 사회적배경과 기존의 규범은 선택과 고민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도 작지만, 넛지의 실행이 가능할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편안하게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규제 등이 잘 갖춰진 회사가 바로 좋은 회사다. 그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시스템이 잘 갖춰진 국가를 만드는 것 모두 국민이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정은 회사원, 공무원들이 하지만, 그 혜택은 직원, 국민들이 누리기 때문에 항상 앞에는 직원을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가 전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중부 유럽에 위치하고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체코로 분리되었다. 바다가 전혀 없는 지역으로 독일, 폴란드,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에 둘러 쌓여 있다. 인구는 1,000만으로 대한민국의 1/5 수준이다. 면적은 대한민국보다 약간 작은나라 체코. 나랑 비슷한 사람들은 체코는 알지만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 그런 나라. [프라하의 연인]도 안봐서 거기가 어딘지 가물가물한 나에게 이 책은 흥미를 가져오게 해주었을 뿐더러 그곳이 과연 내가 상상하던 곳이 맞는지 직접 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솔직히 이책을 읽으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나는 플젠이 술집 이름이라는 것만 알았지 지역이름이라는 것은 이책을 통해 알았다.

 

  구글 어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느 지역이 보고 싶으면 가장 먼저 구글 어스로 그 지역을 검색한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생각한다. 나는 체코 역시 구글 어스로 검색을 하면서 그 지역의 사진들을 보았다. 또한, 프라하는 입체적인 지도 검색 기능이 있어서 좀 더 현실감 있게 검색을 할 수가 있다.

카렐교를 검색해 보았고 관련사진들과 저자가 설명하는 곳을 따라 가면서 보고 읽으면 좀 더 현실감이 있을 것이다. 사이트 링크는 걸어 두었지만, 실제로 링크가 되지 않아 삭제하였다.

 

  나는 이런 중세의 건물들이 잘 보존 되어 있는 것이 정말로 부럽다. 우리는 산업 발전을 핑계로 옛 터전을 부수고 새롭게 지어졌다. 그로인해 삶이 윤택해 졌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것을 잃어 버린 것 같다. 프라하에만도 크고 작은 박물관 및 미술관이 100개가 있다는 사실은 그 만큼 옛것들이 잘 보존 되어 있다는 것으로 책을 읽는 내내 부러움을 가졌다. 특히 외교부 건물로 사용한다는 고대 풍의 건물은 우리나라의 새로 신축된 서울 시청보다 몇 배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를로이 천문시계와 틴 성당, 유명한 화가 클림트의 그림 등 많은 것을 간직한 프라하는 나의 꼭 가보고 싶은 리스트에 올리게 되었다. 맥주를 좋아하는 나는 맥주의 가장 큰 소비국이 체코라는 사실도 몰랐고 또한, 라거 맥주의 고향이 체코라는 것에 경이감을 감추지 못했다. OOO공법으로 제조했다는 라거 맥주. 과연 그 맛이 어떨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나는 많은 곳을 여행해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맥주 맛을 본다. 각국의 특색있는 맥주의 맛은 잊혀지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쿠어스, 버드와이저를 태국에서는 창, 리오, 싱하 일본에서는 기린맥주, 삿포로 등 정말로 잊혀지지 않는 맛이다. 체코에서는 플젠.

 

  나는 책을 읽어도 왜 이런 책을 읽는지 읽으면 무슨 재미가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특히 에세이 부분.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일까? 아니면, 다른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가져서 일까? 이런 책을 접하고 싶고 그 책의 저자와 같이 여행을 훌쩍 떠나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상상하며 잠시나마 그곳을 여행하고 온다. 그래서 에세이를 읽게 된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학교에서는 철학과가 없어졌다. 소위 돈되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래 도올선생의 말대로 탐구하는 방법에 대한 학문을 소홀히 하면 단팥없는 붕어빵과 앙꼬없는 찐빵이 될 것이다. 그것은 소리없이 시나브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철학은 탐구하고자 하는 대상이나 내용이 아닌, 탐구하는 방법 자체를 일컫는 학문이다.
페이지 : 257, 도올 김용옥의 말씀.

  내가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좀 특이하다. 난 이공대 출신이기 때문에 특히나 철학을 몰랐고 왜 배워야 하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모든 사물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인문학이자 철학이라는 것을 경험과 책을 통해 깨달았다. 이 책의 장점은 30개의 단락으로 이루어 졌으며 서두에 나오는 스토리에 따른 철학적 접근이었다. 직장인의 애로사항에 대해서 철학적 접근을 통한 명쾌한 설명 방식은 정말로 철학에 관심없던 사람들도 관심있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또한 스토리에 맞는 여러명의 철학자들의 예를 들어 그들의 생각과 표현을 공유한 것은 정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30개의 스토리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13일째 [자신 없는 업무 앞에서 망설여질 때]는 나의 과거 상황과 아주 비슷해서 특히나 더 관심을 가졌다. 나 또한 이 책의 주인공(?)처럼 다른 일을 할 기회가 생겼지만, 업무 특성 상 영어 이메일을 자주 보내야 하기 때문에 망설였다. 그 때 나는 망설이면서  업무를 변경하였지만, 프랑스의 철학자인 앙이 베르그송을 알았더라면 망설이지 않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약점을 숨기고 안전을 택했던 동물보다는 약점을 밖으로 노출시킨 채 이동을 선택한 동물들이 더 안전해진 셈이다.
페이지 : 119

  연속적인 변화 속의 질적 비약을 하기 위해 나의 약점을 겉으로 드러내놓고 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현재는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정도는 없어졌다. 앞으로는 그 약점이 나의 강점이 되어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나는 또다른 나의 약점을 드러내놓고 또다시 나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이는 나의 꿈에 다가가기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이와 같은 스토리(30일)로 구성된 이 책은 현대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을 속시원히 긁어준다. 그것도 사람들이 가장 따분해 하는 학문인 철학으로 말이다. 그 부분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가질만하다. 일반적으로 뻔한 얘기를 하는 그런 책들과는 접근 방법이 다르고 그 만큼 생각을 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인용된 책을 적어 놓았는데 수많은 책을 참조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저자의 집필 노력이 옅보인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