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Accounting)란 일부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특정 분야라고 생각하여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써봤을 가계부는 현금주의(현금의 유출입이 발생했을 때 회계 장부에 기록)의 방법으로 작성한다. 하지만, 회계는 발생주의(현금의 유출입과는 무관하게 거래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회계 장부에 기록)의 방법으로 작성한다. 이것이 가계부와 기업에서 작성하는 재무제표의 가장 큰 차이를 만들고 사람들이 유독 회계를 어렵게 만드는 장본인 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발생주의 원칙을 적용하여 회계를 처리하는 것이 기업의 경영성과를 측정하기에 더 유용하기 때문에 현행 회계기준은 발생주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어렵다고 느껴 독서를 시도해 보는 것 조차 어렵게 생각한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이것이 실전회계다'란 책은 회계에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입문자가 읽기에 부담이 약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본 책은 총 14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주제에 맞게 분류하였다. 영업수익, 수익이연과 비용이연, 감사상각과 손상차손 등 제목을 보면 먼저 두려움이 앞서지만,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쿠팡, 네이버 등 우리에게 익숙한 회사의 재무구조를 분석하면서 설명하는 것은 이 책의 매력이다. 어떻게 수많은 회사를 찾아 맞는 예를 골라냈는지 신기할 정도로 시의 적절한 예가 전체적인 얼개를 짜고 그 위에 양념을 더 한 것 같다. 470페이지 정도의 결코 얇지 않은 책이지만, 끝까지 읽어 본다면 수많은 기업의 구조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고 회계가 반드시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쿠팡의 직매입 매출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매출총이익은 크게 변동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이를 통해 소셜커머스 3사에 대한 판매 방식과 백화점의 판매 방식을 통한 매출 인식 방법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2015~2016년 많은 주목을 받았던 한미약품의 대형 제약회사와의 기술수출(Lisence out)을 통한 수익 인식 방법에도 자세히 들여다 본다. 한미약품의 경우 작년 말 수출된 기술의 임상 취소 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데, 기술수출로 인식된 매출이 상계처리 될 경우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다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출판시기 상 한창 이 책이 인쇄되고 있을 즈음에 터진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진짬뽕과 제네시스의 개발비 회계 처리는 제약/바이오 업계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에서 관심있는 분야 중 하나일 것이다. 개발비의 자산화를 통해 비용 처리의 시기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분식회계(粉飾會計, 화장을 하여 꾸민다는 의미로, 고의로 자산이나 이익을 부풀려 계산하는 회계를 말함)와 비용처리 시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는 Chapter 7 '지분법 1시간 만에 이해하기'가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이긴 하지만, 지분법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다. 아직 연결재무제표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 못해서인지 지분법 회계 처리의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저자의 말에 그래도 회계에 조금 관련이 있었던 나로서는 조금 머쓱했다. 지분 20%이상이면 '관계기업'으로 분류하여 지분법 회계를 적용하는 것은 내부거래를 없애주어 재무제표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회사들의 적용 예는 이론과는 조금 달랐으며, 20%미만인 기업이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거나, 20%이상인 기업이 관계기업으로 분류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이는 모두 관계회사에 경영권을 행사하여 회사의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졌다. 대한항공과 KFC 등의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실제 많은 회사가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Chapter 14에서 연결재무제표 설명을 할 때 지분법 설명이 같이 나오는데, 회사마다 관계기업을 인식하는 기준이 서로 다름을 삼성전자(종속기업, 관계기업, 매도가능 금융자산), LG전자, SK그룹의 예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IFRS(국제회계기준)은 회사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기준이라고 한다. 더 이상의 회계기법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하는 말도 있으니, 회계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대단한 기준이긴 하다. 베니스의 상인이 복식부기를 통해 회계를 시작했고, 그에 대한 발전이 지금의 IFRS가 나올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를 채택해 KRX(한국거래소) 상장 기업에 적용하고 있지만, 회사가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하는 마음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분식회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인류 100만년의 역사를 놓고 보았을 때 그 기간 중 99%는 수렵채집을 하는 잡식동물이었다고 한다. 즉, 먹이사슬의 중간 정도를 유지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어떻게 연약한 주변부였던 우리가 지금과 같이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되었을까? 이에 대한 인류 역사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처럼 막대한 힘을 얻게 되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고, 누구나 한번은 접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저자는 크게 세 가지 혁명으로 우리가 현재와 같은 모습을 하게 되었다고 보았는데,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이 바로 그것이다. 직립보행은 우리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이며, 다른 동물들이 하지 못하는 것이다. 작지만 큰 변화를 통해 이른 출산이 자연선택 되었고, 태어난 아기는 가족 및 다른 구성원의 보살핌이 필요하였다. 이러한 특성으로 다른 동물들과 달리 교육이 가능했고, 뇌가 컸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동물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언어에서 강점을 보인 우리 ‘호모 사피엔스(슬기로운 사람)’는 같이 공존했던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릭투스’ 등을 사라지게 하며, 유일한 인류가 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인지혁명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같이 살던 여섯 가지 인간 종과 가는 곳마다 수 많은 동물들을 멸종시킨 것일까? 단순히 우리가 남들보다 똑똑해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이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기후의 탓으로 돌리려 하지만, 범인은 우리라고 하면서 책임은 인류에게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류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포유류, 파충류, 조류가 같이 공존하면서 살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살아 남은 동물 중 우리가 키우는 가축의 수는 늘었지만, 그들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도축을 위해 키워지고 있다며 가축의 진화적 ‘성공’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농업혁명은 최대의 사기극이었다’고 말하는데 이는 수렵채집 시절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노동시간은 증가하고 단위 면적당 수확량은 늘어났지만, 기아와 굶주림은 수렵채집 시절보다 결코 나아지지 못했다. 농업을 통해 생산된 것들은 일부 지배층에 귀속되어 갔으며, 그 힘이 축적되어 갔다. 또한, 출산율도 나날이 늘어가게 되었다.

 

경제의 기본 개념은 새로운 윤리의 등장과 함께 이윤은 생산에 재투자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학이 발전하지 않으면 선순환이 어렵게 되고 이윤을 생산에 재투자하는 것이 힘들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많은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런 우리는 자연보다는 정부와 산업의 명령에 복종하게 되었다. 또한, 저자가 말하는 과학혁명으로 인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파괴되어 가고 있으며 회복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우리는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한다.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며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윌 스미스 주연 ‘아이, 로봇(I, Robot, 2004)’의 마지막 장면인 주인공 로봇(A.I.)이 다른 로봇을 향해 손을 드는 장면과 올해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장면은 저자의 질문에 대해 한 번쯤 미리 생각해 보았을 수 있는 장면이다. 이 책을 통해 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역사를 통해 지평을 넓힐 수 있듯이,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 [사피엔스]는 역사를 포함해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어 600페이지는 두껍지 않은 분량이라고 할 수 있다.    

 

 

  중학교 교과 과정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How are you (today)?" "Fine, thank you. And you?"라는 문장은 누구나 접했고,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다. 신기하게도 한국 대부분의 학생은 더 이상 영어가 발전하지 않는다. 지금의 영어 교육이 내가 1990년 초 중학교 입학하면서 처음 접한 영어 교육 방식에서 지금까지 크게 변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각종 영어 관련 서적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지만, 영어가 왜 어려운지, 어떻게 이해를 하고 공부해야 하는지 이 책 [플루언트]와 같이 명확히 제시한 책은 보지 못했다. 물론 내가 읽지 않아서 모를 수도 있긴 하다.

 

  영어의 강점은 표준어가 없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영어를 사용하다 보니 조금씩 그 문화에 맞게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소통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백인 중산층'식 발음을 강요하고, '5형식' 영국의 소수 부유층의 틀에 맞춰 배웠으며, 아시아인이 가장 많이 틀리는 자동사/타동사 구별, 전치사, 관사, to부정사 등으로 배우며 유럽 고급 귀족들이 사용하는 고급 어휘를 사용했다. 이는 영어에서 가장 짜증나는 부분만 골라서 공부를 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즉, 영어 공부를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니, 배운 문법을 기준으로 두면 그들이 사용하는 문장 대부분이 틀리게 된다.

 

  저자는 영어적 머리와 한국어적 머리를 설명하는데 리처드 니스벳 박사의 실험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아래의 '공항 사진 실험'이 바로 그 것이다. 영어 사용자는 비행기 기종이나, 색상, 모양의 변화에 민감했고, 동아시아 언어권 사람들은 사진의 배경이나, 위치가 달라짐에 민감했다고 한다. '큰 것에서 작은 것' 순서로 말하는 동양인과 '작은 것에서 큰 것' 순서로 말하는 서양인의 차이는 우리가 첫번째로 극복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언어 뇌구조의 차이를 설명하고, 그러한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인이 영어를 배울 때 가장 큰 걸림돌 5가지를 분석하여 소개한다. 그 중 세번째로 제시한 문장은 다음과 같다. '셋째, 한국어 단어는 직관적이고 영어 단어는 추상적이다.' 이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다. 나는 한국어가 추상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두 가지를 사용할 때 한국어로 설명하면, 바로 알아듣지 못하는데 영어는 단순하게 문장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반대로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은 영어 공부를 하면서 왜 그런지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었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려면 결국 문법이나 단어 등을 많이 외우기 보다는 언어적 사고의 패턴을 내 머리 안에 들여놓은 다음 그 언어 특유의 문장 구조 골격을 파악하고 간단한 구조로 된 문장을 최대한 많이 써보며 단어의 질감을 익혀야 한다.' 우리는 저자가 말하는 방법의 정반대로만 언어를 배워 왔음을 알 수 있다. 저자 조승연은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어에 능통하고 독일어, 라틴어 독해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 만큼 자기만의 비법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책이 그 것을 집필한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언어 공부에 대한 방법도 공개한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되지 않기에 꾸준히 하길 권한다. 세익스피어의 '소넷'이라는 시를 읽고, 미국 대학에서 추천하는 'Great books' 추천도서인 고전/문학을 원서로 읽고, 서양 철학을 이해하라고 한다. 즉, 처음에 주장했던 언어적 사고를 몸으로 습득하라는 말이다. 매일 조금씩 언어를 이해하고 습득하면, 다른 언어인 영어에 능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수많은 영어 관련 서적에서 비법이라면서 가르쳐 준 것이 결국 저자가 말하는 영어 공부의 일부분임을 깨달았다. 또한, 나처럼 영어를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며 한국 사회에서 상류 계급으로 가는 관문이라고 생각한 점은 반성하게 된다. 지금 인류가 이루어 놓은 평화와 공존의 세기에 일조해야 하며,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으며 저자가 말한 방법을 실천해 옮겨 보아야 겠다고 다짐한다.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영어는 어느 덧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