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빌려온 <리디아의 정원>
그 동안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책 전체가 편지형식의 글이라 채원이도 낯설어 할 것 같고,
왠지 내가 읽어주기 싫다는 느낌이 들어
손이 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도서관에 갔을 때 눈에 띄어 빌려오게 되었다.
빌리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집에 <도서관> 이라는 책이 있는데 <도서관> 책에 대한 작품 설명을
읽던 중 <리디아의 정원>이 같은 작가의 책이란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도서관> 책을 읽고 감동을 느꼈다면 <리디아의 정원>을 읽고도 그럴 수 있다기에
그 때 부터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도서관> <리디아의 정원>은 사라 스튜어트가 썼고, 데이비드 스몰이 그림을 그렸다.
이 둘은 부부라는데 아내가 글을 쓰고 남편이 그림을 그려서 여러 책을 냈다고 한다.
부부가 만든 <리디아의 정원>은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니 <리디아의 정원>에 대한 관심이 더 생기게 됐던거 같다.
드디어 집으로 가져와 책을 읽어 본 순간
정말 그 동안 겉만 보고 판단해온게 너무나 후회스러울 정도로 이 책은
나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제 다섯살이 된 채원이 역시 책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엄마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있다는게 눈에 들어왔다.
우선 그 전에 더 나를 놀라게 했던건 책 한 페이지를 넘겨 보고 채원이에게
"어디서 많이 본 그림 같지 않아?" 라고 물어 봤는데 처음엔 "몰라" 하더니...
잠깐 생각한 끝에 "도서관" 이라고 해서 정말 까무라칠뻔 했다.
한 페이지만 보고도 같은 그림작가가 그린 걸 기억해내다니...
내 딸이지만 정말 눈썰미 하나는 너무 멋진 아이 같다. ^ ^
책을 읽기 전에 우선 채원이에게 이 책은 전부 편지로 되어 있는
책이라고 채원이에게 얘기 해 주었다. 편지를 써 본 아이라 이해는 쉽게
할 수 있을거라 생각이 되었다.
엄마 아빠의 형편이 갑자기 나빠져서 리디아 그레이스는 갑작스럽게
외삼촌에게 맡겨지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처지가
나빠졌지만 리디아 그레이스는 당차다.
'어쩜 이렇게 꿋꿋할 수가?' 라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리디아의 편지 내용을 읽어보면
리디아의 외삼촌은 빵을 만드시는 분이고,
잘 웃지 않는 분이시다.
리디아가 외삼촌을 이렇게 표현한 부분을 읽고 나서 부터
외삼촌의 표정도 함께 살펴보며 글을 읽게 되었던거 같다.
리디아는 꽃을 사랑하고 꽃 가꾸기를 좋아하는 아이다.
편지를 읽어보면 꽃에 대한 리디아의 열정이 마구 묻어나는것 같다.
할머니와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할머니는 꽃을 좋아하는 리디아에게
꽃씨나 알뿌리를 보내주면서 리디아의 꿈을 지켜주시는 분이란 걸 알게 된다.
리디아는 외삼촌의 빵가게에서 빵 만드는 일도 열심히 배우면서
외삼촌이 함빡 웃으실 만한 멋진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 멋진 계획이 뭔지 채원이와 책을 함께 읽으면서 너무 궁금해했던거 같다.
책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부터 리디아가 가꾼 꽃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게 되고
그림도 점점 따뜻하게 변해가는걸 느낄 수 있다.
리디아가 처음 외삼촌이 운영하는 빵가게에 왔을 땐 건물이 삭막하기 그지 없었는데
어느 덧 베란다는 꽃들로 가득차고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많아지게 되었다.
이게 다 리디아가 가꾼 꽃들 덕분이 아닐런지....
"꽃이 피고 있어요. 여기저기, 사방 온데서요"
이 문장을 읽어주면서 내 목소리도 얼마나 희망으로 가득찼는지 모른다. ^ ^
드디어 외삼촌이 함빡 웃을만한 멋진 계획을 공개 하는 날.....
리디아가 꾸민 비밀 장소를 보는 순간 채원이도 나도 모두 "우와~~~~"
란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되었다. 가게의 옥상을 아주 멋진 정원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리디아는 정말 멋진 아이다.
희망을 몰고 다니는 아이 처럼 리디아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밝고,
희망이 넘쳐 날 것 만 같단 생각이 절로 들게 되었다.
리디아가 바라는대로 외삼촌이 웃진 않으셨지만
리디아의 서프라이즈 선물에 대한 보답으로 외삼촌은 리디아에게 멋진 꽃케이크를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또 하나의 소식....
아빠가 취직을 하셔서 다시 함께 살게 되었다는 소식....
리디아가 다시 엄마 아빠 할머니에게로 돌아가는 날...기차역에서 리디아를 꼭 안아주는
외삼촌의 모습은 정말 가슴 진한 감동이었다.
겉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데 서투른 외삼촌이지만 리디아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 만은
분명했던거 같다.
책 마지막 부분까지 다 읽고 그림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다시 살펴 보았다.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을 그림을 통해서도 다시 알게 되었다.
인물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어찌나 세심하던지....
그림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이 어떠한지도 느껴볼 수 있었던거 같다.
이 책은 그림도 꼭 꼼꼼히 살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생각했던것 보다 채원이의 반응도 너무 좋았고,
어른이 나 역시 이 책이 너무 좋은것 만은 분명한것 같다. ^ ^
꼭 소장해서 오래도록 읽어야겠단 생각이 절로 든다.
리디아의정원,
시공주니어,
칼데콧아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