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세의 주인공 브릿 마리는 40년 동안을 주부로 살아왔다.

자식들이 커서 독립하게 된 후 그녀는 오직 남편 켄트만을 위해 살아간다.

과탄산소다로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하고, 정해진 시간에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남편을 위해 존재하는 것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왔던 그녀였다.

그런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브릿 마리는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당장 일자리부터 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고용센터를 찾는다.

하지만 브릿 마리의 연령대와 40년 경력단절 본인이 젤 잘하는 건 십자말풀이라는 대답은그녀의 일자리를 구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렇게 고용센터 담당 직원은 내일만 기약하고 그녀는 계속 찾아가고의 반복.

그러다 일자리를 찾는 건 자신이 죽었을 때 자신의 존재를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이유라는브릿 마리의 안타까운 사정 얘기가 통했는지.., 브릿 마리는 드디어 일자리를 구하게 된다. 보르그라는 곳의 폐쇄 직전의 레크리에이션센터 관리인이었다.

보르그로 말할 것 같으면 경제위기로 인해  대부분사람들이 빠져나가 소수의 사람들만이 남아있는 지역이었다. 그렇게 열악한 조건과 환경속에서 브릿마리의 보르그 생활이 시작되는데...

브릿마리의 삶은 항상 리스트에 적힌대로 움직였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일을 하며 규칙적으로 사는 것.

그 틀에서 한번도 벗어나본 적이 없던 그녀가 보르그라는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을 묶어놓았던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게 된다.누구를 위한 삶이 아닌, 브릿마리 자신으로 살아가게 된 것이다. 

평생을 자신으로 살지 못한 삶을 살았던 주인공이었기에 그녀의 마지막에서 보여준 용기는 통쾌하기도 하고감동적으로 와닿았던 것 같다.

희노애락이 담긴 소설이라고 할까.. 과탄산소다를 과하게 사랑하는 브릿마리, 따뜻하고 유쾌한 보르그 사람들..이들의 이야기와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들고 나타날지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여름에 18년 동안 편의점 알바를 해온 작가의 자전소설이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 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해서 편의점에서 팬사인회를 하는 모습이 포착된 사진이 실린 기사를 봤었다. 너무 흥미로운 얘기라서
국내에도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짧은 시간 만에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되다니.. 정말 반가웠다.

우스갯소리인지 사실인지.. 일본은 편의점 알바만으로도 먹고사는 게 가능하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돌아서
또한 일본의 편의점 문화가 워낙 잘 발달되어 있다 보니 일본은 편의점에 대한 인식이 다른 나라의 비해서 특별하다는 생각이 있어서..
저자가 18년이나 편의점 알바를 했다는 얘기는 뭐.. 일본에서는 그리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닌가 보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역시 편의점 알바에 대한 인식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서른여섯 살의 주인공 후 루크라는 편의점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대학생 때부터 시작된 알바였는데 어느새 18년을
하고 있다. 후루쿠라는 한 번도 취직을 해본 적이 없었으면, 취직할 마음도 없다. 오로지 편의점..편의점 일이 그녀 인생에 전부인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연애나 결혼도 하지 않고 직업도 없이 편의점 알바를 하는 서른여섯 살의 그녀를 정상인으로 보질 않는 것이다. 그동안은 비정상이 아니라는 걸 반박하기 위해 각종 변명으로 둘러댔지만 ..이젠 이마저도 통하지가 않게 된 것이다.
그런 그녀 앞에 시라하 라는 남자가 나타나면서 그녀의 일상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 책은 18년 동안 편의점 알바를 했던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낸 자전적 소설이다.
한 가지 일을 10년 이상하면 전문가가 된다고 하던데.. 저자는 거의 20년 가까이 편의점 일을 해왔으니..저자의 경험이 담긴 이 책은 더 특별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정한 정상인의 기준에 들기 위해 자신을 숨기고 정상인인 척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슬프기도 하면서, 이런 모습이 어쩌면 현재의 우리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모로 씁쓸함을 안겼던 작품이었던 거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정말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남자의 욕망, 지질함 들을 적나라하게 그렸다고 해야 할까.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건달들이거나 건달과 연관되어있는 사람들.. 건달, 사기꾼, 삼류 포르노 감독, 마사지사 등 밑바닥 인생들이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다소 거친데 그렇다고 책 분위기가 어둡다거나 하진 않다. 이 책은 블랙코미디이기 때문이다. 손 발이 묶인 채로 흙구덩이 속에 파묻었는데 흙을 먹어치워 3일 만에 흙구덩이에서 나온다거나, 사기 치고 도망간 놈 잡아다가 손가락을 절단한다거나 끊임없이 서로서로를 뒤통수치고.. 사기 치고.. 식겁하게 만드는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남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는 시종일관 실소를 터트리게 만든다.보다 보면 뭐 이런 인간들이 다 있나 싶고.. 읽으면서 내가 이런 인간들의 이야기를 뭐 한다고 읽고 있나 싶은데.. 이게 등장인물들이 자꾸 서로 사기 치고 뒤통수치고 그러니깐.. 결말을 예측할 수가 없다. 거액의 다이아를 서로 갖겠다고 찌질의 절정을 보이는 등장인물의 찌질월드에 빠져 쉴 새 없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어느새 끝을 향하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결말에 생각지도 못한 감탄을 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천명관 작가가 왜 뛰어난 이야기꾼이라고 불리우는지 알 것 같다.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 했다.등장인물들의 활약이 눈앞에서 정신없이 그려지는데 이건 영화로 만들 수밖에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락 소설로 더없이 읽기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