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장편소설
<오베라는 남자>로 유명해진 프레드릭 배크만의 새로운 작품을 만나보았다.
귀여운 빨강머리에 파란 눈동자,,, 두빰에 주근깨 소녀 엘사의 표지 장면만
보더라도, 프레드릭 배크만의 새로운 작품의 세계가 기대만발인 이유이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엘사네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들의 다양성만 보더라도
프레드릭 배크만의 상상력을 엿보는 시간이기 충분하다.
일흔여덟의 괴팍한 성미의 할머니는 어린 엘사를 만나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활발했던 직업에서도 손을 놓을 만큼 손녀에 대한 사랑이
넘쳐났다. 그러기에 충분한 교감을 갖고 엘사와 할머니만의 독특한
제 2의 세계에서 엘사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 주게 된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는 등장인물 만큼이나
엘사의 또다른 상상력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그녀의 상상력을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페이지가 훌쩍 넘어가 버린 것을
알 수 있는 순간 이 책의 매력에 풍덩 더 빠지게 된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장편소설에서 오베라는 남자를 읽은 나로서는
그의 글의 매력에 다시 한번 빠져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엘사의 같은 아파트 같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마치 하나하나의 단막극을 보는 듯하였으나 전체가 어울려져
재미와 감동을 하나로 아우르고 있었다.
어느새 책의 중반을 넘어갈 수록 엘사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의 매력에 프레드릭 배크만을
한 번 더 칭찬하게 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할머니가 사랑한 엘사, 그 사랑을 할머니의 빈자리를 확인하고서야
하나씩 느껴보는 엘사, 그리고 엘사의 엄마,,,
할머니의 모순 같은 단점, 그리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엘사,,,
잔잔하게 풀어나가는 엘사의 마음 상태에서 어른들이 반성하게 되는
순간이 오는 건 이 책의 매력일 것이다.
이혼한 엄마에게서 혼자 자라게 되는 엘사가 갖게 되는
어린 시선에서 바라보는 순수한 관점들은 어른들의 마음을
녹여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의 작품에 빠져들어
감동과 잔잔한 여운을 주고 있었다.
아주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프레드릭 배크만의 특유의 재치로
읽는 재미를 솔솔 느끼게 해주는 가벼우면서 야무딱진 꼬마 엘사의
매력이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나도 누군가의 딸이였기에, 나도 누군가의 엄마이기에,,,
나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죽음을 맞이하고픈 한 인간이기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의 프레드릭 배크만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할머니가미안하다고전해달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