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동아 11월호 기사 중 길위의 레스토랑이라는 주제로 여러 종류의 음식 트럭을 취재한 것이 기억에 남았는데요. 일반 가게보다 위치도 이동이 편하고 생각보다 할 수 있는 종류도 많아서 관심이 갔습니다. 요즘 젊은 층에서도 이런 트럭 창업을 많이 하는데 아이디어가 톡톡 튀더군요. 여성들의 미용음료로 각광받고 있는 리얼주스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에 착안하여 100%과일과 채소를 착즙해 주스를 만드는 더주스박스, 건대 광장에서 직접 패티를 다져 만든 햄버거를 파는 핸인핸버거, 가마솥에 볶은 김치볶음밥을 파는 미스꼬레아, 신선한 샐러드와 와인을 파는 젠틀키친까지. 불황을 극복하고 잣니만의 길을 찾아 나선 푸드 트럭 창업자들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축제장소나 사전 예약된 단체에 출장도 간다고 합니다. 흔히 창업하면 분식집, 치킨집, 호프집들을 많이 생각하는데 이런 푸드트럭은 소자본에 처음 창업을 시작하는 분들에게도 알맞을 것 같습니다. 저도 여건만 된다면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방송에서는 모습을 못본지 오래된 이혜영씨의 소식도 실려 있었는데요. 그녀의 작품과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이 인상깊었습니다. 예술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녀의 그림을 보니 그녀가 가진 상처가 그림에 녹아들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그래 알았어>라는 그림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이 그림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잊지 못하는 어머니를 위로하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59세의 나이로 보디빌더에 도전한 인순이씨 기사도 눈에 띄었는데요. 가수로 성공한 그녀가 늦은 나이에 또 도전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3개월 동안 식단조절과 운동을 통해 보디빌더로 거듭난 모습을 보니 의지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무엇을 시작한다는 것이 망설여지고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데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방 인테리어와 건강 등 여러 기사가 실려 있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바로 12감각 사용 설명서 였다. 촉각,생명감각,고유운동감각,균형감각,후각,미각,시각,열감각,청각 등인데 시각,청각,후각,촉감등은 익히 알려져 있던 감각이지만 생명감각,열감각이 있다는 것은 이 기사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는 이 간단한 행위가 생명감각이니 말이다. 각 감각들이 발달하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는데 각 가정의 아이를 관찰 후 어떤 감각이 잘 발달되어 있는지 또 어떤 감각이 부족한지 알아두면 부족한 발달 부분을 채울 수 있어 좋을 것같다.

 

아이방 인테리어 기사들에서 눈에 뜨었던 것은 풍수지리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흔히 알고 있듯이 녹색이나 청색이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철제나 유리보다는 원목이 좋고 침대 배치는 동쪽이나 남쪽이 좋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러한 풍수지리를 미신적인 측면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생활에서 따져보면 과학적인 측면에서도 맞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녹색은 눈의 피로를 덜어주며 청색은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나는 주부도 아니고 아이가 없는 미혼이지만 재미있는 기사들이 많았던 것 같다. 다락방 인테리어 기사 사진들은 보는 것 만으로도 색색깔 예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특히 얼마전 화제가 되었던 김영만 아저씨가 알려주는 종이접기 코너도 흥미로웠다. 요거트 만드는 방법과 요리 만드는 몇가지 방법도 실려 있어 유용한 것 같다.

 한 동네에 쓰레기로 뒤덮혔던 집이 있었다. 아무도 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었던 집.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버린 오물 냄새가 진동하고 동네 아이들이 사고를 치던 집. 쌓여진 쓰레기와 잡동사니만큼 그득한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무성한 소문으로 가득했던 집.

 한 동네에 누구가를 기다리는 집이 있었다. 엄마를 기다리며 지냈던 두자매의 집. 아빠 명길이 돌아오길 바라던 재성이의 집. 면회 한 번 가보지 못한 아들 재성을 기다리던 명길의 집.

 

 떡국 한 그릇을 마지막으로 운명한 할머니의 아들에게 칠보보석함을 전달해 주기 위해 기다리던 영감을 비롯해 어쩌면 동네사람들도 감나무만 홀로 남아 지키고 있는 그 집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손가락질하며 갖가지 소문을 만들어냈지만 흉가같은 그 집의 주인이 돌아와 다시 온기를 불어넣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목욕탕집 여사장이 집을 고쳐짓는 인부들에게 떡을 사다 나눠준 것을 시작으로 서로 안부를 물으며 웃으며 인사하며 온 동네 사람들이 담장짓기에 나서 참여한 것을 보면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간다. 출근을 하며 나갔다 퇴근을 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학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여행을 떠났다 집으로 돌아온다.

"여기 있어요, 나랑. 집에는 아버지가 있어야 되잖아."

재성의 말 한마디에 명길은 주저앉고 만다.

"이 사람아. 집 놔두고 어딜 가려고."

기다리는 집, 나를 기다리는 집, 나를 기다리는 가족.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하던, 불행하던 삶을 지탱하고 계속해서 살아나갈 수 있는 이유의 한 부분이 되어 주는 것 같다.

기다리는집, 황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