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헌혈을 했었다.
사실 2년에 한번쯤은 하고 있다.
헌혈하러 들어가니 장소도 괜찮고, 젊은 사람도 몇 보인다.
그런데 한마음 혈액원은 뭐지?
헌혈이라면 여태 적십자밖에 모르던 난 집에 돌아와 냅다 검색어를 두들겼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 헌혈을 하는 곳은 크게 두 곳.
적십자와 한마음 헌혈원 두곳이라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두 곳이 서로 경쟁 관계인 것도.
어쩐지 옛날 헌혈할 때보다 과다하게 기념품을 준다 했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다.
뭐, 나쁘지는 않다.
적십자사 뿐 아니라 한마음 혈액원에서 받는 증서 또한 동일한 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말 나온 김에 그 기념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넘어가보자.
요즘 헌혈을 하게 되면 초코파이와 음료수 말고도 기념품을 받게 된다.
나 같은 경우 5천원권 문화 상품권, 극장 애매권, 교통카드, 목 배게, 빠리바게트 5천원 상품권, 타올, 우산... 등등
대략 10종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럼 그 중 과연 진정한 기념품으로서 가치가 높은 것은 어떤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기념품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두고 두고 자신이 그 일을 했음을 떠올릴 수 있을 것.
둘째, 실생활에서 유용할 것.
세째, 다른 사람들에게 내보임에 있어서 부끄럽지 않을 것.
네째, 또 다시 그 일에 동참하고픈 욕구가 생길 것.
다섯째, 다른 사람들도 참여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할 것.
여섯째, 가급적 항시 몸에 착용가능할 것
그런데 현재의 기념품 중 위의 여섯가지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과연 몇가지나 될까?
현재는 없다고 봐야한다.
문화상품권과 영매권, 기타 상품권들은 비록 현재 사용하기에 유용할지는 모르지만
두고 두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추억하기란 불가능하다. 즉, 일회성이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5천원에 매혈하는 것과도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우산이나 타올은 어떨까?
충분히 기념품적인 가치는 있지만, 늘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비 올 때나 세면 할 때만 사용가능하다.
목 배게 또한 늘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 기념품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은 'I'm Blood Donor'이란 문구가 새겨진 교통카드다.
나 역시 교통카드를 선택했는데, 사실 이것 또한 문제가 있다.
교통카드는 어지간하면 오래 사용하게 된다.
즉, 다음에 다시 헌혈을 했을 때, 같은 기념품을 고르기가 힘들어 진다.
차라리 내 생각엔 요즘 누구나 다 사용하는 USB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2GB USB가 대략 7-8000원 정도 한다. 대량으로 구입하면 단가는 더욱 떨어질 터이다.
그럼 그것을 년도 별로 색을 맞추는 것은 어땠을까?
비록 용량은 적지만, 그래도 유용하게 쓰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