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앉아서는 천리를 보고 서서는 만리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지닌 남자가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대인이 각종 자기 계발서를 뒤적이며 갖추기를 희망하는 늙지 않는 상상력, 창의력, 용기, 끈기, 추진력, 심미안, 언변력, 리더쉽을 모두 가진 그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살아 있는 전설이자 신화가 됨으로서 이를 스스로 증명해보였다. 우리가 절대로 당해낼 수 없는 엄친아, 엄친딸도 혀를 내두르는 극강의 존재.  다음 행보에 대해 사그라지지 않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를 우리는 [스티브 잡스]라 부른다.

 

 

 

오늘의 신제품이 내일의 구제품이 되는 21세기. 물건도 사람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도 뒤쳐지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 변함 없이 젊음과 신선함, 새로움을 뽐내는 기업, 애플의 주인 스티브 잡스에 대한 관심은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삶은 물론이요, 터틀넥과 청바지로 대표되는 패션, 마케팅 능력, 연설, 업무력, 교섭력, 명언 등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련된 서적이 넘쳐나니 이쯤되면 아이콘을 넘어 21세기판 위인이다. 너무 대단하게 느껴져서 삐딱한 시선으로 흠을 잡을 수도 없다. 브랜젤리나도 울고 갈 관심의 대상 스티브 잡스, 당신은 대체 누구십니까?

 

 

1955년 세상의 빛을 본 그는 곧 친모의 손을 떠나 폴과 클라라 잡스에게 입양된다. 비록 친부모 손에서 크지는 못했지만 이 운 좋은 남자는 그를 믿고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 해주는 따뜻한 양부모를 만나 실리콘 밸리의 출발점이었던 마운틴 뷰, 팰러앨토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자란 도시, 타고난 머리, 이웃이었던 엔지니어들, 그를 다루는 법을 알고 있었던 선생님..둘러싼 무엇 하나 그에게 득이 아닌 것이 없었던 스티브는 스스로 다른 중학교에 전학가기를 결정함으로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스티브 잡스의 모습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전학때문에 로스앨터스로 이사한 그는 컴퓨터를 일찌감히 접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애플>의 동업자, 스티브 워즈니악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몇 년 뒤 몇 번의 우열곡절 끝에, 마침내 두 사람은 <애플>이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된다. 20대의 나이에 이미 엄청난 부자가 되고, 회사는 초창기 모습을 떠올릴 수 없을만큼 규모가 커졌지만 그가 추진한 프로젝트의 실패와 CEO로서의 자질 문제로 본인의 회사에서 쫒겨나는 수모를 겪는다. 좌절하기 보다는 패기있게 <넥스트>라는 회사를 창립해 <픽사>라는 컴퓨터 그래픽 회사를 인수했지만 긴긴 시간, 점점 더 실패의 늪으로 빠져들던 그에게 전환점이 찾아왔고 이로 인해 다시 <애플>로 돌아오게 된다. 자신이 부재한 동안 가라앉을대로 가라앉은 <애플> 내부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췌장암까지 이겨내며서 아이맥, 아이팟, 아이튠스에 이어 아이폰까지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이로서 당당히 IT 업계의 왕좌를 탈환하였다.

 

좌절과 실패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그가 갖춘 자질과 직관력이 더해진 결정, 거기에 적재적소에 나타나 그를 성공으로 이끄는 행운, 인물, 상황 등으로 하늘까지 돕는 남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격까지 완벽하다고 할 순 없었다. 친딸을 부정하기도 하고, 안하무인에 독불장군, 직원 괴롭히기, 똥고집에 복수심까지...하지만 목숨을 위협했던 췌장암을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마침내 포용력과 인간적인 면모를 갖추게 된다.

 

 

자신이 하는 일을 너무도 사랑해 파고들었을 뿐이라는 그는 세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 기존의 플로피 디스크 대신 선택한 CD롬 드라이브와 모든 필요 장치를 내장시킨 일체형 컴퓨터 아이맥,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인 아이팟, 많은 음악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불법 다운로드 현상을 약화시킨 아이튠즈, 그리고 그와 멀리 떨어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2010년 핫이슈 중 하나가 된 스마트폰, 아이폰을 개발하며 세계적인 문화를 양산하는 인물이 되었다. 더군다나  <애플>의 제품들은 미적으로 예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더해 기계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는 평가를 듣는다니...그에게 찬사와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책을 읽으며 계속 생각나는 속담, ’쇠는 두드려야 강해진다’. 젊은 시절 정신적 깨달음을 위한 방황과 사업에서의 커다란 실패는 되려 그를 더욱 강인하게 했다. 거기에 나이가 들면서 유연해진 사고와 성격으로 바위까지 마모 시키는 물의 강함이 더해진 스티브 잡스. 화제가 되었던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문 끝에 그가 강조했던 말,  "늘 배고파라, 늘 어리석어라. (Stay Hungry, Stay Foolish)"을 가슴에 새기며 책을 덮었을 때 모든 부정적인 요소와 순간들을 오히려 터닝 포인트로 만들어버리는 스티브 잡스에게서 (그에게는 한참 모자라지만) 내가 속한 사회에서 용기를 갖고 원하는 일을 향해 희망과 함께 무한히 도전할 에너지를 얻은 것 같아 가슴이 뜨거워졌다.

 

 

굴곡 한 번 없이 평이하거나 시시한 것과는 거리가 먼 그의 인생을 보며 우리가 따르는, 존경해마지 않는 아이콘이 스티브 잡스라서 참 행복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스티브 잡스 이야기>. 그를 롤모델로 꿈꾸며 자란 세계의 청소년들 사이에서 제 2, 제 3의, 아니 무수한 스티브 잡스가 탄생하길 바라며 아직 건재한 그에게서 한계와 불가능을 뛰어 넘어 현대인들에게 스스로 만족하는 성공과 삶에 대한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 줄 그의 신화가 몇 챕터가 더 보태진 개정판 <스티브 잡스 이야기>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스티브 잡스, 만나서 참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