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면 지겹도록 해야하는 일일텐데 벌써부터 그럴 필요 없다!". 간단하게 지내도 될 터인데 아직도 구색에 맞춰 추석 음식을 장만하는 어머니를 도우려하자 손사래를 치며 한 말씀 하신다. 종종 설겆이도 시키시고 어디가서 굶으면 안된다며 음식 만드는 법도 가르치시면서 정작 팔을 걷어부치고 부엌일을 하려고 하면 어머니는 못마땅해 하신다. 고단하고 하루도 거르면 안 되지만 눈에 띄지 않는 주부로서, 어머니로서의 일들에 관심 가질 필요 없다는 말씀 사이에는 "나처럼 고단하게 살지 말아라~"라는 의미가 늘 숨어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부모님처럼 살고 싶습니까?’라는 설문에 남성의 70%, 여성의 20%가 긍정의 답을 하였다는 조사결과가 그것이다. 아버지처럼 살고 싶은 아들과 어머니처럼 살기 싫은 딸들. 어머니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이 딸이건만, 그렇기에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딸들이란 말인가?! 어쩜 그리 한결같이 자식과 남편을 위해 희생하고 끊임없는 사랑을 쏟아부을 수 있는지... 성인이 될수록, 나이가 들수록 어머니에게 끝없는 감사와 함께 연민의 감정이 커져간다.


각종 도서 베스트셀러 차트 1위에 자리 잡는,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자주 추천받은 책 "엄마를 부탁해". 제목부터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일 것을 예감하고 일부러 외면하길 몇 달... 책을 읽으며 내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할까봐, 혹은 어머니의 사랑의 크기에 미치지 못했던 자식으로서의 지난날의 언행을 자책하게 될까봐 두려웠던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내어 첫 장을 넘겨본다.

자식들을 만나러 서울역에 도착한 어느 날 사라져버린 어머니. 치매를 앓고 있던 어머니는 사람 많은 역에서 그만 아버지의 손을 놓치셨고 그 뒤로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어머니를 찾고자 아들, 딸들은 노력하고 그 속에서 어머니의 과거와 현재, 존재감과 빈자리, 비밀과 진실 등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가족들이 속을 태우며 보낸 몇 달 뒤, 어머니는 홀연히 나타나 편안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

참으려해도 흐르는 눈물. 책을 읽는 내내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때문에 몇 번이나 책을 덮어야 했는지 모른다. 불쌍하고, 속상하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속을 헤집고, 찌르고, 꼭 쥐어짜듯 고통스럽게 해 슬픔이 가득 차올랐다.

잘 배우지 못한 시골 출신에 넉넉치 못한 살림, 거기에 가족애가 부족한 남편, 어느덧 훌쩍 자라 집 떠나 바쁜 도시 생활을 하느라 살갑지 않은 자식들을 둔 어머니의 이야기를 책 첫머리 즈음엔 신파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차가운 오만과 오해였던가싶어, 신경숙 작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했던 "엄마를 부탁해".

분명 개인적 학력, 경제력, 환경에서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객관적 우위에 놓인 내 어머니의 모습과 겉보기에는 확연히 다르지만, 그들이 지닌 희생과 헌신, 그리고 뜨거운 사랑이라는 공통분모가 자꾸만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하며 나를 죄스럽게 하는 것을 막을 길이 없었던 한 어머니의 이야기. 세상의 모든 종류의 사랑이 이런 모습이라면 아파할 것도, 속상할 것도, 외로울 것도 없으련만, 이런 사랑은 반드시 어머니여야만 가능한 것인가 싶어 또 한 번 가슴이 에인다.

큰 딸, 아들, 남편, 막내딸을 차례로 조명하며 그들과 얽힌 어머니의 삶이 실타래가 풀리듯 이야기될때마다 보이는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미처 말하지 못했던 해묵은 감정들이, 점점 더 소홀해져가는 부모자식간을 상기시켜 슬픈 동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 또한 자유롭지 못한 그들이 느끼는 뒤늦은 후회와 깨달음에 발을 동동거려보지만, 결국 그들과 같은 허탈감에 또다시 눈물이 흐른다.

수많은 짐을 온 몸 빈 곳 하나 없이 얹고 있으면서도 도움 한 번 청하지 못하고 이고 지고 들고 인생길을 걸어 나아가야하는 어머니들... 이런 어머니들을 보듬고 보살피길 원하는 듯한 제목 "엄마를 부탁해". 이야기를 읽어 내리는 동안 느꼈던 아픔이 아직은 늦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새로이 어머니에게로 향한 사랑을 뜨겁게 달군다.

신경숙 작가의 풍부하고 따뜻한 감성이 가득한 책을 덮고 조심스레 다가가 어머니를 뒤에서 꼭 안으며 나즈막히 뇌인다. "엄마를 부탁해줘서 고마워!

 

 

 

앳된 얼굴로 "누난 내 여자니까"를 외치던 이승기가 많은 이들의 우려를 뒤로 하고 <강심장>의 진행까지 잘 해내고 있습니다. 한 프로그램에서 그 비결을 묻자 "유명 진행자들의 프로그램을 보면서 멘트 하나하나를 따라해 보았습니다."라고 답을 합니다.
언제나 혁신적이고 사람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제품만을 출시하는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 과연 우리도, 말까지 잘하기로 소문난 스티브 잡스가 내뱉는 문장 하나하나를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그처럼 말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영어로 말입니다.

 

 

말을 한다고 모두 달변가가 아니듯, 영어 실력이 좋다해도 영어 스피치 능력 또한 그에 비례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무척 슬프게 느껴집니다. 한국어로도 발표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점차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요구 받는 일이 많아지니 이만저만 난감한 것이 아닙니다. 꽤 괜찮은 영어 실력을 지닌 입사 선배가 열성적으로 아이디어 발표를 하지만 점점 필요없는 말이 길어지자 원어민 상사가 떪떠름한 표정을 짓습니다. 좀 더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의 방법을, <스티브 잡스처럼 말하라>에서 얻을 수 있을지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첫 장을 넘깁니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분석하며 그 방법을 모색하는 1부의 1장에서는 그의 전반적인 발표 진행법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어떻게 오프닝을 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는지, 각 주제를 어떤 식으로 나열해 이야기 하는지, 주제가 바뀔 때 전환법, 파트너와 게스트의 소개와 파트너쉽의 설명법, 고객에게 감사하거나 실망시킨 점을 사과하는 방법 등 원활하고 매끄러우며 자연스럽지만 마치 하나의 쇼를 하듯 사람들의 눈과 귀를 집중 시키는 진행법을 보여줍니다.

 

2장에서는 판매실적, 매출보고, 시장점유율, 목표 시장점유율, 미래 시장점유율 말하기를 다루는데, 매우 우수한 자사 제품을 칭찬하며 안정적이고 믿음직한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음을 알려주며 회사에 대한,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예를 드는 법, 구체적 설명을 붙이는 법, 인용법을 통해 이야기에 살 붙이기 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3장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의 핵심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제품 설명법을 분석합니다. 신제품 소개, 제품의 장점과 희망, 공감대를 형성하며 불편하지 않게 이야기하는 가격, 예약주문과 판매에 대한 이야기법과 함께 자료나 광고나 실제 제품 등 비주얼 자료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최면에 가까운 만족스러운 결과와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술 또한 익힐 수 있습니다.

 

4장에서는 내용 요약/정리법, 질문을 통한 메세지 강조법, 해결책과 방안 설명법, 발표시 예상치 못한 위기 탈출법과 함께 프레젠테이션 마무리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끝까지 사람들을 발표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면서 확실하게 그 내용을 각인시키는 마무리의 예를 끝으로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분석은 마무리 됩니다.

 

 

 

 

 

1부에 이은 2부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편지 쓰기법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 유명한 애플사의 "Think Different" 광고 이야기와 함께 시작되는 1장은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광고가 시작됨과 그 의미를 알리며 애플사의 재창조를 위해 힘써주기를 부탁하는 미공개 편지를 보여줍니다. 간결한 문장이지만, 그 내용과 그 속에서 느껴지는 스티브 잡스의 마음은 편지를 받는 이라면 누구나 가슴 뭉클함을 느낄 수 있으리만큼 진한 감동을 줍니다.

 

2장은 췌장암 투병시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볼 수 있는데 병 치료의 시작과 건강 이상설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과 자신의 부재에 대해, 회사에 미래에 대헤 걱정하는 이들을 안심시키는 글을 통해 그가 좋은 대표이자 리더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습니다.

 

3부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이메일 주소와 함께 그에게 편지 쓰는 법에 대해 간략하게 다룹니다. 실제로 이 책의 작가가 그에게 쓴 편지가 실려 있어 깜짝 재미를 더합니다.

 

4부는 각종 인터뷰와 연설 속 스티브 잡스 말하기법을, 5부는 다시 돌아온 애플을 변화시키고 새로이 목표를 향해 모두가 힘을 합쳐 나아가길 격려하는 1997년 프레젠테이션 전문을 통한 말하기법을 보여주며 <스티브 잡스처럼 말하라>는 마무리 됩니다.

 

 

 

어느 정도 실망할 수도 있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스티브 잡스처럼 말하라>는 실용적으로 쓸 만한 표현법과 더불어 효과적인 영어 발표법이 잘 분석, 정리되어 있어 실제 영어 프레젠테이션의 능력 향상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매끈한 진행법과 강조법은 밋밋하고 지루하기 쉬운 발표시간에 활력과 개성을 심어 줄 수 있을 것 같고 간략하고 핵심을 강조하는 그의 화법을 따라한다면 의견과 아이디어를 좀 더 깨끗하고, 군더더기 없이 확실하게 피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MP3를 활용해 공부한다면 발음과 억양 또한 다듬을 수 있을 것 같아 여러 방면으로 재미있는 공부법이 될 것 같습니다.

 

 

영어 발표법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선택한 책이었지만, 철학과 가치관, 애플사와 직원들에 대한 애정, 스티브 잡스라는 한 인간에 대해 보여줌으로서 왜 그가 우리 시대의 아이콘일 수 밖에 없는 지를 알 수 있어 단순한 영어책, 그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영어와 친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그의 말과 편지를 한글 번역으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다수의 어학 도서가 더 쉽고 더 능률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제시하지만, 21세기 많은 현대인들이 우러러보는 스티브 잡스와 함께 하는 영어 공부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의 정신으로 열심히 반복하여 공부한다면 누구나 스티브 잡스처럼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스티브 잡스처럼 말하라>로 많은 직장인과 학생들이 유익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자, 그럼, 모두 따라해 봅시다, 스티스 잡스처럼 말할 그 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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