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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수를 써서라도 월문을 무림 최고의 문파로 만들겠다!

야심에 찬 백문주는 버려진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사파 마두의 마공을 익히게 한다.

“월문의 제자가 된다면 넌 그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네가 내가 준비한 모든 수련을 견뎌낸다면. 하겠느냐?”

그렇게 백문주의 야망으로 원치 않은 마(魔)를 품게 된 젊은 영웅들은 그에게 실컷 이용당하다가 버림받고 마는데…….

정사의 구분은 무공에 있지 않고 그 사람의 마음에 있는 법.

육마의 신공을 익힌 칠랑의 여정이 시작된다!

정통 무협 테이스트가 살아 있는 소설로 명예를 지킬 기회를 주고, 갚아야 할 은원은 반드시 갚는 주인공의 행보에서 독자들은 강호를 떠돌며 의와 협을 행하는 정통 무협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탄탄한 설정으로 만들어진 밀도 있는 캐릭터와 등장인물 간의 얽히고설킨 갈등 관계가 만들어내는 에피소드가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칠마선문 9

목차

제1장 일초의 검식
제2장 침묵 속의 대치
제3장 황사평
제4장 혼돈(混沌)의 땅
제5장 기습
제6장 절대고수
제7장 길 없는 길
제8장 간웅들
제9장 옛 사람들
제10장 사악한 마공

바람이 불어 옷깃을 날렸다. 시월은 산보를 나온 사람처럼 바람에 몸을 맡기고 서 있었다.
검은 그의 허리 중단에서 살짝 고개를 들고 있었는데, 그 자세가 공격을 하려는 자세인지 방어를 하려는 것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어찌 보면 아예 싸움을 그만두려는 모습 같기도 했다.
더군다나 그렇게 서 있는 시월에게선 어떤 진기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전혀 공력을 끌어올리지 않은 모습, 당연히 그의 검에도 검기의 흔적이 없었다.
반면에 천마후의 검은 기운은 처음에는 그녀의 몸을 완전히 휘어 감고 있다가 서서히 그녀의 검으로 그 기운들이 흡수되고 있었다.
그녀의 기운이 검에 모일수록 검은 더욱더 짙은 검은색으로 변해 갔는데 급기야는 그 검은 기운마저 사라져 한순간 검의 형제가 사라져 버렸다.
검의 모습이 사라진 자리에는 오직 검의 잔영만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며 그녀의 검이 여전히 진기를 머금고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꿀꺽!
시월의 뒤쪽에서 검옹 천복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시월의 실력을 알고 있으면서도 검을 투명하게 만드는 천마후의 전율적인 공력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검옹 천복이었다.
그는 만약의 경우 시월을 구하기 위해 달려들 준비를 하기 위해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진기를 끌어올리고 손은 검의 손잡이에 얹혀 놓았다.
시월과 천마후의 생경한 대치는 일각 정도 이어졌다. 두 사람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그 일각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순간, 투명하게 변한 천마후의 검이 그녀의 손을 떠났다.
그러고는 천천히 앞으로 전진하는가 싶더니 한순간 굉음과 함께 시월을 향해 폭사했다.
쾅!
검에 깃든 강력한 진기와 빛처럼 움직이는 속도가 만들어내는 파공음이 산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굉음이 터지는 순간 시월이 가볍게 검을 사선으로 그어 올렸다.
아이가 손에 든 나뭇가지를 휘두르는 것 같은 가벼움, 하지만 군더더기 하나 없는, 오직 검의 빠름에 집중한 시월의 초식은 천마후의 검보다 빨리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다음 순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벌어졌다.
쩡!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쇠 부러지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앞서 천마후가 만들어낸 파공음보다 약하지만, 그 소리보다 훨씬 날카로운 파열음이었다.
그 파열음이 터져 나오는 순간 허공 한 지점에서 흑과 백의 빛이 뒤섞인 섬광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쿠우우!
빛의 파도가 퍼져나가자 주변의 나무들이 강풍에 휘어지듯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주르륵!
시월의 몸이 일 장 정도 뒤로 밀리더니 비틀거리며 다시 반 장을 물러난 후에야 겨우 몸을 바로 세웠다.
그의 얼굴은 파리하게 변해 있었고, 검을 든 팔은 잘게 떨렸다.
천마후 역시 이번만큼은 자신의 자리를 온전히 지키지 못했다. 대여섯 걸음 뒤로 물러난 천마후도 검을 내린 채 크게 숨을 고르고 있었다.
적지 않은 내상을 입어 내부에서 들끓는 진기를 진정시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상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빨리 회복한 사람이 선공에 나설 경우 당하는 쪽은 치명적인 위험에 빠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누가 먼저 상대를 다시 공격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하느냐가 승패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검옹 천복이 몸을 날려 두 사람 사이에 내려섰다.
“그만합시다!”
검옹 검을 뽑지 않은 채 천마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천마후를 따라온 중년 마인이 재빨리 천마후 앞을 가로막았다.
“검을 들었으면 승부를 내는 것이 무인의 도리 아닌가요?”
거친 숨을 쉬며 천마후가 물었다.
“젠장… 무인의 도리 따위를 거들먹거리는 건 정파의 영웅입네 하는 자들의 몫 아니겠소? 명색이 마도 종주라는 천마궁의 후계자에게 어울리는 말은 아닌 것 같소. 아! 오해는 마시오.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니까.”
“…지금 검옹께서 날 공격하면 날 벨 수도 있을 텐데 왜 이 싸움을 멈추려 하시죠?”
천마후가 다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