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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수를 써서라도 월문을 무림 최고의 문파로 만들겠다!

야심에 찬 백문주는 버려진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사파 마두의 마공을 익히게 한다.

“월문의 제자가 된다면 넌 그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네가 내가 준비한 모든 수련을 견뎌낸다면. 하겠느냐?”

그렇게 백문주의 야망으로 원치 않은 마(魔)를 품게 된 젊은 영웅들은 그에게 실컷 이용당하다가 버림받고 마는데…….

정사의 구분은 무공에 있지 않고 그 사람의 마음에 있는 법.

육마의 신공을 익힌 칠랑의 여정이 시작된다!

정통 무협 테이스트가 살아 있는 소설로 명예를 지킬 기회를 주고, 갚아야 할 은원은 반드시 갚는 주인공의 행보에서 독자들은 강호를 떠돌며 의와 협을 행하는 정통 무협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탄탄한 설정으로 만들어진 밀도 있는 캐릭터와 등장인물 간의 얽히고설킨 갈등 관계가 만들어내는 에피소드가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제1장 유시무종(有始無終)
제2장 증발(蒸發)
제3장 선택
제4장 폭풍처럼
제5장 시산혈해
제6장 위대한 전쟁
제7장 북방에 부는 바람
제8장 적진(敵陣) 산책
제9장 겨울의 시작
제10장 폭설

시월의 손이 부들거린다. 눈동자가 평소의 그답지 않게 빠르게 흔들렸다.
그의 뒤쪽에서 무광과 이화검 등이 다른 살수들과 싸우고 있었지만, 시월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살수를 두고 일어날 수 없었다.
그렇게 당황하던 시월은 재빨리 살수의 사혈을 가볍게 짚어 살수를 고통 없이 보내주었다.
이미 살수가 살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시월과의 싸움에서 입은 부상은 화노가 와도 쉽게 치료할 수 없을 만큼 깊었기 때문이었다.
설혹 부상을 이기고 살아남는다 해도 금가장의 사람들이 그를 살려둘 리 없었다. 오히려 갖은 고문을 당하다가 결국 죽게 될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시월이 손을 쓴 것은 살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시월이 살수의 숨을 급히 끊은 것은 그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뜻밖의 말, 그 말이 다른 사람들 귀에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였다.
“…누님이라니…….”
살수의 숨을 끊은 시월이 넋이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물론 그의 말을 들은 사람은 없었다.
“알려지면 안 되는 일이다.”
시월이 다시 중얼거렸다.
살수의 입에서 흘러나온 청부자의 정체, 살수는 분명 동별당이라고 말했다. 그건 곧 이 청부가 월문 동별당에 머물고 있는 설우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기도 충분했다. 설우담으로서는 금가장의 금지옥엽 금송이 월문신룡 백유검과 혼인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설우담이 소후를 배신하고 백유검을 선택한 것은 그에 대한 애정보다는 자신의 야심 때문이었다.
백유검을 통해 월문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겠다는 야심, 그 야심을 위해 백문보의 멸시와 마음이 멀어진 백유검을 지켜보면서도 줄곧 동별당을 지키고 있는 설우담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야심은 금송이 백유검의 정실부인이 되어 월문으로 오는 순간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금송이 가진 십대천문 금가장이라는 배경은 아무리 설우담이 애를 써도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설우담은 이 혼사가 이뤄지기 전에 금송이 죽기를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시월이 중얼거렸다.
설혹 설우담이 금송을 죽이고 싶다고 해도 동별당에 거의 유폐되다시피 하여 살아가는 설우담이 어떻게 이런 뛰어난 살수들을 고용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들을 이 먼 산동까지 어떻게 보낼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호에서 살수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금가장주의 딸을 죽여달라는 청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살수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천금이 드는 청부일 것이고, 청부자 역시 은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신분이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설우담이 이 청부를 직접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죽은 살수의 입에서 동별당이라는 말이 흘러나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후우!”
시월이 긴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제는 겨우 두 사람만 살아남은, 죽기 일보 직전인 살수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쩐다…….”
시월은 망설였다.
살수들에게 일의 전후 사정을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았으나, 그렇게 되면 이들이 설우담의 청부를 받았다는 사실이 일행들에게 드러날 가능성도 있었다.
이 살행의 청부자를 자신이 죽인 살수들의 우두머리만 알고 있을 거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었다.
“나중에… 직접 물어보면 되겠지.”
시월은 살수들을 사로잡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그 순간 무광과 금가장의 일장로 우사공이 남아 있던 두 명의 살수를 거의 동시에 베어버렸다.
쿠쿵!
마지막 살수 두 사람마저 차가운 땅에 쓰러지자 갑자기 사위가 조용해졌다.
은은하게 내리는 달빛과 여전히 타고 있는 모닥불, 잠을 자기 위해 만든 천막까지… 죽은 자들만 없다면 고즈넉한 노숙지의 분위기다.
하지만 어둠에 가려진 피와 죽은 자들의 시신이 방금 전 일어난 혈전이 현실임을 말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