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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인간의 탄생 : 체온의 진화사

원제 : Heartwar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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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류 진화사는 체온 조절을 위한 기나긴 여정이었다
진화심리학으로 풀어낸 체온의 진화사

감정, 관계, 건강, 심지어 집을 잘 파는 능력까지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거의 모든 것은 체온 조절과 관련 있다!

인류는 오랜 진화사를 통해 다양한 기후 환경에 적응해왔다. 어떤 의미에서 인류 진화사는 체온 조절을 위한 기나긴 여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립 보행을 하고, 털이 없어지고, 뇌 크기가 커지는 신체적 진화. 불을 사용하고, 옷을 만들어 입고, 집을 지어 사는 정신적 진화. 다른 사람과 부대끼며 교류하는 사회적 진화… 인류의 수많은 변화가 바로 체온 조절을 위한 선택압에서 유발되었다.
사회심리학자 한스 이저맨은 인간은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서로에게 의존해왔으며, 이런 사회적 체온 조절 본능은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고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체온 조절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탐색하여 감정, 관계, 건강, 언어, 심지어 집을 잘 파는 능력까지 얼마나 많은 것이 주변 온도에 또 체온에 따라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거의 모든 것이 디지털로 연결되어 물리적 접촉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인간이라는 종의 본성에 대한 긍정적이고 놀라운 메시지를 던진다.

출판사 서평

우리 뇌는 사회적 체온을 예측하는
기상 관측 기계다

호흡과 함께 체온 조절은 모든 동물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 유지 활동 중 하나다.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은 혹한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서로 몸을 밀착해 체온을 나눈다. 수천 마리가 한덩어리로 뭉쳐 있는 이 허들링 덕분에 무리 밖은 기온이 영하 45도로 떨어져 꽁꽁 얼어 있지만, 무리 안은 37.5로 따뜻하고 훈훈하게 유지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진화 과정에서 작동하는 체온 조절을 위한 강력한 선택압은 인간으로 하여금 따뜻함을 추구하도록 이끌었다. 모성 애착은 어머니의 온기에 기반하는데, 이것은 사회적 애착을 위한 내적 작동 모델을 만든다. 인간은 유아기에 부모 보살핌을 받으면서 체온과 사랑 사이 연관성을 배운다. 아기는 맹목적인 사랑을 쏟아붓는 부모의 품에 안겨 물리적 온기와 사랑, 안전, 친근감 같은 사회적 온기가 동일한 개념임을 인식한다. 이 아기가 자라서 아동기, 청년기를 보내고 성인이 되면 그 인식 체계들이 활성화된다. 친구와 가족은 믿을 수 있을까? 외롭고 힘들 때 그들은 나를 따뜻하게 감싸줄까? 나를 위험한 냉기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줄까? 우리 뇌는 사회적 체온을 예측하는 기상 관측 기계인 셈이다.
전자기기와 디지털 통신 기술이 발전한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서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물리적 근접성이 사라지면서, 인간은 서로 소통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매개물인 접촉과 온기를 박탈당했다. 이제 온도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물리적 온도가 법정에서의 선고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날씨가 추운 날에 집을 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온도 변화가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회적 온기와 냉기
단순한 언어적 비유일까, 생리적 명령일까

어떤 사람을 묘사할 때 ‘따뜻하다’ 혹은 ‘차갑다’는 단어를 추가하면 이 사람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각이 달라진다. 따뜻한 사람은 너그럽고 사교성이 뛰어나며 성품이 훌륭한 사람으로 비친다. 반면에 차가운 사람은 이런 덕목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인색하고 무정하며 비열한 사람으로 비친다. 이저맨은 ‘따뜻하다’ 혹은 ‘차갑다’ 차원의 사회적 온도가 물리적 온도의 단순한 언어적 비유가 아니라 생리적 명령이라 말하며, 실험을 통해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인다.
그는 폴란드 해변 도시 소포트에서 팔십 명의 학생을 모아놓고 실내 온도를 추정하는 실험을 진행하는데, 내용은 간단하다.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과 유능하고 냉철한 사람을 묘사한 글을 각각 읽고 현재 실내 온도를 추정해보라고 한다. 실험 결과,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을 묘사한 글을 읽은 학생들이 유능하고 냉철한 사람을 묘사한 글을 학생들보다 실내 온도를 평균 2도 높게 추정한다. 이저맨은 추가적인 단서를 수집하기 위해 또 다른 실험을 진행한다. 이번에는 온라인 게임에서 프로그램을 조작해 소속감을 느끼거나 소외감을 느끼게 한 뒤 손가락 체온을 측정한다. 실험 결과, 게임 속에서 배척되어 소외감을 느낀 사람들의 체온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 0.4도 낮다. 그런데 소외감을 느낀 사람들에게 뜨거운 차를 제공했더니 긴장이 풀리고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는 반응이다.
변형된 실험을 여러 차례 시도한 뒤, 이저맨은 물리적 온도와 사회적 온도 사이에는 생리적이고 발달적인 연관성이 존재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물리적 온도는 사회적 온도를 인지하는 데 영향을 주고, 반대로 사회적 온도를 생각하는 것도 물리적 온도를 느끼는 데 영향을 준다. 신뢰, 우정, 사랑 등과 같은 사회적 개념은 물리적 온기와 생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체온 조절의 절박함은
따뜻한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는 열망을 낳는다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은 경제학을 ‘우울한 과학’이라 평했다. 경제학은 한정된 자원과 이론상 무한정인 수요 사이에 존재하는 우울하기 짝이 없는 간극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모든 유기체는 에너지 경제학이라는 ‘우울한 과학’ 측면에서 이와 유사한 간극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신진대사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은 한정된 반면 에너지 수요는 이론상 무한정이다. 이런 이유로 모든 유기체는 에너지 자원을 절약하기 위해 비용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행동을 선택하는 ‘행동의 경제’ 원칙에 충실하다. 원리는 간단하다. 생명을 유지하려면 섭취한 에너지보다 적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동물은 행동의 경제라는 방정식을 성공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내부 자원과 외부 자원을 적절히 활용한다. 예를 들어 펭귄은 몸 안의 신진대사에서 생성되는 열과 몸 밖의 에너지원으로부터 얻는 열에 의존해 체온을 조절한다. 이를 위해 펭귄은 허들링이라는 사회적 체온 조절 수단을 활용한다. 개별 펭귄은 허들링을 함께하는 친구들, 즉 사회적 자본을 토대로 미래의 체온을 예측한다. 펭귄은 자신이 신뢰하는 펭귄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몸속 지방을 모두 태운 뒤에도 얼어 죽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음을 잘 안다.
인간도 펭귄처럼 사회적 체온 조절 수단을 활용한다. 체온 조절에 대한 갈망은 펭귄 사회에서나 인간 사회에서 모두 사회적 행동의 추동력이다. 인간의 경우 체온 조절의 절박함은 따뜻한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는 열망, 따돌림을 당해 쓸쓸하게 버림받고 싶지 않다는 열망을 낳는다. 생물학적 진화 과정에서 발달한 신체 내부 체계들 덕분에 뛰어난 활동성을 자랑하는 인간은 체온 조절을 위해 다양한 사회적 행동을 펼칠 수 있다. 이런 사회적 행동은 문화와 사회가 진화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많은 유기체가 주변 온도 변화를 감지하고 여기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인간은 온도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할 뿐 아니라 사전에 변화를 예측하고 거기에 대비할 수 있다. 이런 예측 능력은 사람들 사이 사회적 체온 조절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와 문화의 성격에도 작용할 수 있다.

집을 팔고 싶다면 추운 날을 선택하라

체온 조절은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 그리고 이 두 가지 진화의 상호 작용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사회적 체온 조절은 우리가 다양한 사회관계망에 관여하고 참여하며 문화와 사회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역할을 한다. 갓난아기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체온 조절 부담을 보호자인 엄마에게 분산하는 애착 메커니즘은 사회적 체온 조절로 이어져, 인간을 다양성을 갖춘 여러 사회관계망 안으로 밀어 넣는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몸에 물리적으로 가깝게 붙어 있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사회관계망으로 연결되는 것이 체온 조절을 위해 한층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생명을 위협하는 추위로부터 자기를 보호해주는 대상으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뿐 아니라 사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와 유사한 방식으로 집이나 물건과 맺고 있는 관계를 생각한다. 생물과 맺는 관계이든 무생물과 맺는 관계든 간에, 몇몇 관계들은 체온 조절이라는 생리적 차원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집을 놓고 보더라도 사람들에게 집은 자기 자신,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체온 조절 도구다. 이런 사실은 구매할 집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구매자가 매물로 나온 집들 가운데 한 채를 선택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집이 수행하는 통상적인 과제는 체온 조절과 관련이 있다. 기온이 내려가면 사람들은 매물로 나온 집을 한층 더 가정적으로 또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며, 이런 이유로 기꺼이 매매계약서에 서명한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날씨가 추워지면 사회적 체온 조절 작용이 한층 더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인간이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체온 조절이다

이저맨은 인간이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체온 조절이라는 사실을 진화론에서 배웠다고 고백한다. 다른 사람과 접촉해 온기를 나누며 체온을 조절하는 사회적 체온 조절은 인간의 생존과 번영에 꼭 필요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세상에는 따뜻함을 향한 오랜 진화사적 흔적이 깊게 새겨져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체온 조절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적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여러 가지 증거를 제시하며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신경인류학자 박한선 박사는 이 책을 읽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적당한 기온이라면, 조금 덥거나 추워도 건강에 큰 이상은 생기지 않는다. 체온이 조금 오르거나 내려도 대개는 괜찮다. 몸만 그럴까? 우리의 마음도 그리고 세상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마음의 온도, 완벽한 관계의 온도를 찾다가는 온종일 온도 조절 밸브만 만지작거리게 될 것이다. 허들링하는 펭귄처럼 관계 속으로 뛰어들기 바란다. 체온은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을 수 없다. 서로 나누는 것이다. 다른 이에게 따뜻함을 주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따뜻함을 얻게 될 것이다.”

목차

해제: 성냥팔이 소녀를 위하여

1장 마음의 온도, 관계의 온도
온도와 사회성

2장 인체라는 기계
체화된 인지

3장 동물은 체온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까
사회적 체온 조절

4장 사람도 펭귄이다
체내 온도조절장치 작동법

5장 어미 쥐는 따뜻하다
애착과 발달

6장 시상하부만이 아니다
문화와 언어

7장 집을 팔고 싶다면 추운 날을 선택하라
집, 물건, 광고의 온도

8장 우울증에서부터 암까지
건강과 질병 치료

9장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행복하다
기후와 행복감

후기: 체온은 어떻게 인간을 바꾸었나
감사의 말

본문중에서

수백 년 전에는 모두가 함께 잠을 자는 게 당연한 일상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19세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아일랜드의 한 지역에서는 일가족 아홉 명이 남자와 여자가 머리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두고서 한 침대에서 잤다. 한 남자의 다리는 두 여자의 머리 사이에 놓였고, 반대로 한 여자의 다리는 두 남자의 머리 사이에 놓였다. 그들은 그렇게 따뜻하고 아늑하게 잤다, 마치 펭귄처럼. 따뜻함과 친근함 사이, 아늑함과 신뢰 사이 물리적 연관성은 완벽하게 설명되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 이런 물리적 연관성이 대부분 끊겼다. 적어도 아이가 아닌 어른에 관해서는 확실히 그렇다. 이렇게 된 이유는 중앙난방체계 도입에 있다.
_pp.45-46, 1장 마음의 온도, 관계의 온도

어떤 동물이든 체온 조절은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는 것 다음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생명 유지 활동인 동시에 가장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활동이기도 하다. 대기 온도는 산소 농도와 다르게 항상 바뀐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속적으로 경계 상태를 유지하며 온도가 조금씩 오르내리는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동물은 매우 영리한 경제학자들이다. 아니,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는 행위자’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동물은 에너지 효율 면에서 어떤 행동이 가장 싸게 먹히는지 알아내서, 소중한 체지방을 조금이라도 아끼겠다는 마음으로 제각기 다른 행동을 놓고 끊임없이 비용편익분석을 한다.
_pp.88-89, 3장 동물은 체온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까

‘행동의 경제’라는 개념에 내포된 여러 역설 가운데 하나는, 너무도 많은 경제학자가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라는 개념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모든 것을 자기 자신이라는 개인의 비용과 편익 차원에서만 끊임없이 계산하는, 이성적인 동시에 속 좁고 이기적인 가상 인간들을 대표하는 존재에게 붙이는 딱지로 사용한다. 사실 교육학적 개념으로서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틀린 것이다. 이 개념은 경제학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을 설명하기에 적절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행동의 경제’ 차원에서 비용편익분석을 하도록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근본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인간의 뇌와 몸은 홀로 고립된 개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집단 일원이라는 공동체 차원에서 비용편익분석을 하도록 진화했다. _pp.140-141, 4장 사람도 펭귄이다

체구가 큰 동물은 체구가 작은 동물보다 신체 부피, 즉 체구 대비 체표면적 비율이 낮고 단위 부피당 체열 발산량이 적다. 그렇기 때문에 체구가 큰 동물은 추운 기후에서도 심부 체온이 따뜻한 상태로 유지되지만, 따뜻한 기후에서는 체내 신진대사로 생성되는 열을 되도록 빨리 발산해야 한다. 체구 대비 체표면적 비율이 높은 체구 작은 동물은 체구가 큰 동물보다 체내에 남아도는 열을 한층 효과적으로 발산한다. 베르크만의 법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심오한 체온 조절 적응 수단이 체구, 즉 신체 크기임을 증명해준다. 다른 대형 포유동물들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체온 조절 원리는 인간에게도 적용된다. 적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 다시 말해 극지방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 사는 개체군은 일반적으로 적도 가까이 사는 개체군보다 체구가 크다. 알류트족, 이누이트족, 사미족 등을 보면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_p.185, 5장 어미 쥐는 따뜻하다

모든 언어가 온도를 표현하는 동일한 범주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은 이미 밝혀졌다. 어떤 언어들은 온도를 ‘따뜻하다(warm)’와 ‘차갑다(cold)’라는 두 단어로 표현하고, 어떤 언어들은 여기에 ‘뜨겁다(hot)’를 추가해 세 단어로 표현하며, 또 다른 언어들은 더 많은 단어로 표현한다. 이 언어들 가운데 많은 것이 온기를 애정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지만, 다른 언어들에는 이런 비유가 아예 없다. 마리아가 표본으로 삼은 84개 언어 가운데 ‘애정은 온기다’는 비유가 없는 언어가 32개 언어이며, ‘따뜻하다’와 ‘뜨겁다’ 사이의 구분은 대부분의 언어에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표본을 놓고 보면 ‘따뜻함’을 애정의 은유로 사용하는 용례를 유라시아 언어들, 특히 유럽 쪽 언어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표본에 있던 몇몇 언어들에서는 애정을 나타내기 위해 ‘따뜻하다’는 단어를 사용하는 은유적 표현을 다른 언어들에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_p.249, 6장 시상하부만이 아니다

역사는 우리 인간이 포식자와 비바람, 특히 치명적일 수 있는 추위를 피할 쉼터를 찾아 지속적으로 공간을 구분해왔음을 가르쳐준다. 인간은 동굴에서부터 시작해 헛간을 거치고 마침내 집까지 다다랐다. 우리는 생존이라는 결정적 동기 때문에 기본적인 숙식 차원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집을 짓기에 이르렀다. 물질문화가 보여주는 여러 증거는 소속감에 대한 필요성을 집이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발상에 힘을 실어준다. 이런 필요성을 훌륭하게 충족할수록 그 집은 한층 집다운 집이 된다. 즉 집이 가정이 된다. 애착 이론을 들어 설명하자면, 집은 ‘안전한 피난처’가 된다. 우리가 특정하게 구분된 공간을 가정이라고 인식하는 인지 메커니즘은, 진화와 개인 발달의 초기 단계에서 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음으로써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리적인 여러 메커니즘과 뿌리가 같다. _p.278, 7장 집을 팔고 싶다면 추운 날을 선택하라

뇌를 모든 정신병의 원천으로 바라보는 이론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울증을 포함해 기분 장애들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뿐 아니라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주는 그 모든 것이 관련된 신체-뇌 장애로 특징지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지금도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심리적 건강관이다. 뇌에 뿌리를 둘 뿐 아니라 신체적·사회적 환경에 적응하는 한층 더 크고 포괄적인 체계로서 건강을 바라보는 관점을 반영하는 발상이다. 또 신체에서 중추신경계로의 입력이 인지 상태와 정서 상태 모두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발상이다. 주변부에서 입력되는 것들 가운데는 온도 감지 신호들도 있는데, 이 신호들은 행복감과 우울감 인식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_p.329, 8장 우울증에서부터 암까지

온도, 즉 기온은 우리에게 의식적인 관심과 노력을 요구하는 환경의 한 측면이다. 때로는 환경이 다른 것들보다 극복하기가 더 쉽다. 온열중성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환경에서는 신진대사 에너지가 아주 조금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이보다 한층 더 가혹한 기온 환경은 우리에게 시련을 안겨준다. 어떤 사람들은 이 시련을 감당하지 못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중앙난방장치와 같은 기술을 발명해 그 시련을 극복한다. 기술은 높은 수준의 다양성을 가진 사회관계망과 사회적 협력을 요구한다. 어쩌면 이 때문에 우리의 체온 조절이 한층 더 복잡한 사회관계망을 유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엉성하게 조직된 사회나 결정적으로 중요한 자원이 부족한 사회에서는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은 온도가 엄청난 불행과 질병 그리고 죽음을 몰고 올 수 있다. 반면에 선진 사회, 특히 전략적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사회에서는 혹독한 기후가 기술 발전을 촉진하고 상업을 증진하고 부를 축적하는 추동력으로 작용한다. _p.367, 9장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행복하다

진화에는 기나긴 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기후변화에 걸리는 시간은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유전적 진화는 우리에게 문화적 진화를 수행할 힘을 주었고, 아울러 기후변화의 주범인 과학과 기술을 개발할 힘도 주었다. 기후변화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일으키는 여러 문제를 뛰어넘어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연구들이 그 증거다. 다행스럽게도 기후변화라는 위기를 초래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한 과학과 기술은 인간의 적응 능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과학과 기술은 기후변화가 몰고 올 최악의 결과를 완화하는 조치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적어도 금방 바꿀 수 없는 것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 _pp,407-408, 후기 체온은 어떻게 인간을 바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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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한스 이저맨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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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식 [역]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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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싱크 어게인』 『에고라는 적』 『신호와 소음』 『문샷』 『문 앞의 야만인들』 『두 번째 산』 『소셜 애니멀』 등이 있다, 쓴 책으로는 『1960년생 이경식』 『나는 아버지다』 외 다수가 있으며, 오페라 〈가락국기〉,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 〈나에게 오라〉, 연극 〈춤추는 시간 여행〉 〈동팔이의 꿈〉, TV드라마 〈선감도〉 등의 각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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