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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스파이 2 [양장]

원제 : Perfect S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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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르카레 최고의 책, 20세기 최고의 영미 소설 중 하나
― 필립 풀먼, 소설가

2차 대전 후 영어로 쓰인 최고의 소설
― 필립 로스, 소설가

뛰어난 이야기
― 『워싱턴 포스트』

우리 시대 문학적 상상력의 정점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스파이 행위를 통해
섬세한 인간에 대한 진실을 보여 주는 소설

논쟁의 여지가 없는 20세기 영국 문학계의 거인 르카레의 1986년 작품 『완벽한 스파이』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뒤 자취를 감추어 버린 영국 정보국 요원 매그너스 핌과 그가 조국을 배신했다는 확신으로 미친 듯이 그 자취를 찾아다니는 상사를 주축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영혼을 박탈당한 채 〈완벽한 스파이〉로만 살아왔던 한 인간이 꺼내는 어린 시절과 특별했던 아버지, 진심으로 사랑했던 친구 그리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솔직한 고백으로, 르카레의 자전적 요소가 많이 들어 있다. 이 소설은 탁월한 지식을 바탕으로 복잡한 국제 스파이 활동의 어두운 세계를 능숙하게 안내하는 동시에, 하물며 아들까지도 배신하며 살아가는 아버지를 둔 한 아들의 자기 연민을 뛰어넘은 휴먼 코미디이자 작가 스스로의 고백이 되기도 한다.

섬세한 캐릭터를 통해 아버지를 그리며
연민과 분노 사이에서 탄생한 카타르시스

빈에서 활동 중인 영국 정보부 비밀 요원 매그너스 핌은 아버지 릭의 장례식을 위해 런던에 갔다가 그 자리에서 증발했다. 핌은 국가와 동료와 가족을 배신한 것일까? 이는 그의 선임이자 이제는 핌의 추격자가 된 잭 브러더후드와 핌의 아내 메리가 직면한 질문이다. 핌이 실제로 체코 정보부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축적됨에 따라 어디 있는지 모를 핌에 대한 마음이 복잡하다. 한편 독자는 핌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안다. 그는 어느 해안 마을의 오래된 하숙집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우아한 모습으로 자신의 긴 회고록을 쓰고 있다.
소설은 핌의 회고록으로 느껴지는 1인칭의 이야기와 빈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자비한 수사의 3인칭의 장면을 번갈아 보여 주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가 평행선에 놓이도록 한다.
소설은 점차 핌의 과거, 즉 그의 아버지에 대한 사그라뜨릴 수 없는 분노를 절제하며, 남편을 사랑했고 끝내 미쳐 버렸던 자신의 어머니 도러시, 유대인 난민이자 자신을 어머니처럼 돌봐줬던 자살한 립시츠, 그리고 아들인 자신을 포함하여 주변의 모든 이들을 이용하고 배신한 희대의 사기꾼인 아버지 릭을 그린다. 또 배신했던 기억으로 죄책감을 느껴왔던 사랑했던 친구 악셀을 다시 조우했을 때 나라를 배신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했음을 주인공 매그너스 핌은 기억한다.
실제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그대로 가져와 캐릭터를 만든 르카레는 작가의 말에서 <아버지의 종횡무진 인생은 소설 속 인물이자 주인공 매그너스의 아버지인 릭 핌의 인생에 거울처럼 반영되어 있다. 가족과 친척 중에 아버지를 알고 내 소설도 읽을 수 있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즐거워하면서, 내가 그린 아버지의 모습에 안도감을 느꼈다. 하지만 우리 모두 그보다 더 어두운 면이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작가의 말, 553면, 2권)라고 말한다.
소설을 발표한 후, 한 인터뷰에서 <내가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원하는 만큼 유머를 얻을 수 있는 법, 그리고 그 유머를 통해 연민까지 얻어 낼 수 있는 방법은 아들을 여러 면에서 아버지보다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길밖에 없다는 사실을 몇 년 전에 깨달았습니다. 그래야 자기 연민이라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테니까요>(『뉴욕타임스매거진』1986.3.16.)라고 말한다.
르카레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듯, 소설 속 완벽한 스파이들은 결국 한심한 위선자로 판명이 난다. 독자는 매그너스의 위선을 아버지의 위선보다 더 쉽게 용서할 수 있을까? 하지만 입지와 아들의 위선보다 더 용서하기 힘든 것은 매그너스가 일한 비밀 기관의 위선이다. 이 소설에서 고위 관리들은 자칫 적에게 노출되었을 수 있는 요원들의 목숨보다 미국인들 앞에서 자신의 체면을 지키는 일에 골몰한다. 아버지 릭도, 스파이의 삶을 사는 매그너스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 소설은 겉으로 드러난 도덕과 개인적인 현실을 보여 주며 최고의 사기꾼은 정부의 권력자들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요원들의 목숨을 방치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발군의 스파이 소설가,
폐렴으로 2020년 타계

2020년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는 누구보다 예민한 감각으로 세계 정세의 상황을 포착하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왔다. 1997년에 소설 『악마의 시』를 놓고 살만 루시디와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였던 르카레는 이 소설의 페이퍼백 판 출간에 반대하며, <루시디의 인세보다는 펭귄북스의 우편실에서 폭탄에 손이 날아갈지도 모르는 직원이 더 걱정스럽다>고 했다. 또한 『콘스턴트 가드너The Constant Gardener』(2001)는 케냐 주재 영국 외교관 부인의 죽음과 부패한 거대기업의 연관성을 소재로 했고, 또 『모스트 원티드 맨A Most Wanted Man』(2008)은 9·11 사태 후 테러와의 전쟁과 돈세탁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그는 2019년에 발표한 마지막 책인 『현장 요원Agent Running in the Field』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하면서 유럽 연합에서 탈퇴를 추진한 영국 정치인들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가족들과도 협정을 맺었다. 「내가 더 이상 좋은 글을 쓰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반드시 내게 말하라고 아주 단단히 일러두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전화번호부만 써도 돈이 들어오는 지경이니까요.」
다음 날 아침이면 그는 다시 책상에 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주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그는 자녀들이 액자에 넣어서 준 커다란 포스터의 메시지를 지키고 있었다. 그의 작업실 벽에 걸려 있는 그 포스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차분함을 잃지 말고 계속 나아가자, 르카레. Keep Calm and le Carre On.」(『뉴욕타임스 매거진』, 2013.4.18.)

본문중에서

3시간 전 빈에서, 매그너스의 아내 메리 핌은 자기 방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 그녀의 남편이 선택한 세상과는 대조적으로, 놀라우리 만치 고요한 세상이 거기에 펼쳐져 있었다. 그녀는 커튼을 닫지도 않고, 불을 켜지도 않았다. 어머니가 그녀를 보았다면 손님 맞을 옷차림을 하고 있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녀는 파란색 풀오버와 카디건 차림으로 1시간 동안 창가에 서서 차가 오기를, 초인종이 울리기를, 남편이 열쇠를 부드럽게 돌리는 소리가 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제는, 매그너스와 잭 브러더후드 중 누구를 그녀가 먼저 받아들이게 될지를 두고 불공정한 경주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 '1권' 중에서/ p.24)

메리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이것만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토록 다급하게 여러 사람이 난입할 줄은. 잭 브러더후드의 분노가 이토록 크고 복잡할 줄은. 그의 당혹감이 그녀의 당혹감보다 훨씬 더 큰 것 같았다. 그리고 그가 와준 것이 이토록 지독히 위안이 될 줄도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
현관홀로 들어온 그는 메리를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너는 눈치를 채고 있었나?」
「그랬다면 당신에게 말했을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제대로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싸움부터 하는 꼴이었다.
「누구에게서도 연락이 없다고? 아까 그대로라고?」 「네.」

「그가 전에도 이렇게 사라진 적이 있나? 네가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거야?」 그녀가 계속 더듬거리는 동안 브러더후드가 다그치듯 물었다. 「아뇨.」
「난 솔직한 걸 원해, 메리. 런던 전체가 지금 내 목을 노리고 있어. 보는 우울증에 빠졌고 나이절은 대사와 함께 처박혀 있지. 이런 한밤중에 아무 이유도 없이 공군 비행기가 날지는 않아.」
나이절은 보 브래멀이 부리는 사형 집행인이라고 매그너스가 말한 적이 있었다. 보는 모든 사람에게 두말하면 잔소리라면서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치고, 나이절은 그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사람들의 목을 자른다고.
「없어요, 그런 적은. 맹세코.」 메리가 말했다.
「어디든 그가 좋아하는 장소가 있나? 자기만의 은신처라든가.」
「한번 아일랜드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바다가 보이는 작은 농가를 사서 글을 쓰고 싶다고요.」
「북쪽, 남쪽?」
「몰라요. 남쪽 같기도 하고. 바다만 있다면요. 그러다 갑자기 바하마가 나왔어요. 좀 더 최근에.」
「거기 누가 있는데?」
「아무도 없어요. 내가 아는 한은.」 「혹시 저쪽 편으로 가는 얘기를 한 적은 없나? 흑해 옆의 작은 러시아 별장이라든가.」
「바보 같은 소리 마세요.」
「그래, 처음에는 아일랜드, 그다음에는 바하마라. 바하마 얘기는 언제 한 거지?」
「말 안 했어요. 『타임스』에 실린 부동산 광고에 표시를 해둔 걸 내가 본 거예요.」
「무슨 신호 같은 건가?」
「질책이에요. 날 다그친 거죠. 여기 말고 다른 데서 살고 싶다는 신호이기도 하고. 매그너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하니까요.」
「자신을 처리한다는 얘기를 한 적은? 사람들이 네게 물어볼 거야, 메리. 그러니 내가 먼저 묻는 편이 낫겠지.」
「아뇨, 아뇨, 그런 적 없어요.」
( '1권' 중에서/ p.103)

벽장은 낡은 옷더미와 다락방 잡동사니 뒤편 구석에 있었다. 핌은 어떻게든 벽장문으로 다가가 힘껏 열었다. 릭은 계속 쾅쾅 소리를 내면서 서류함의 서랍들을 닫고 열쇠를 돌려 잠갔다. 그러고는 핌의 팔을 붙잡고, 그의 바지 주머니 깊숙이 열쇠를 찔러 넣었다. 모직 바지의 주머니가 작아서 열쇠 하나와 작은 사탕 봉지 하나가 간신히 들어갔다.
「그걸 머스폴 씨한테 줘, 알았니? 꼭 머스폴한테 줘야 돼. 그러고 나서 이 서류함이 있는 곳을 머스폴에게 가르쳐 주면 된다. 여기까지 데려와서 가르쳐 줘. 다른 사람은 안 돼. 너, 아빠를 사랑하지?」
「네.」
「그래, 됐다.」
핌은 파수병처럼 자랑스럽게 벽장문을 잡아 주었다.
릭은 바퀴가 달린 서류함을 굴려서 벽장 안으로, 더 어두운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러곤 온갖 잡동사니들을 던져서 서류함을 완전히 감춰 버렸다.
「어디 있는지 알겠지?」
「네.」
「문 닫아라.」
( '1권' 중에서/ p.176)

「계속 내게로 걸어와, 매그너스 경.」 악셀이 상당히 불안한 듯한 목소리로 그를 재촉했다. 「두 손을 들고, 제발 부탁이니 네가 무슨 위대한 카우보이나 전쟁 영웅이라는 상상은 하지 마. 우리 둘 다 사격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 그러니 총을 치우고 이야기나 나누는 거야. 이성적으로 굴어. 제발.」
( '2권' 중에서/ p.228)

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공원을 걸으며 연못의 백조 보트를 지켜보았다. 두 사람은 영국인들이 잊어버린 각종 범죄로 들끓는 아일랜드 주점의 살풍경하고 살벌한 분위기 속에 자리를 잡았다. 핌은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뒤 가끔 회사에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제공해 주던 예일 대학의 영국인을 만나러 간 그는 미국 영웅 네이선 헤일의 동상과 마주쳤다. 헤일은 첩자 혐의로 영국인들의 손에 교수형을 당한 인물이었다. 양손이 뒤로 결박된 모습의 동상 아래에는 그의 마지막 말이 새겨져 있었다. 〈내 나라를 위해 바칠 목숨이 하나밖에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 뒤로 여러 주 동안 핌은 몸을 숨겼다.
( '2권' 중에서/ pp.516~517)

나는 그레이엄 그린의 말을 수없이 인용했다. 유년 시절은 소설가의 통장 잔고라는 말. 로니는 내 책을 포함해서 평생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자랑했지만, 그래도 그린의 말을 들었다면 좋아했을 것이다. 로니는 항상 자기가 없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별로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어떤 면에서는 십중팔구 그의 말이 옳을 것이다.
( '2권' 중에서/ pp. 560~561)

세찬 바람이 부는 10월 어느 날의 깊은 새벽, 주민들에게 버림받은 것처럼 보이는 데번주 남부의 바닷가 마을에서 매그너스 핌은 낡은 시골 택시를 내렸다.
( '첫문장' 중에서)

저자소개

존 르카레(John Le Carr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1년~
출생지 영국
출간도서 8종
판매수 1,991권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사실적인 묘사와 뛰어난 문학성으로 스파이 소설 장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영국의 소설가. 본명은 데이비드 존 무어 콘웰. 1931년 영국 도싯주의 항구 도시 풀에서 태어났다. 스위스 베른 대학교에서 독일 문학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언어학을 공부했고 1956년 졸업 후 이튼 칼리지에서 2년간 독일어를 가르쳤다. 1959년부터 영국 외무부에서 근무하는 동시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61년 첫 번째 소설 『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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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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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모스트 원티드 맨』, 『살인자들의 섬』, 『나보코프 문학 강의』, 『소설 11, 책 18』,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분노의 포도』,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신은 위대하지 않다』, 『푸줏간 소년』, 『그들』 등 10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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