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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반역자

원제 : OUR KIND OF TRA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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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영국 정보국과의 위험한 게임을 자청하는 그의 숨은 내막을 밝혀라!

과거의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위선과 기만으로 얼룩진 정보기관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그려냄으로써, 누구도 상상 못할 시대와 인간의 아픈 단면을 보여주었던 첩보 스릴러의 거장 존 르 카레는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대중의 가슴에 묵직한 울림을 안겨주는 동시에,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선사해왔다.

이 책 [우리들의 반역자(Our Kind of Traitor)]는 결코 ‘포기’란 단어를 모르는 노장이 투혼을 불사르며 써내려 간 작품으로, 출간과 동시에 이 시대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뉴욕타임스], [텔레그래프],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유수의 언론에서 호평을 실었다.

출판사 서평

냉전 이후 전 세계의 새로운 패권 구도를 선보이는 거장 존 르 카레의 걸작 스릴러
2016년 5월 수산나 화이트 감독, 이완 맥그리거 주연으로 영화 개봉 예정작
영국을 비롯한 프랑스, 스위스, 러시아, 인도 등 국경을 초월한 검은돈의 세계......
탐욕과 부패로 읽는 이 시대의 예리하고 냉철한 사색이 빛을 발하는 거장의 야심작


존 르 카레의 초기작들과 견주어볼 때 그 배경 및 주제에 있어 괄목한 만한 변화가 돋보이는 대표적 걸작 [우리들의 반역자]는 '옥스퍼드'라는 상아탑에서 묵묵히 학자의 길을 걷던 한 청년이 인생의 주요 전환점을 앞두고 연인과 함께 카리브 해로 여행을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테니스를 즐기며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겠다던 그들의 평범한 계획은 디마라는 러시아 대부호와 만나는 순간 철저하게 무너진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듯, 디마와의 만남은 젊은 연인이 국제적 음모와 연루되는 계기가 되고, 더 이상 예전 같은 평범한 삶도 꿈꿀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그 중심에 놓여 있는 핵심적 화두는 바로 러시아 자금 세탁의 일인자 디마가 알고 있는, 검은돈을 세탁하기 위해 영국 재정기관 및 은행에 쏟아 부은 러시아의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의 불법 자금에 관한 정보다.

범죄 조직에 몸담은 고위 간부의 목소리와 감상에 젖은 남자의 회상 섞인 목소리로 역사의 뒤안길을 걷는 '디마'라는 한 남자의 생애를 조명하는 [우리들의 반역자]는 과거 흑과 백, 선과 악, 동과 서로 구분되었던 세계가 무정형하고 복잡하게 일그러지고 뒤엉키며 부패해가는 오늘날의 자화상이라 말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모호하고 불투명한 세상에서 옳은 일을 한다거나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세계적 경제 위기의 시대,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도전장을 내민 의문의 남자
과연 그가 말하려는 것은 세상을 향한 분노일까, 변절자의 수치심일까


근육질의 단단한 몸에 온갖 문신이 가득하고, 다이아몬드가 박힌 롤렉스 시계를 찬 러시아의 대부호, 디마. 자신이 러시아 사업가이며, 카리브 해에만 몇 개의 은행을 소유하고 있다고 자랑스레 떠벌리던 그는 테니스 시합이나 하자며 무턱대고 영국의 젊은 연인을 자신의 저택으로 초청한다. 비밀스레 안내를 받아 찾아간 곳에는 기이하고 낯선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뚱한 표정의 아내는 주교가 할 법한 커다란 십자가를 목에 걸고 있고, 쌍둥이 아들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거칠고 난폭하며,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의 딸 나타샤는 책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다른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다. 다른 사람들도 하나같이 무표정한 얼굴로 테니스 시합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며칠이 지나 디마는 자신의 쌍둥이 아들 생일을 축하해달라며 또다시 연인을 초대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파도소리 시끄러운 은밀한 장소로 그들을 안내한다. 그리고 의미를 알 수 없는 쪽지 하나를 건넨다. 자신과 그의 가족의 영국 망명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정보를 거래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옥스퍼드 교수인 페리가 자신을 영국 정보국과의 협상 테이블로 안내할 다리 역할을 해줄 것을 청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 왜 러시아 범죄조직을 배신하고 영국 정보국과의 위험한 게임을 자청하는 걸까? 혹여 무고한 시민인 두 연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음모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화려한 삶의 터전에서 샴페인과 카나페를 즐기고 있기엔 뭔가 다른 다급한 사정이 있는 것일까?

"여전히 변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변화에 있어 결코 늦은 때란 없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직시해야 하는 세상에 대한 내밀한 탐색


이제 존 르 카레의 작품은 그 탁월한 통찰력과 문학성만을 얘기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혼탁한 국제 재정 시스템에 대한 완벽한 이해력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누구도 선뜻 실행하지 못할 국제적 정보기관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이 다루는 화두에 비해 많은 인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저마다 작가가 부여하는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체제로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세상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하는 인물도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은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직시해야만 하는 세상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말한다. "여전히 변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변화에 있어 결코 늦은 때란 없다."
2010년 출간 당시 냉전 이후의 세상에 대한 예리하고 냉철한 통찰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우리들의 반역자]는 거장 존 르 카레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이자 최근 르 카레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의 스릴을 자랑한다는 전 세계 호평을 받았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작품을 연상시킨다는 일부 평도 있으며, 냉전 이후 영국 정보국과 러시아의 대결 변화가 무엇보다 빛을 발하는 수작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2016년 5월 수산나 화이트 감독, 이완 맥그리거 주연으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며, 현재 영화는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스위스 알프스, 모로코 마라케시 등 화려한 로케이션 촬영 및 조연 데이미언 루이스가 골드핑거로 떠오르며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추천사

"총알처럼 빠르게 질주하는 새로운 스릴러."
- 뉴욕타임스

"존 르 카레의 화두는 계속해서 변화하나 그 작품성만은 한결같이 위대하다."
- 워싱턴 포스트

"[우리들의 반역자]는 존 르 카레의 작품이 여전히 첩보 스릴러의 최상위 층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 시애틀 타임스

"국제적인 자금 세탁, 정치적 항쟁, 자신도 모르게 절묘한 방식으로 배반으로 향하는 여정에 대한 믿을 만한 이야기."
- 커커스 리뷰

"디마와 그의 가족이 안식처를 찾아가는 여정은 결코 멈칫하거나 쉬어갈 줄 모른다. 국제적 자본과 관련된 현대의 부도덕성에 대한 저자의 환기 역시 마찬가지다."
- LA 타임스

"예리한 통찰과, 배경 및 전조에 대한 단편의 조각들로 가득 차 있는 걸작."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기만, 의견 교환, 저자 자신의 절망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
- 텔레그래프

"존 르 카레의 작품은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다."
- 시카고 트리뷴

"탐욕과 부패에 관한 거장의 야심작."
- 선데이 텔레그래프

"팽팽한 긴장감, 갈수록 암흑의 정점으로 향하는 불길한 예감이 증폭되는 작품."
- 파이낸셜 타임스

"비밀요원들의 대화를 엿듣는 듯한 기묘한 환각을 불러일으킨다."
- 스펙테이터

"존 르 카레는 노벨 문학상을 받을 만한 작가다."
- 글로브 앤드 메일

"사람의 마음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현혹시키는 거장의 걸작."
- 선데이 타임스

"거장의 귀환."
- 타임스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일등급 엔터테인먼트 스릴러."
- 메트로

"흥미진진하고 빠른 속도감, 독창적이고 강렬한 이야기."
- 프로스펙트

"거장 존 르 카레의 22번째 첩보 스릴러. 갈수록 세계화되면서도 혁신적인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 보츠와나 음메기 온라인

"빠른 속도감과 수많은 암시를 내포한 극적 사건이 절묘하게 결합된 최고의 스릴러."
- 싱가포르 스트레이트 타임스

"대단한 책이다. 르 카레의 작품 중에서도 단연 최고다. 문체는 힘차고 간결하며, 예리하고 냉철한 사색이 빛을 발한다. 반드시 읽어야 할 소설."
- 수잔 힐 / 작가

목차

1. 국제적 거물
2. 테니스 시합
3. 커다란 총을 든 러시아인
4. 뜻밖의 제안
5. 아레나 멀티 글로벌 트레이딩 복합기업
6. 뭄바이 주식시장
7. 명예로운 범죄자
8. 반소집중팀
9. 국제 사기와 자금 세탁
10. 테러 분자들의 총격
11. 우연을 가장한 만남
12. 경기장 특별석으로의 초대
13. 그들이 발을 들여놓은 세계
14. 예비 대책
15. 깜짝 여행
16. 무한한 풍요의 법칙
17. 정당한 절차

본문중에서

"음울한 밀랍인형들이 모여 있는 것 같았어요." 그녀는 주장했다. "엄청나게 이른 아침 7시에 지나치게 차려입은 모습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은 채 뚱해서 앉아 있었죠. 나는 비어 있는 아래쪽 줄에 앉아서 생각했어요. 세상에, 이건 뭐지? 인민재판? 교회 예배? 아니면 뭐지?"
아이들조차 서로 서먹한 것 같았다. 그들은 즉시 눈에 띄었다. 아이들도 그녀를 봤다. 세어보니 아이들은 네 명이었다.
"5살에서 7살로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 둘이 짙은 색 드레스와 햇빛 가리개용 모자를 쓰고 시무룩한 채 찰싹 붙어 앉아 있었어요. 그 곁에는 가슴이 풍만한 흑인 여자가 있었는데 아이를 돌보는 사람 같았어요." 게일은 자신의 감정이 시간의 흐름보다 앞서 달리지 않게 하려고 마음먹고 말했다. "그리고 금발에 주근깨가 박혔고 테니스 복장을 한 10대 소년 둘이 있었어요. 모두 침대에서 뭔가 잘못하여 끌려 나오기라도 한 듯 잔뜩 풀이 죽어 있었죠."
어른들에 대해 말하자면 그들은 너무 이상했고, 무척 덩치들이 컸으며, 너무 달라서 마치 찰스 애덤스의 만화에서 걸어 나온 것 같았다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건 그들의 촌스러운 옷차림이나 1970년대 헤어스타일 때문만은 아니었다. 또는 여자들이 더위에도 불구하고 칙칙하기 이를 데 없는 겨울옷을 입었다는 사실 때문도 아니었다. 그들 모두가 침울해 보였다.
(/ pp.36~37)

"정말이지 기이한 순간이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이본? 홀에 나란히 서 있어? 글을 읽으면서? 페리가 편지를 들고 있고? 게일, 당신은 그 편지를 페리의 어깨너머로 보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문자 그대로 놀라 말을 잃었죠. 두 분은 이 기이한 제안에 어떤 식으로든 응할 수 없었습니다. 악몽이죠. 그리고 디마와 타마라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냥 아무 말 안 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절반은 말려든 겁니다. 내가 보기에 두 분 가운데 누구도 집 밖으로 뛰쳐나갈 생각은 없는 것 같군요. 두 분은 꼼짝 못 하게 된 겁니다. 신체적, 감정적으로. 맞죠? 그럼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아직은 괜찮은 거로군요. 두 분은 암묵적으로 승낙하기로 동의한 거니까요. 그런 인상을 그들에게 주지 않을 수 없죠. 전혀 무의식중에 말입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두 분은 그들의 큰 연극의 일부가 되는 겁니다."
(/ pp.102~103)

"왜 내가 그 기관원을 죽였느냐고?" 디마는 과장된 말투로 묻는다. "자식들을 보호하는 내 어머니를 위해서지. 자살한 미치광이 내 아버지를 향한 사랑 때문이고. 러시아의 명예를 위해서 난 그 새끼를 죽인 거요. 어쩌면 복도에서 우릴 보던 사람들의 시선을 멈추려는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콜리마에서 나는 환영받는 죄수였소. 난 크루토이, 좋은 친구였고 아무 문제 없이 순수했소. 정치범이 아니었지. 범죄자였어. 난 영웅이고 투사였소. 나는 군대 기관원, 어쩌면 체카(과거 소련 정부의 비밀정보 기관-옮긴이) 요원일 수도 있는 자를 죽였소.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이 왜 15년이나 가둬놓았겠소? 내겐 명예가 있었소. 내가......."
이야기의 이 대목에 이르러 페리는 머뭇거렸고 그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워졌다.
"난 딱따구리가 아니야. 난 개가 아니오, 교수." 그는 수상한 말을 했다.
"정보 제공자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헥터가 설명했다. "딱따구리, 개, 암탉, 아무거나 골라봐요. 전부 밀고자를 뜻하는 겁니다. 그는 밀고자면서 그렇지 않다고 당신을 설득하려 하는 거였습니다."
(/ pp.177~178)

"사람 한번 제대로 유혹하는군그래! 저자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야. 우리가 모든 걸 줘도 계속 조금씩 더 원할 거라고. 거짓말로 꾸며내야 한다고 해도 말이지."
하지만 매틀록이 자신의 말을 수긍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만일 수긍한다고 해도 헥터의 대답이 그의 귀에는 사형 선고처럼 들렸을 것이 분명했다.
"그럼 어쩌면 그가 이것도 만들어냈을지 모르겠군요, 빌리. 일주일 전 오늘, 키프로스에 있는 아레나 멀티 글로벌 트레이딩 복합기업의 본사는 런던에 새로운 상업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영국 재정청에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퍼스트 아레나 시티 트레이딩이라는 이름 그리고 이후로 영원히 팩트(FACT)라는 머리글자로 불릴, 그러니까 팩트 은행 유한회사인지 주식회사인지 무슨 빌어먹을 이름으로 말입니다. 신청인은 런던 금융가 세 개의 주요 은행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며 5억 달러의 담보자산과 수십억 달러의 무담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냥 수십억이요. 그들은 시장에 충격을 줄까 봐 정확히 얼마인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신청인은 국내 및 해외의 많은 존경할 만한 금융기관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인상적인 국내의 저명한 이름들을 줄지어 세웠더군요. 당신의 전임자인 오브리 롱리그와 우리의 예비 장관께서도 우연인지 저명한 이름들 속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들 말고도 상원에서 늘 밑바닥을 훑어가며 살아가는 친구들도 합류했습니다."
(/ pp.282~283)

"음울한 밀랍인형들이 모여 있는 것 같았어요." 그녀는 주장했다. "엄청나게 이른 아침 7시에 지나치게 차려입은 모습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은 채 뚱해서 앉아 있었죠. 나는 비어 있는 아래쪽 줄에 앉아서 생각했어요. 세상에, 이건 뭐지? 인민재판? 교회 예배? 아니면 뭐지?"
아이들조차 서로 서먹한 것 같았다. 그들은 즉시 눈에 띄었다. 아이들도 그녀를 봤다. 세어보니 아이들은 네 명이었다.
"5살에서 7살로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 둘이 짙은 색 드레스와 햇빛 가리개용 모자를 쓰고 시무룩한 채 찰싹 붙어 앉아 있었어요. 그 곁에는 가슴이 풍만한 흑인 여자가 있었는데 아이를 돌보는 사람 같았어요." 게일은 자신의 감정이 시간의 흐름보다 앞서 달리지 않게 하려고 마음먹고 말했다. "그리고 금발에 주근깨가 박혔고 테니스 복장을 한 10대 소년 둘이 있었어요. 모두 침대에서 뭔가 잘못하여 끌려 나오기라도 한 듯 잔뜩 풀이 죽어 있었죠."
어른들에 대해 말하자면 그들은 너무 이상했고, 무척 덩치들이 컸으며, 너무 달라서 마치 찰스 애덤스의 만화에서 걸어 나온 것 같았다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건 그들의 촌스러운 옷차림이나 1970년대 헤어스타일 때문만은 아니었다. 또는 여자들이 더위에도 불구하고 칙칙하기 이를 데 없는 겨울옷을 입었다는 사실 때문도 아니었다. 그들 모두가 침울해 보였다.
(/ pp.36~37)

"정말이지 기이한 순간이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이본? 홀에 나란히 서 있어? 글을 읽으면서? 페리가 편지를 들고 있고? 게일, 당신은 그 편지를 페리의 어깨너머로 보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문자 그대로 놀라 말을 잃었죠. 두 분은 이 기이한 제안에 어떤 식으로든 응할 수 없었습니다. 악몽이죠. 그리고 디마와 타마라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냥 아무 말 안 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절반은 말려든 겁니다. 내가 보기에 두 분 가운데 누구도 집 밖으로 뛰쳐나갈 생각은 없는 것 같군요. 두 분은 꼼짝 못 하게 된 겁니다. 신체적, 감정적으로. 맞죠? 그럼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아직은 괜찮은 거로군요. 두 분은 암묵적으로 승낙하기로 동의한 거니까요. 그런 인상을 그들에게 주지 않을 수 없죠. 전혀 무의식중에 말입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두 분은 그들의 큰 연극의 일부가 되는 겁니다."
(/ pp.102~103)

"왜 내가 그 기관원을 죽였느냐고?" 디마는 과장된 말투로 묻는다. "자식들을 보호하는 내 어머니를 위해서지. 자살한 미치광이 내 아버지를 향한 사랑 때문이고. 러시아의 명예를 위해서 난 그 새끼를 죽인 거요. 어쩌면 복도에서 우릴 보던 사람들의 시선을 멈추려는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콜리마에서 나는 환영받는 죄수였소. 난 크루토이, 좋은 친구였고 아무 문제 없이 순수했소. 정치범이 아니었지. 범죄자였어. 난 영웅이고 투사였소. 나는 군대 기관원, 어쩌면 체카(과거 소련 정부의 비밀정보 기관-옮긴이) 요원일 수도 있는 자를 죽였소.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이 왜 15년이나 가둬놓았겠소? 내겐 명예가 있었소. 내가......."
이야기의 이 대목에 이르러 페리는 머뭇거렸고 그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워졌다.
"난 딱따구리가 아니야. 난 개가 아니오, 교수." 그는 수상한 말을 했다.
"정보 제공자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헥터가 설명했다. "딱따구리, 개, 암탉, 아무거나 골라봐요. 전부 밀고자를 뜻하는 겁니다. 그는 밀고자면서 그렇지 않다고 당신을 설득하려 하는 거였습니다."
(/ pp.177~178)

"사람 한번 제대로 유혹하는군그래! 저자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야. 우리가 모든 걸 줘도 계속 조금씩 더 원할 거라고. 거짓말로 꾸며내야 한다고 해도 말이지."
하지만 매틀록이 자신의 말을 수긍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만일 수긍한다고 해도 헥터의 대답이 그의 귀에는 사형 선고처럼 들렸을 것이 분명했다.
"그럼 어쩌면 그가 이것도 만들어냈을지 모르겠군요, 빌리. 일주일 전 오늘, 키프로스에 있는 아레나 멀티 글로벌 트레이딩 복합기업의 본사는 런던에 새로운 상업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영국 재정청에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퍼스트 아레나 시티 트레이딩이라는 이름 그리고 이후로 영원히 팩트(FACT)라는 머리글자로 불릴, 그러니까 팩트 은행 유한회사인지 주식회사인지 무슨 빌어먹을 이름으로 말입니다. 신청인은 런던 금융가 세 개의 주요 은행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며 5억 달러의 담보자산과 수십억 달러의 무담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냥 수십억이요. 그들은 시장에 충격을 줄까 봐 정확히 얼마인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신청인은 국내 및 해외의 많은 존경할 만한 금융기관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인상적인 국내의 저명한 이름들을 줄지어 세웠더군요. 당신의 전임자인 오브리 롱리그와 우리의 예비 장관께서도 우연인지 저명한 이름들 속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들 말고도 상원에서 늘 밑바닥을 훑어가며 살아가는 친구들도 합류했습니다."
(/ pp.282~283)

저자소개

존 르 카레(John le Carr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1종
판매수 757권

1931년 영국 도싯 주의 풀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데이비드 존 무어 콘웰이며, 여동생 샤를로트 콘웰은 영국의 유명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베른 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장학생으로 현대 언어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1956년부터 1958년까지 이튼 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르 카레는 1959년부터 1964년까지 영국 외무부에서 일했다. 당시 그는 영국 대사관 제2서기관, 함부르크 정치영사, 그리고 영국 해외정보국인 MI6에서 일하며 실제로 냉전 시대의 첩보 활동을 하기도 했다. 1961년 요원의 신분으로 르 카레는 첫 소설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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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PD와 인터넷 기획자로 일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사일런트 페이션트』, 『아르테미스』, 『나이트 이터널』, 『거인들의 몰락』, 『세계의 겨울』, 『영원의 끝』, 『우리들의 반역자』, 『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 『콜린 파월의 실전 리더십』, 『본 슈프리머시』, 『높은 성의 사내』, 『남겨진 자들』, 『스노크래시』, 『셜록 홈즈 : 주홍색 연구』, 『셜록 홈즈 : 바스커빌 가문의 개』, 『로빈슨 크루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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