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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정원 : 정우신 시집[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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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정우신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21년 01월 25일
  • 쪽수 : 112
  • ISBN : 979119088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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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홍콩 정원』은 정우신 시인의 두 번째 시집으로, 『현대문학』 2020년 4월호에 발표한 작품을 비롯해 총 23편의 신작시와 에세이를 담겨 있다. 인간 내면의 깊은 슬픔과 우울의 정서, 육체와 내재된 뜨거운 에너지의 역동성을 담아냈던 첫 시집 『비금속 소년』에 이어 자기 복제, 자기 증식으로 만들어낸 분열된 자아 리플리컨트의 서늘한 시선을 통해 보다 확장된 시적 세계를 선보인다. 일상의 도처에서 찾아오는 존재의 고통과 죽음의 두터운 충동을, “쓸쓸한 온도”로 태어나 결국 폐기되고 리셋되어버리는 리플리컨트로 육화하여 구체화하고 있는 이번 시집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탄생과 소멸을 거듭하며 쓸모없어질지라도 끝내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리플리컨트의 운명이 무릇 인간의 운명 다르지 않음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다. 결국 삶이란 “절차 없는 긴 장례식”(「익산 가는 길」)에 불과하다면서도 “잘 끊어지지 않는 동맥”(「쥐 인간」)처럼 끈질기며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는 희망의 자세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며, 특유의 감수성과 밀도 높은 언어로 시적 성취를 이뤄낸다.

출판사 서평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서른두 번째 출간!

▲ 이 책에 대하여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현대문학의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서른두 번째 시집 정우신의 『홍콩 정원』을 출간한다. 2018년 시리즈 론칭 후 지금까지 총 서른한 권의 시인선을 내놓은 핀 시리즈는 그간 6개월마다 여섯 권을 동시에 출간하던 방식을 바꿔 격월로 한 권씩 발간하고 있다. 서른두 번째 핀 시리즈 시인선의 주인공은 2016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문단에 나온 이래 생과 사, 그 안에 깃든 인간의 비애를 정제된 언어와 개성적 이미지로 보여주며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정우신 시인이다. 사물들과 서로 응시하는 파편화된 신체, 회화적인 상징과 이미지들의 복합체인 리플리컨트를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모인 시집이다.

정우신 시집 『홍콩 정원』

『홍콩 정원』은 정우신 시인의 두 번째 시집으로, 『현대문학』 2020년 4월호에 발표한 작품을 비롯해 총 23편의 신작시와 에세이를 담겨 있다. 인간 내면의 깊은 슬픔과 우울의 정서, 육체와 내재된 뜨거운 에너지의 역동성을 담아냈던 첫 시집 『비금속 소년』에 이어 자기 복제, 자기 증식으로 만들어낸 분열된 자아 리플리컨트의 서늘한 시선을 통해 보다 확장된 시적 세계를 선보인다. 일상의 도처에서 찾아오는 존재의 고통과 죽음의 두터운 충동을, “쓸쓸한 온도”로 태어나 결국 폐기되고 리셋되어버리는 리플리컨트로 육화하여 구체화하고 있는 이번 시집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탄생과 소멸을 거듭하며 쓸모없어질지라도 끝내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리플리컨트의 운명이 무릇 인간의 운명 다르지 않음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다. 결국 삶이란 “절차 없는 긴 장례식”(「익산 가는 길」)에 불과하다면서도 “잘 끊어지지 않는 동맥”(「쥐 인간」)처럼 끈질기며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는 희망의 자세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며, 특유의 감수성과 밀도 높은 언어로 시적 성취를 이뤄낸다.


핀 시리즈 공통 테마 에세이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에 붙인 에세이난은 시인의 내면을 구체적으로 심도 있게 비춰주는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 독자들과의 충분한 교감을 촉발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공통 테마라는 즐거운 연결고리로 다른 에세이들과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짧고도 강렬한 에세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시인 자신과 작품에 대한 이해를 더 풍부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핀 시선만의 특징으로 꼽게 된다. 이번 볼륨의 주제 혹은 테마는 ‘영화 속 대사’다.
정우신 시인은 영화 「컨택트」에 나오는 환상적인 명대사 “네 삶 너머에도 너의 이야기는 존재하니까”를 모티프로 했다. 빛, 박사, 선생, 리플리컨트로 끊임없이 자신을 치환시키며, 생의 근원 그 너머의 세계에 가닿으려는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시인의 신중한 자세와 진심을 만날 수 있다.
두 달 간격으로 출간될 이후 vol. 6 핀 시집 네 권도 같은 테마로 이어간다. 김현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3월 출간 예정), 배수연의 「두 교황」(5월 출간 예정), 이소호의 「프란시스 하」(7월 출간 예정), 박소란의 「그리즐리 맨」(9월 출간 예정)을 기대해볼 수 있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강주리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특색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키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이번 시집의 표지 작품은 최근 생태, 환경 등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관점의 드로잉과 설치를 통해 보여주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강주리 작가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 강주리JooLee Kang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 및 미국 터프츠대학교 보스턴뮤지엄스쿨 석사 졸업. 경기도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미국 NAGA갤러리, 피츠버그 아트 뮤지엄, 대만 타이페이시립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 그룹전 참여. 국립현대미술관, 홍콩 미라마그룹 등에 작품 소장. 〈Massachusetts Cultural Council 아티스트상〉 〈St. Botolph Club 신인 아티스트상〉 〈SMFA Traveling Fellowship〉 수상.

목차

1부
핑크 스팀 11
不二門-건봉사의 항아리를 정리하는 비구니 리플리컨트 14
무당-신내림을 연습하는 리플리컨트 16
생화학교실-리플리컨트의 탄생 20
베이스캠프 26
부소담악-머신 러닝 1 28
숭배-머신 러닝 2 30
익산 가는 길 32
사슬-머신 러닝 3 36
失樂園 38
接冬 接冬-머신 러닝 4 44

2부
네온사인 49
암시장-만리포 여관에 버려진 리플리컨트 54
마리화나 소년-리셋된 자신에게
머신건을 쏘는 리플리컨트 56
쥐 인간 62
대왕 나방-리플리컨트의 멜랑콜리 66
홍콩 정원 74
해동 78
◎◎◎◎◎◎
◎◎◎◎◎◎ 80
廢家-머신 러닝 5 84
口音-머신 러닝 6 86
액화질소탱크 88
변전소-리플리컨트 폐기 92

에세이 : 관류 실험 101

본문중에서

손끝으로 어둠을 두드리다 보면
가끔 별똥별이 보이지
당신의 입속에 있는 자두
익어가는 소리 들리지
-「핑크 스팀」 부분

내가 위태로울 때면 너는 따듯한 술잔을 들고 꿈에 나타났다 (…)

침낭 지퍼를 머리끝까지 잠그고 죽음의 두께에 대해 생각했다

네가 먼저 갔듯이 눈발은 발자국을 오래 남기지 않는다 기도를 하다가 멈추면 눈이 쌓이는 소리가 더 잘 들린다
---「베이스캠프」중에서

삶은 절차 없는 긴 장례식이었지 우리가 걷는다는 것과 먹어야 한다는 것 계속 자야 한다는 것

동정과 비난과 환희 속에서 숲과 하천과 산책 길 그리고 울음 속에서

죽음이 나를 이미 다 파먹어서 죽을 수가 없네
-「익산 가는 길」 부분

오늘은 별의 조도가 달라지겠지 비는 사랑을 다른 재질로 바꿔놓겠지 결국 나는 진흙에 빠지겠지
-「失樂園」 부분

이 슬픔이 더 이상 내 슬픔이 아니라는 것
이쯤에서 삶을 끝내도 아쉬울 것이 없다는 것

(…)

바람 무거워지고
비 오다 말다
오다 말다
-「대왕 나방-리플리컨트의 멜랑콜리」 부분

날개를 가지런히 접어놓고
결정하지 못했지

(…)

중력을 두려워 마
시간과 속도의 문제일 뿐이야
음악이 잊게 해줄 거야
-「홍콩 정원」 부분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르는 구슬은
너의 눈물을 감고 굴러다녀 쇠똥구리가 열심히
똥을 굴리듯
슬픔은 원래 가진 것보다 크게 불어나고

-「◎◎◎◎◎◎
◎◎◎◎◎◎」중에서

되살아나는 것들이 무서워 나는 가요.
끝도 없이 자라는 넝쿨이.
계절의 머리를 뚝뚝 꺾는 꽃들이.
빈 육체에 남아 있는 사랑이.
-「口音-머신 러닝 6」 부분

사랑이라는 말은 미래를 속이기 좋았네

당신은 일찍이 그걸 믿지 않았지
아니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액화질소탱크」 부분

리플리컨트를 나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빛으로, 박사로, 선생으로, 리플리컨트로 만들어진 나는, 사라졌다. 나는 모래사장에 서 있다. 파도와 바람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파도와 파도가 엉키는 소리일 수도 있겠지. 또는 파도가 아닌 것과 파도가 아닌 것이 만나는 소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모래사장을 걷는다. 모래는 나를 조금씩 부순다. 끌어당긴다. 모래가 내 위를 지나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모래사장을 걷고 있어서 그런지 들리는 소리가 전부 파도 소리 같다. 소라 껍데기를 귀에 대보는 아이의 마음으로 나는 만들어졌다. 아이는 파도 소리를 듣거나 바람 소리를 듣는다. 소라의 소리를 듣는다. 자신의 소리를 듣는다. 나는 그것을 언어로 바꿔본다.
-에세이 「관류 실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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