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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끝 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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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신용목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19년 03월 25일
  • 쪽수 : 12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72759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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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한국 시 문학의 절정을 보여줄 세 번째 컬렉션!


    PIN 013 이제니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PIN 014 황유원 [이 왕관이 나는 마음에 드네]
    PIN 015 안희연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PIN 016 김상혁 [슬픔 비슷한 것은 눈물이 되지 않는 시간]
    PIN 017 백은선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들로 만들어진 필름]
    PIN 018 신용목 [나의 끝 거창]

    현대문학의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이 출범한 지 1년 만에 세 번째 컬렉션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를 출간한다. 작품을 통해 작가를 충분히 조명한다는 취지로 월간 [현대문학] 2018년 7월호부터 12월호까지 작가 특집란을 통해 수록된 바 있는 여섯 시인―이제니, 황유원, 안희연, 김상혁, 백은선, 신용목―의 시와 에세이를 여섯 권 소시집으로 묶었다.

    문학의 정곡을 찌르면서 동시에 문학과 독자를 이어주는 ‘핀’으로 자리매김한 새로운 형태의 소시집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그 세 번째 컬렉션은 지금, 여기 한국 시 문학의 한복판에서 누구보다도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여섯 시인으로 꾸려졌다. 젊은 에너지와 각자의 개성을 무기로 한국 시 문학의 중심으로 진입하여 그 절정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선두주자들로서, 그들의 빼어난 저력을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컬렉션이다.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특색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키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이번 시집의 표지 작품은 설치와 조각을 주로 하는 구현모 작가의 매혹적인 드로잉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허물고 흐트러뜨린 아티스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아이디어 스케치들이 각각의 시집과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끝없는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신용목 시집 [나의 끝 거창]
    6인 작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한정판 박스 세트 동시 발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의 시인들은 이제니, 황유원, 안희연, 김상혁, 백은선, 신용목 6인이다. 한국 시문학의 현주소를 살피고 변화 과정을 가늠해온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Ⅰ](박상순, 이장욱, 이기성, 김경후, 유계영, 양안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Ⅱ](김행숙, 오은, 임승유, 이원, 강성은, 김기택)에 이어 세 번째 컬렉션은 독자적인 시 세계와 개성 넘치는 언어로 강력한 팬덤을 이끌고 있는 현재 가장 핫한 시인들이 참여해 더욱 풍성해졌다.

    [나의 끝 거창]은 2000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이후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감각적 사유와 탁월한 언어 감각으로 서정시의 지평을 넓혀온 신용목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거창’이라는 개인적 공간과 시인으로 영글어가던 청년 시절의 자전적 이야기를 공감의 서사로 빚어낸 20편의 시들에는 지나버린 시간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오랜 애정과 그리움, 안타까움과 애도의 마음들이 짙게 배어 있다. 또한 거창으로 가는 여정은 고향에 홀로 계신 노모를 향한 애가哀歌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인은 결국 “멀리까지 내 뒷모습 지켜보던 너를 또 돌아보던 나를 잠시 다녀갔던 슬픔도 끝”(「빨간 날의 학교」)내고 자신을 지키던 한 세계의 소멸을 담담히 지켜보려고 한다.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내일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조대한) 어제를 지우는 고통의 과정을 묵묵하게 견디고 있는 그의 시편들은 슬픔을 동반한 아름다움, 서정의 극치를 확인하게 해줄 것이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의 특징 중 하나는 여섯 시인들이 ‘동네’라는 공통의 테마를 정해 흥미로운 시론 에세이를 발표한다는 점이다. 신용목 시인은 ‘경남 거창’를 주제로 한「하나의 산과 인공호수 그리고 거창」에서 이제는 낡고 닳아 버려진 추억의 목록을 작성한다. 시인이 태어난 지명이면서 문학적 숨을 불어넣어준 인큐베이터이자 꿈을 꿀 수 있었던 안온한 과거 세계, 그리고 그곳에서 영원히 살아 있을 소중한 이들을 차례차례 호명하는 시인의 육성은 그동안 시인이 구축해온 시 세계의 처음을 가늠해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시의 일처럼 무용하고 무효한 일이라는 점에서 쓸쓸함을 불러일으킨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는 300질 한정으로 작가 친필 사인본 박스 세트(전 6권)와 낱권 시집(양장)이 동시에 발매되며, 출간에 맞춰 6인 시인의 낭독회 이벤트로 독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한정판 박스 세트의 경우, 시인들의 친필 사인과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어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구현모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 구현모(b. 1974)
    홍익대 도예과와 독일 드레스덴미술아카데미Dresden Academy of Fine Art 조소과 졸업. 독일의 베를린,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으며, 국내에서는 아르코미술관, 성곡미술관, OCI미술관, 아트센터 나비 등에서 개인전, 단체전. 드레스덴국립미술관에 작품 소장. [막스플랑크 예술상] 수상.

    목차

    1부 우리는 슬픈 줄도 모르고
    나의 끝 거창
    모리재
    기념일
    우리는 슬픈 줄도 모르고

    렛미인
    학생
    여기로 와
    고백은 켜지고
    경부고속도로

    2부 허락 없이 놀러 와서
    검고 푸른
    서재
    살아짐 사라짐
    축하의 예외
    이곳에 와서 알게 된 것
    아주 먼 곳
    종점
    허락 없이 놀러 와서
    빨간 날의 학교
    근육

    에세이 : 하나의 산과 인공호수 그리고 거창

    본문중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해지고 버려져 더는 유효하지 않은 이야기. 그러나 유효하지 않다면 그것은 시의 일. 해지고 버려진 것이라면 그것은 시의 말. 우리는 밤을 향해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다. 밤이 미지가 아니라면 우리에게 미지는 없다. 그래서 물어보기로 했다. 선배들의 그것처럼 왜 우리의 이야기는 자랑이 되지 못하는 걸까. 나는 왜 무효하다 말하며 서둘러 그 일들을 부정해온 것일까. 이런 질문이 시작되자 그곳의 나에게 그 시절의 우리에게 미안해졌다. 그 마음 때문일 것이다. 어떤 미지가 기원의 어두운 밤과 닿아 있는 이유는.
    (/ 에세이 '하나의 산과 인공호수 그리고 거창' 중에서)

    노모의 직업은 걱정, 비도 그쳤는데
    전화가 온다.
    엄마, 무지개 봤어요? 금방 갈게요. 아니, 이제 없어요, 내다보지 마세요.
    주공아파트 꼭대기 층에서 내다보면, 자라고 자라서 이제는 너무 커버린 아들의 정수리가 다 저녁 어둠으로 비 고인 바닥에 흥건할 테지.
    일일연속극 볼륨은 점점 커지고
    깜빡 조는 사이
    주인공은 상대를 만나고 고난을 겪고 모든 것을 이기려고 사랑을 쫓아가서는
    하얀 봉투를 받아 들고 돌아온다.
    운다.
    끝. 하지만 나는 안다. 그래도 아이는 자라서 눈이 멀 것처럼 환한 형광등 아래
    새 떼들이 쪼아 먹은 낮말과 쥐 떼들이 갉아 먹는 밤말로
    아름답고 서러운 이야기를 시작하리라는
    것.
    나는 알아서
    정말 돌아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 '나의 끝 거창' 중에서)

    결국 사랑은 문장마다 튀어나온 돌부리 같아서
    매번 넘어지기 위하여, 알지도 못하는
    도착지 따위에 영영 도착하지 않기 위하여,
    픽, 픽, 제 발로 쓰러져 쳐다보면, 언제가 퐁당 던
    져버린 반지의 금빛 테를 가진

    같은 것.
    (/ '모리재' 중에서)

    밤이
    우리에게 들켜버린 어둠의 깊은 속. 소읍 비탈길 자전거로 내려올 때,
    체한 것처럼
    띄엄띄엄 켜진 가로등을 식히려고, 검은 목구멍을 열고 쿨럭쿨럭 마시던
    달빛.
    밤의 바깥은 얼마나 환하던지.

    하얀 잿더미 속에서 걸어 나오는 가로수의 그을린 뼈 부수며 죽은 새들의 봄이 꽃잎으로 날아오르면

    별들의 주파수를 잡은 것처럼 갸웃거리던 훈범과
    밤의 보조개로 피식 웃던 영훈과
    어둠의 바다가 해변으로 밀어내는 포말의 작은 눈을 반짝이던 승진,
    우리는 슬픈 줄도 모르고

    하늘의 뻥 뚫린 구멍을 바라보며
    달 참 밝다, 말했다
    (/ '우리는 슬픈 줄도 모르고' 중에서)

    여기로 와.
    그러나 여기는 사라진 우체통을 찾아 우편 가방으로 떠다니는
    바다. 우리가 잠든 때에만
    해와 달의 바퀴를 굴리며
    바다는 바다를 건너가 하늘의 봉투를 연다. 아이가 처음 쓴 편지가 삐뚤삐뚤한 파도에
    자꾸 젖는 곳. 한 인생에서 비로소 바다가 끝났으므로
    여기로 와.
    (/ '여기로 와' 중에서)

    자신이 지은 집에서는 잘 수 없습니다, 동그랗게
    둘러서서. 자신이 잊은 꿈에서는 깰 수 없습니다,
    손바닥을 펼쳐놓고.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을
    부드러운
    재로 남기며
    시는 그렇지.
    꿈꾸었던 곳, 건너왔으나 건너갈 수 없는 곳. 연기가 그려놓은 생각의 형상들처럼
    삶이 시체의 꿈이면 어쩌겠습니까.
    조금씩 사라지는 달 속으로 뼈마디를 분질러 던집니다, 캄캄합니다,
    몸속에 숨어 있는 허공은.
    불 속에 식고 있는 꿈처럼
    얼굴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 '근육'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4~
    출생지 경남 거창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아무 날의 도시]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가 있으며 <백석문학상> <노작문학상> <시작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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