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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순. 2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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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아시아의 미래를 모색하는 국제 시 동인지 『몬순』 제2호!

2015년 한ㆍ중ㆍ일 각 다섯 명씩 모두 열다섯 명의 시인들이 모여서 결성한 동아시아 최초의 국제 시인 동인 ‘몬순’이 동인지 『몬순』 2호를 발간했다. 『몬순』 동인지 2호에는 모두 46편의 신작시와 13편의 주옥 같은 산문이 실려 있다. 한ㆍ중ㆍ일 열다섯 명의 시인들은 각 나라에서 처한 사회적 현실에 대한 도저한 인식에서 출발해, 역사나 환경, 삶의 근원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접속과 성찰을 시도하여, 동아시아라는 지역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양상을 관찰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확보한다. 특히 이번 호에서는 동인의 연대적 결속에 큰 의의를 두었던 창간호의 의미를 뛰어넘어, 타국 작가의 작품을 서로 비평하면서 교감의 폭을 더욱 넓혔고, 두 명의 젊은 인도네시아 시인의 작품까지 초대해 국제 시 동인으로서의 위상에 풍성함과 다양성을 더했다.

출판사 서평

국가별 고유한 개성과 시학의 차이
국가별 수록 작품을 보면 각 나라의 고유한 개성과 시학의 차이가 미묘하게 드러나는 데, 독자 입장에서는 이를 발견하는 것이 적지 않은 기쁨일 것이다.

한국 시인들의 작품은, 대개 소통부재의 현실이나 보잘것없는 사소한 물성의 환기를 통해 실존, 고통의 연대, 자아의 현대성 같은 것들을 중요한 시적 제재로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다소 비관적인 낭만성과 이와 길항하면서 분열하는 시적 자아를 의지적으로 통제하려는 욕망이 깔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컨대 고형렬 시인은 수록작 「 노스캐롤라이나 호」에서 “우리는 너무 비본능적으로 사랑하지 않았을까/모든 사랑은 범죄 혐의가 있다/너무 짧은 사랑을 시적으로 사랑했기 때문에/모든 언어는 헤어지고 말았지/꽃 같은 아이라도 하나 낳고 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노래하는데, 언어라는 궁극적인 해방의 도구로 포착하고자 한 사랑과 실존적 삶의 불가해성을 즉자적이면서도 본질적으로 궁구하고 있는 한국 현대시의 특질과 맥을 같이 한다. 또한 “그들은 죽은 개를 묻듯 우리를 묻었습니다./커다란 구덩이에, 시체 위에 시체를,/우리는 썩어 가면서도 누군가의 등밖에 보지 못했습니다./여기가 어디지요?/죽은 줄도 모르고 이따금 묻습니다./여기서 우리는 사람도 여자도 될 수 없었습니다./철조망 너머 달맞이꽃이 피어도/달거리 동안 피를 흘려도/우리는 짐승들을 받고 또 받아야 했습니다.” 같은 직설적인 언어로 무참히 훼손된 개인의 삶과 그것의 시적 복원의 가능성을 묘파해낸 나희덕의 「들린 발꿈치」라는 작품은 한국과 일본과 중국에 역사적 상흔으로 공유되어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삶과 그것이 가지는 상징적 메시지를 시의 문법으로 형상화하면서 한국 시인들의 시정에 보편적으로 깃든 비관적 현실인식의 서정적 승화라는 특질을 보여준다.

일본 시인들의 작품의 경우, 일종의 메신저로서 동아시아의 정신적 공감대를 찾거나 정치 또는 환경 문제의 고발을 통해 이 시대가 처한 사회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바다, 태풍, 해일 같은 섬나라 특유의 지형과 기후에 대한 감수성을 시적 상징 속에 응축시켜 특유의 긴장미를 발생시키는 것도 일본 시인에게서 관찰되는 고유한 시정이라 할 만하다. 시의 구성 방식이나 연과 행을 자유자재로 실험하는 형식미에서도 일본 시인들은 활달한 시적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 “시체 위에 이루어진 평화여/가슴 깊은 곳에서 데워진 평화여//지난 세기의 바다에 가라앉아 있었던 망령들이, 시절이 도래했다는 듯이 기어 나와서, 총구 같은 콧구멍에서 불꽃을 터뜨리고, 이끼가 낀 언어로 재차 국익, 국익이라며 소란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죽은 자와 국경과 방사능이 녹아든 바다는, 정말 바다로부터 넘쳐 나와서, 이 나라의 지면을 줄줄 삼켜간다.”라고 노래한 시바타 산키치의 「물개」라는 작품을 보면, 일본의 전후 세대가 갖는, 보편적인 죄의식과 그것과 연관된 용서와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적 감수성의 일단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시인들 역시 그들만의 개성적인 시적 관심을 드러내는데, 한국과 일본의 시인들과는 달리 자연과 인간, 역사와 문명을 거시적인 시각으로 묘파하고 이를 서정적인 필치로 표현하는 특질을 보인다. 또한 반어적이면서 동시에 역설적인 어법으로 상투적인 일상이 지닌 모순을 적발하는 것도 중국의 시인들에게서 발견되는 개성이다. 리쟌깡 시인은 “나에 대해서는 서에서 동까지/중국에서 일본이라 부르는 조용한 섬나라까지/나는 일부러 꽃을 구경 온 낯선 사람으로/사후의 전답은 이미 잘 거둬들였는지?/서에서 동까지는 마치 또 다른 트로이의 전쟁과 같지만/그러나 역사는 끝내 고증할 수 없는 전설로 변해 버렸다/한 차례 아름다운 모험을 위해/나는 당나라에서 총총히 왔지만/이번엔 상상을 합금의 날개로 변화시키고/마음의 안정과 부드러움으로 바꿨다/충분히 알아들을 만한 벚꽃의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밀어와 소리/그녀들의 달콤하고 아름다운 하모니 소리를 들었다”라고 노래하는데(수록작품 「꽃놀이」) 여기서 드러나는 역사적 통찰을 내밀한 개인적 감수성으로 치환하는 시적 전략은 중국적 시학의 어떤 보편성이라 할 만하다.

목차

발간사 김기택 언어의 경계를 관통하는 몬순의 힘
인사말 사소 겐이치 꿈의 바람에 실려온 것

한국
고형렬 소켓과 기억 외 3편
김기택 가죽 장갑 외 3편
나희덕 우리는 흙 묻은 밥을 먹었다 외 3편
심보선 느림보의 등짝 외 3편
진은영 바스와바 쉼보르스카 외 3편

일본
사소 겐이치佐相憲一 마음의 비유 외 1편
나카무라 준中村純 8월의 기도 외 4편
시바타 산키치柴田三吉 물개 외 2편
나무라 요시아키苗村吉昭 알려지지 않은 걸작 외 3편
스즈키 히사오鈴木比佐雄 듀공의 친구로 끼워주기 바란다 외 1편

중국
리쟌깡李占剛 꽃놀이 외 2편
린망林莽 내 주차 자리 앞에 벚꽃 한 그루가 있었네 외 2편
선웨이沈葦 경로당에서 외 2편
쑤리밍蘇歷銘 거울 속 외 2편
천량陳亮 따스함 외 2편

말레이시아
꾼니 마스로한띠Kunni Masrohanti 바람이 전하는 안부 외 2편
에윗 바하르Ewith Bahar 라이든의 어느 야윈 남자 외 2편

본문중에서

“2015년 국제연합 자료에 따르면, 한중일 삼국의 인구는 어느 나라이든 196 개국 가운데 25위 이내다. 각각 약 4천8백만, 13억5천만, 1억2천6백만 명이다. 중국은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상을 점하고, 국토가 넓지 않은 일본도 그 인구는 대단한 편이고, 한국과 같은 민족이 사는 북한도 2천4백만 명으로 세계에서 48번째로 인구가 많다. 한중일 삼국의 인구 합계는 15억 명을 넘어서고 있다. 세계를 살펴볼 때 아시아의 이 지역에는 특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등 아시아 전체가 대체로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어느 나라든 인구가 많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며, 곤란한 것도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계절풍, 우기와 건기, 사계. 은혜로운 비도 있지만 집중호우가 되어 무언가를 파괴하기도 한다. 바람에 민감한 감성이 마음의 바다나 숲에 형성되어 있다면, 역사의 풍상을 견뎌온 삶의 토양은, 꿈의 바람에도 풍부한 감수성을 가질 수 있게 할 터이다.
국가 인구의 집단적 관점은 정치ㆍ경제 분야에서는 논의의 한 축이 될 것이겠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관점에 서서, 한 사람 한 사람 생명의 목소리가 퍼져 가는 것이나 아픔을 소중하게 듣고 발신하는 것은, 시 문학을 비롯한 문화 예술의 역할이다. 사람의 이야기는 숫자로 해소할 수 없는 육체성과 체온을 지니고 있다. 개별적이면서 동시에 보편성으로 이어지는 것, 그와 같은 것을 추구하며 인간은 문학을 애호하는 것이리라. 거기에는 삶과 죽음 양쪽의 바람이 불고, 풍성한 것을 싹트게 한다.
‘몬순’(계절풍)이라는 상징적인 동인지 명을 붙인 국제 시 동인지가 창간된 지 2년째를 맞는다. 한국판, 중국판, 일본판으로, 각각 세상에 나온 창간호는 대체적으로 호평이었다고 말해도 좋으리라. 이와 같은 첫 시도에 대한 기대와 신선함은 물론, 내용도 다양하게 읽혀서, 공감의 목소리가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 사소 겐이치, 인사말 中

국가나 사회를 이끌어가는 동력은 정치ㆍ경제와 같은 큰 힘에 있지만, 그것이 개인의 내밀하고 고독한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일일이 다독거려 줄 수는 없다. 사회는 개인을 보호하기는 하지만, 커다란 사회적인 힘들이 부딪치는 과정에서 개인의 내면은 소외되거나 치명적인 상처를 일상적으로 받기도 한다.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아픔과 즐거움을 나누는 일은 개인의 내면을 치유하고 건강하게 회복하는 일이다. 예술이나 문학은 주로 그런 일을 담당한다. 몬순은 언어 이전에 내면에서 소통하는 자연의 힘이다. 그 힘은 거대하지만 뿌리 하나 잎 하나에도 스며서 생기를 불어넣는다.
『몬순』 창간호의 시들을 읽으며 시가 직관과 감성과 정서로 통용되는 공용어임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시는 불가피하게 언어를 쓰지만 그 언어는 추상화와 관념화의 작용에 저항하는 위반의 언어이며 몸에 가까운 원초적인 언어다. 의사소통을 위해 언어를 쓰면 사물은 기호로 굳어지고 인간은 자연과 분리되지만, 시는 언어의 이런 작용을 넘어서려 한다. 시는 언어의 기호 작용을 넘어 몸, 자연, 사물 그 자체가 되려고 해 왔고, 그 상상력을 가두는 틀과 개념에 고정되지 않기 위해 애써 왔다. 사물이고 생물이며 인간 그 자체인 시의 언어는 몬순과 같이 호흡하는 생명체이므로 끊임없이 의미와 범주와 개념의 구속을 벗어나려 한다. 번역이라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사물의 언어, 생명체로서의 언어를 쓴다는 점에서 세계의 시인은 하나의 언어를 쓴다는 유대감이 형성되는 것이다.
(중략)
『몬순』은 세 나라 열다섯 시인이 뜻을 같이 하여 서울과 베이징과 도쿄에서 동시에 출간했다는 사실이 갖는 의미가 커서 창간호만 내더라도 그 의의가 작지 않을 터인데, 두 번째 동인지까지 동시 출간을 하게 되어 그 기쁨이 배가 되었다. 앞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몬순의 힘이 자유롭게 경계를 드나들며 대지와 대기, 대양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가 운동하고 작용하고 숨 쉬며 서로 다른 시인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 김기택, 발간사 中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4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고형렬은 1954년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났다. 1979년 '현대문학'에 시 '장자'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고, 백석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0년 계간 '시평'을 편집했으며,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로 출강했다. 시집으로 '대청봉 수박밭', '해청', '사진리 대설', '성에꽃 눈부처', '김포 운호가든집에서', '밤 미시령', 장시집 '리틀 보이', 동시집 '빵 들고 자는 언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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