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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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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도종환
  • 그림 : 이인
  • 출판사 : 난다
  • 발행 : 2017년 02월 22일
  • 쪽수 : 31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9600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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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도종환 시인이 숲에서 보내온 60통의 연서

도종환 시인의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가 새로이 출간되었습니다. 지난 2008년 동명의 제목으로 선보였던 책이 꽤 오랜 동안 절판 상태였고 그사이 시인이 나서서 원고를 보태고 원고를 빼는 등의 새 작업을 행하여 2017년 새봄을 앞둔 작금에 새 볕을 쬐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책은 말이지만 고요한 침묵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글이지만 따뜻한 악수 같은 책입니다. 그리하여 서로 꼭 껴안은 품처럼 따뜻한 책입니다. 왜냐하면 시인이 우리 앞을 마구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꼭 한발 뒤에서 우리 뒤를 따라주고 있는 연유입니다. 뒤가 든든하다는 안도, 그 안심으로 등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책입니다.

출판사 서평

아무도 아프지 마시라, 그 누구도 슬프지 마시라.
시인이 숲에서 보내온 60통의 연서(戀書)


도종환 시인의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가 새로이 출간되었습니다. 지난 2008년 동명의 제목으로 선보였던 책이 꽤 오랜 동안 절판 상태였고 그사이 시인이 나서서 원고를 보태고 원고를 빼는 등의 새 작업을 행하여 2017년 새봄을 앞둔 작금에 새 볕을 쬐기에 이르렀습니다.
근 10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오늘에 다시 읽는 이 책은 참으로 묘한 뒷맛을 남깁니다. 시인이 충청도 출신이라 딱히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렇게 천천히 읽히는 책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느린 보폭을 자랑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좀 묘한 형국이지요. 요즘 책들이 어떻던가요. 서둘러 에둘러 재빨리 어떤 요령 터득에 바쁜 기술들을 못 가르쳐 안달이 난 속도감을 자랑하기도 하거니와 깊이보다는 얕게 발 딛는 법을 알려주느라 정신이 없는 것도 사실 아니던가요.
씁쓸하지만 그런 마당에, 되레 제 마당 안에 독자를 되도록 오래 붙들려고 작정한 이가 있으니 바로 도종환 시인을 말하는 겁니다. 2004년 지병으로 교단을 떠나야 했던 그가 보은 법주리 산방에 머무는 동안 되돌아본 생의 기록은 그러니까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죄다 되짚어야 다시 살 수 있는 것이기에 절절했습니다. 스스로를 도시라는 이름의 사막에서 구해내 숲속의 청안(淸安)한 삶으로 옮겨놓으니 사막에서 제 발바닥이 데이는 줄도 모르고 갈증에 입술이 터지는 줄도 모르고 하루하루 바싹하게 심신이 말라가는 우리들이 아마도 보였던 것 같습니다.
도처에서 모래바람 같은 것이 몰려와 제대로 눈조차 뜰 수 없었던 시인. 세상의 큰일을 도모하느라 매일이 분주했으나 맘먹은 대로 뭔가를 행해내지 못해 억울함이 컸던 시인. 몸이 온전치 못하니 마음도 균형을 잃어 밥벌이조차 할 수 없던 까닭에 깊은 산중에 집을 짓고 홀로 텃밭을 일구며 지내야 했지만 그 시간 동안 시인은 그간 뜨지 못하고 산 하나의 눈을 새로 갖게 됩니다. "꽃이 끝없이 전시되어 있는 꽃 박람회에 가면 도리어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못 만나고" 오듯 너무 많은 것에 마음이 가 있어서 하나를 제대로 못 보고 산 자신을 그제야 제대로 보게 된 것이었지요. 다시 말해 "가까운 곳에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 있는데 그걸 못 보고 끝없이 다른 곳을 찾아다니는 게 우리 삶이"란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었지요.
네, 끝내 자연이었습니다. 우리를 자연으로 낳아준 그 자연의 힘으로 시인은 세상을 다시 보고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숲에서 시인은 직접 쌀을 씻어 밥을 지어 먹었고, 텃밭에 푸성귀를 심어 먹을거리를 마련해야 했으며, 끼니를 세끼에서 두 끼로 줄여나갔습니다. 겨울에는 짐승들 먹을 시래기와 밤을 내다놓았고, 봄에는 할머니들을 따라다니며 나물 뜯는 걸 배우다 산천이 온통 먹을 것으로만 보일까 두려워하기도 했습니다. 여름에는 아까시나무 꽃, 조팝나무 흰 꽃을 보며 빛깔로 화려하기보다 향기로 진하기를 소망했고, 가을에는 가을바람 한줄기가 마음을 다독이는 걸 알아갔습니다. 더불어 숲속에서 동물과 함께 지내는 일상을 통해 천천히 삶의 주인 자리를 되찾는 기쁨을 느껴갔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온 우주와 교감할 수 있는 여유를 끝내 찾게 된 자의 그래서 더 소박하고 그래서 더 소탈하며 그래서 더 꽉 들어찬 생의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시인은 스스로 깨닫게 된 그 생의 여유를 삶에 그대로 대입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대라고 칭한 우리더러 이 숲에 언제 올 수 있겠냐고 부름을 한 건 시인이 자연을 통해 배우게 된 그 모든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바로 전하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시인은 이 책의 페이지마다 우리들이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주저앉은 김에 누웠다 가라고도 하고 밥도 한술 뜨고 가라고 하고 차도 좀 마시다 가라고 하고 동하면 술도 권커니 잣거니 하면서 졸리면 자고 가기도 하는 등의 유유자적을 좀 누리라고 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게 사람이라는 우리들 별이 저마다 반짝일 수 있는 힘이라고 말없이 가르쳐주는 것도 같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산문집[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는 말씀의 경전이 아닙니다. 이 책은 말이지만 고요한 침묵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글이지만 따뜻한 악수 같은 책입니다. 그리하여 서로 꼭 껴안은 품처럼 따뜻한 책입니다. 왜냐하면 시인이 우리 앞을 마구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꼭 한발 뒤에서 우리 뒤를 따라주고 있는 연유입니다. 뒤가 든든하다는 안도, 그 안심으로 등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책입니다.
하루하루 뭔가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우울할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쳤는데 거기 딱 내게 하는 소리가 적혀 있다면 사람이 참 겸손해지고 맙니다. 빤히 아는 소리인데도 그걸 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는 그를 진정한 친구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겠지요. 이 책이 딱 그렇습니다. 쓴 자와 읽는 자의 보폭이 엇비슷한 책. 내 물음에 내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책. 가르치지 않고 배워보자 하는 책.
페이지 틈틈 화가 이인의 그림이 깜짝 선물처럼 들어차 있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원고를 읽고 내킬 때마다 하나씩 그려야지 하였는데 어느 순간 도화지에서 붓을 놓지 못하는 스스로를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완성한 30컷의 그림은 아마도 진심이 전심으로 낳은 보물이겠지요. 도종환 시인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 이야기를 그림에 쏟고 있는 경험처럼 도종환 시인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 이야기를 숲에 모여 토로하게 되는 경험, 그것이 바로 책의 원형적 기능이자 이 책의 궁극적 목표가 아닐까 합니다. 한번들 두루 읽어봐주십사 합니다.

목차

1부 나는 꽃그늘 아래 혼자 누워 있습니다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
지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꽃그늘
외롭지 않아요?
소풍
청안한 삶
이 봄에 나는 어디에 있는가
여기 시계가 있습니다
사람도 저마다 별입니다
산도 보고 물도 보는 삶
저녁 기도
9월도 저녁이면 바람은 이분쉼표로 분다
마음으로 하는 일곱 가지 보시

2부 상처 없이 어찌 깊은 사랑이 움트겠는지요
쪽잠
우거짓국
누가 불렀을까
갇힌 새
꽃 보러 오세요
잘 익은 빛깔
집 비운 날
겨울잠
배춧국
첫 매화
햇살 좋은 날
꽃 지는 날
나를 만나는 날
아름다운 사람
소멸의 불꽃
동안거
산짐승 발자국
제일 작은 집

3부 오늘 하루를 아름답게 사십시오
나는 지금 고요히 멈추어 있습니다
찢어진 장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봄의 줄탁
주는 농사
여름 숲의 보시
오늘 하루를 아름답게 사세요
쓰레기통 비우기
대인과 소인
끝날 때도 반가운 만남
귤 두 개
치통
죽 한 그릇

4부 우리가 사랑한 꽃들은 다 어디에 있는지요
바람이 분다, 떠나고 싶다
깊이 들여다보기
가장 아름다운 색깔
산나물
조화로운 소리
가을 숲의 보시
고통을 담는 그릇
낙엽 이후
우리가 사랑한 꽃은 다 어디 있는가
생의 한파
참나무 장작
짐승들에게 말 걸기
겨울 산방
아름다운 암컷
가까이 있는 꽃
남들도 우리처럼 어여삐 여기며 사랑할까요

작가의 말 - 산에서 보내는 편지

본문중에서

제일 작은 집

씀바귀꽃이 노랗게 피었습니다. 아까시꽃이 피워내는 마지막 다디단 향기가 머리 위를 하얀 천 자락처럼 맴돌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권정생 선생님이 돌아가셔서 안동엘 다녀왔습니다. 조탑리에 있는 선생님 집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작은 집입니다. 다섯 평짜리 흙집. [몽실언니]와 [강아지똥] 같은 훌륭한 작품을 쓰신 우리나라 어린이 문학의 가장 큰 어른은 평생 가장 작고 초라하고 비루한 집에서 살다 돌아가셨습니다.

우리는 너무 큰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댓돌에는 선생님의 고무신 한 켤레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나는 그 고무신을 보고 울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 부족하다고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추녀 밑에는 씨앗으로 쓰려고 보관해온 옥수수 여남은 개가 매달려 있었고 평상에는 보리건빵과 뻥튀기 과자 한 봉지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먹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더 맛있는 것, 더 기름진 먹을거리를 찾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집 뒤에는 보랏빛 엉겅퀴꽃이 가득 피어 있었는데 그중 한 송이는 마루 끝에 와 서서 주인 없는 빈 마당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집은 그 엉겅퀴꽃만으로도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꽃, 너무 많은 것들로 집 안팎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혼자 사시는 동안 쥐가 들어와 옷 속에서 잠을 청하면 그냥 거기서 자도록 내버려두셨습니다. 혼자 주무시기에 무섭지 않느냐고 어린이들이 물으면 오른쪽에는 하느님 왼쪽에는 예수님이 함께 주무시기 때문에 무섭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가난하고 작고 낮고 비천한 삶을 선택하신 선생님의 오른쪽에 늘 하느님이 함께 계셨을 거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다"라고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새들도 침을 뱉고 가고 흙덩이조차도 외면하는 강아지똥도 고운 민들레꽃을 피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은 가시면서 자신이 지니고 있던 것, 앞으로도 계속 생기게 될 인세와 책을 통한 수입 전부를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고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우리는 내가 가진 것을 오직 내 자식 내 가족에게만 물려주려고 끌어안고 있는데 선생님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한 줌 재가 되어 가셨습니다.

우리는 선생님을 추모한다고 몰려가 뜨락의 민들레꽃만 짓밟아놓고 돌아왔습니다.

권정생 선생님,
가장 순결하고 맑고 높은 정신을 지녔으면서도 가장 비천하고 남루하고 외롭고 병든 모습으로 살다 가신 권정생 선생님,
선생님을 생각하면 울음도 눈물도 민망할 뿐입니다.
(/ 본문 중에서)

산에서 보내는 편지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이 문장은 숲에 있던 내가 사막에 있는 내게 던지는 물음입니다.

자주 목이 마르고 불안하고 지쳐 쓰러질 것 같은 하루를 살고 있다면 사막에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앞사람을 따라가지만 이 길이 맞는 길인지 모르겠고, 길에서 낙오하면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가득차 있다면 사막에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어디가 길인지 모르겠고, 길을 잃을 때가 많은데 도처에서 모래바람 같은 것이 몰려와 눈을 뜰 수가 없다면 그대도 사막에 있는 것입니다.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내 안에 들어와 나를 살립니다. 떡갈나무 연초록 잎이 내쉬는 숨결이 내 안에서 내 생명의 일부가 되어 나를 살아 있게 합니다. 그늘을 만들어주고 열매를 주며 지친 몸을 쉬게 해주고 영혼의 거처를 만들어줍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게 합니다. 그게 숲입니다.

우리가 삶을 시작했던 곳이 숲입니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 그곳이 숲입니다. 폭염에 저를 버렸던 이파리가 두어 달 뒤 다시 푸르게 살아나는 곳도 숲입니다. 십일월에 끝난 듯싶었다가 사월에 다시 시작하는 곳이 숲입니다. 생명력이 살아 있는 곳, 그곳이 숲입니다. 조금 전까지 살아 있었는데 금방 죽음으로 변하는 곳, 그곳이 사막입니다. 너 때문에 죽을 수 있는 곳, 그곳이 사막입니다. 너 때문에 내가 사는 곳, 그곳이 숲입니다. 너 때문에 세상이 싫어지는 곳, 그곳이 사막입니다. 너 때문에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살고 싶어지는 곳, 그곳이 숲입니다. 너 때문에 내가 황폐해지는 곳, 그곳이 사막입니다. 너 때문에 내가 풍요로워지는 곳, 그곳이 숲입니다. 너 때문에 내가 독한 사람이 되는 곳, 그곳이 사막입니다. 너 때문에 내가 선하게 변하는 곳, 그곳이 숲입니다.

그대가 있는 곳은 숲입니까? 사막입니까?
절판된 책을 다시 내는 이유도 그대가 사막에 있다면 다시 숲으로 오시도록 부르고 싶기 때문입니다.

2017년 이월의 숲에서
도종환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4.09.27~
출생지 충북 청주
출간도서 68종
판매수 37,893권

1954년 청주에서 태어났다.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 [당신은 누구십니까] [흔들리며 피는 꽃] [부드러운 직선] [슬픔의 뿌리] [해인으로 가는 길]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사월 바다], 산문집으로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등이 있다. 백석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윤동주상, 공초문학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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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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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열여섯번째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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