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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의 시집『나팔꽃에 숨어 있는 저승을 노래함』. 시인은 나팔꽃과 이승을 연결시킨다. 초월적인 세계를 꿈꾸고 그 몽환은 체념과 나태를 치유하는 드넓은 세계로의 진입을 노래한다. 표제작인《나팔꽃에 숨어 있는 저승을 노래함》을 비롯하여 《몽유별경》, 《밤의 불국사》, 《북송北宋의 꽃병》등 다양한 작품은 감상할 수 있다.

월간 [시]와 출판사 문화발전소가 공동으로 기획하여 펴내는 ‘명품시집’ 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으로 이정숙 시인의 [나팔꽃에 숨어 있는 저승을 노래함]이 선정되었는데, 제목이 은유하듯 동양적 몽상의 시적 형상화가 꿈결처럼 드리운 시집이다.

유한근 문학평론가는 이를 일러
“시인의 몽상은 이상적이고 초월주의적이고 신비로운 공간이다. 그러면서도 인간과 삶의 본질이나 본체를 탐색하려 한다. 땅의 세계만을 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세계, 그 신비 공간 속으로 초월하려 한다. 그리고 영원을 몽상하려 한다”
라고 했는데, 결코 빈말이 아님은 시인의 보석처럼 빛나는 시어들을 통해 예컨대 “몸 푸는 춤자락에/피는 나팔꽃/춤추는 바람 속에/숨어 있는 저승”을 통해 절실히 느끼는 자신의 감성을 독자들은 확인하게 된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독자의 내면으로 생생히 다가서는 시인의 시는 그래서 역설적으로 ‘현실적’이며, 그 점이 여타의 시에서 찾을 수 없는 큰 미덕이기도 하다.

보편적으로 인간의 삶이 보이는 행태라는 것은 원인과 결과의 법칙을 떠나서 생각하기 어려운 법인데, 시인은 이 점을 도리어 극복하고자 초월적인 세계를 꿈꾸고 그 몽환은 체념과 나태를 치유하는 드넓은 세계로의 진입을 노래한다.
“어느 꿈길은/바다 한 자락을 당기면/공수처럼 외우던/우리의 당사주” 그래서 시인은 나팔꽃에 숨어 있는 저승을 노래하는 것이고, 그 노래야말로 독자의 꿈에 닿아 있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이 시집은 그 점이 흥미롭고 매우 감동적이다.

제1부 - 갱년의 아침
앵무 ----- 010
해변 ----- 011
고백 ----- 012
가장家長 ----- 014
편도선 ----- 016
불면不眠 ----- 018
맞벌이 ----- 020
친정 ----- 022
갱년의 아침 ----- 024
나들이 초抄 ----- 026
북송北宋의 꽃병 ----- 034
주소록 ----- 035
삼복三伏 ----- 036
일출日出의 새 ----- 038
맑고 밝은 마흔 세 번 그 큰 뜻을 다짐하면서 ----- 040

제2부 - 나인 걸스
호숫가에서 ----- 046
내일 ----- 048
무엇일까요 ----- 049
밤의 불국사 ----- 050
마음 ----- 052
소녀상 ----- 053
코스모스 ----- 054
혼자서 ----- 055

제3부 - 나팔꽃에 숨어 있는 저승을 노래함
빗소리 ----- 058
겨울 오동梧桐 ----- 059
꽃집 ----- 060
꽃눈들의 속삭임 ----- 064
나팔꽃에 숨어 있는 저승을 노래함 ----- 066
성애를 손톱으로 긁으며 ----- 068
코스모스 ----- 070
하얀 장미 ----- 072
제라늄 ----- 074

제4부 - 발원發願
화엄사 ----- 076
사랑 ----- 079
곡병曲屛 ----- 080
해빙 ----- 082
합장 1 ----- 084
합장 2 ----- 086
저승길 ----- 088
몽유별경夢遊別經 ----- 090
발원發願 1 ----- 092
발원發願 2 ----- 094
철야정진 ----- 099
저자 후기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다/이정숙 ----- 103
이정숙의 시세계 ----- 109
동양적 몽상의 형상성/유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