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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평 시집 [돌아보면 다 사람이다]. 시인이 꿈꾸는 사회는 정직이 통하는 사회, 양심이 통하는 사회다. 「정리 해고」, 「주식시장」 등에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가 그려져 있고, 「텍사스 엘레지」, 「선술집 풍경」, 「양로원 풍경」, 「우울증」 등에는 인간 자체의 모순과 부조리가 그려져 있다. 결국 시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진선미(眞善美)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진실성, 선량함, 아름다움을 시인은 갈망하고 있다.

사랑을 실천하는 휴머니스트의 꿈

구지평 시인은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서 자란 예천 토박이인데, 이런 태생지의 환경이 시인의 시 세계를 형성하였다고 보인다. 「가난」, 「감자꽃」, 「고춧가루」 등의 시를 통해 가난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시인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잘 묘사되었다.
또 다른 시적 경향은 우리 시대의 모습이다. 일종의 세태 풍자, 시대 비판 시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시인이 꿈꾸는 사회는 정직이 통하는 사회, 양심이 통하는 사회다. 「정리 해고」, 「주식시장」 등에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가 그려져 있다. 「텍사스 엘레지」, 「선술집 풍경」, 「양로원 풍경」, 「우울증」 등에는 인간 자체의 모순과 부조리가 그려져 있다.
결국 시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진선미(眞善美)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진실성, 선량함, 아름다움을 시인은 갈망하고 있다. 즉, 이들 시는 구지평 시인이 휴머니스트임을 알게 한다.
이제 막 첫 시집을 내면서 새로운 인생행로에 접어든 구지평 시인의 문운 장구를 빈다.

자서

1부
가난
내성천
어머님 전 상서
사랑하며 산다
감자꽃
고춧가루
가자 애촉의 나라로
노랑조팝나무
늑대 전설
벌초
호랑이 새끼를 품다
고향 서정
석류꽃
아내
아버지
아픈 사월아
어머님 노래
칠순 잔치
어버이날
해로

2부
가묘
밴댕이회무침
서천 가는 길
생계
나의 시
어느 시인에게 내리는 십이월의 비
오사리잡놈
꿈이 없다
각시 달팽이
인사동 나들이
술시
정전
부석 냉면
완두콩 터지는 날
마르판 증후군
늙은 늑대
접이사다리
새해 아침에
희망의 메시지

3부
텍사스 엘레지
고뇌
고하나니
206호
선술집 풍경
정오 뉴스
법계사 새벽
몽돌
주명환 추모시
겨울 청단풍나무
신혼부부
양로원 풍경
우울증
정리 해고
천상열차분야지도
태풍
주식시장

4부
34번 국도
summer wine
가시나무새
고백
그대의 사랑을 묻습니다
돌아보면 다 사람이다
미인도
봄날은 간다
목련
사랑의 향기
신진도에서 편지를 쓰다
신진도의 밤
엘레지 꽃
쉰다섯에 쓰는 유언
신진도 일몰
청춘
이별 후에는 기차를 타라
향일화
가을비

해설_이승하

몸이 멀어지면 향기가 멀어지고
마음이 멀어지면 사랑이 식어가나니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안
내 사람이라 소홀히 하지 말자

서로의 시선이 어긋나는 순간
풀잎은 천천히 메말라가고
어느새 사람 사이가
찬 바람 부는 갈대밭이 되는 것

내가 준 사랑의 크기만 저울질하며
속으로 아파하고 원망하지 말자
각자의 마음속에
각각의 우주가 있나니
어찌 하나의 별만이 뜨기를 바라는가

인연이 다하기 전에
돌아오는 길 힘들지 않게

산 그림자 볕 들도록 바지랑대 세우고
오롯이 바람 끝에서 기다려보자

아픈 이별에
뒤돌아보지 않는 사람 어디 있으랴

지는 해를 등에 지고 여행을 떠나는 것도
하나쯤 옹이를 지니고 사는 것도
돌아보면 다 사람이다
－「돌아보면 다 사람이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