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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홍준경의 『산수유 꽃담』. 200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저자의 두 번째 시집이다.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낸 섬진강과 지리산으로 돌아와 그들의 수양아들이 된 저자의 간편하고 단출하게 웃임이 넘치는 생활을 시로 엿본다. 아울러 따스한 민중 공동체적 공간을 회복하려는 재생의 시학을 펼치고 있다.

2005년에 등단한 홍준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섬진강과 지리산의 시인 홍준경이 선보이는 『산수유 꽃담』은 올곧은 시조미학 안에 개인의 선험적 산물들이 발화하여 시인의 지나간 흔적을 형상화한다. 뼈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지리산에 대한 연민이 구체적 상황 제시를 통해 이성적 해명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의 동기들이 취하는 역사 속 가치들 속에서 그 아픔의 내면을 들춰낸다. 홍준경의 시편은 시인의 직관에 의해 사회학적 이해로 이어지고 시대의 악조건을 극복해가면서 내면적 성찰과 사회적 반성의 결을 보여준다. 또한 시인이 태어나고 유년을 보낸 고향 구례군 ‘산동’에 관한 추억들을 형상화하여 자연 대상물에 의미를 재부여하고 원시의 자연을 통과하는 지리산의 바람 소리와 숨소리를 듣는다. 그의 시선은 어느 순간 사찰에 머물러 있는가 하면 찻잔 속에 머물러 있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어머니의 산’이라 불리는 지리산의 깊은 골을 짚어가며 각양각색의 아름다움을 ‘율’의 노래로 들려준다.
첫 시집 『섬진강 은유』에서 지리산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펼쳤다면, 신작 시집 『산수유 꽃담』에서는 눅눅한 시간의 주름 앞에 민중적인 공동체적 삶의 공간을 갈망하는 시편들을 형상화하면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시집은 첫 시집인 『섬진강 은유』의 연장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유년’이라는 그리움의 원형적 공간이 『섬진강 은유』였다면, 『산수유 꽃담』은 과거와 현재의 역사적 시공간을 넘나듦으로써 민중의 상처를 감싸 안는 존재론적 공간으로 재생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이 상처는 개인적 기록이기도 하지만, 세계와 융합하지 못한 상처받은 자의 모습으로 형상화되기도 한다.

1부
산수유 만장/ 산수유 꽃담/ 산수유 꽃잎 아래 잠들다/ 내춘불래춘/ 가을 대평리/ 그림엽서-산동 산수유/ 겨울 소포/ 산수유 등걸 아래/ 가을 산동/ 은둔/ 구례장 삽화

2부
피아골 단풍/ 발효차를 달이며/ 이엉 엮은 범종 소리/ 화개골 가거들랑/ 별꽃 피는 강변에서/ 천은사 보리수/ 이팝꽃 영상 편지/ 동편제/ 시월/ 여름 산시/ 꽃비암, 자진살풀이

3부
찔레꽃 애기상여/ 애장터 찔레꽃/ 하늘 간 빨치산 아들에게/ 어느 남부군의 답신/ 찔레꽃 성묘/ 봉숭아물/ 아내/ 무화과/ 섣달/ 봄날 구례구역/ 달, 차오르다/ 물결무늬 한 편 시조/ 임을 위한 행진곡-찔레꽃 5월/ 꺼진 촛불/ 촛불 도로 켜다/ 그해 시월 비루개에서-어머니 생일/ 은행털이 진술/ LA 갈비

4부
4 · 19 그 길에 서다/ 마중 나서는 날에-봄눈/ 보리수나무/ 순종/ 여우비/ 자귀꽃/ 잠행/ 함허정/ 소낙비/ 섬진강 아라리-명창 박정선/ 유혹-꽃무릇/ 벌교 꼬막/ 화답-백련에게/ 카페 여인/ 누에고치/ 순모 조끼/ 허/ 파도/ 어떤 불륜

5부
섬진강 은유 26-그곳에 가면/ 섬진강 은유 27-섬진강은 사투리가 없다/ 섬진강 은유 28-천은사/ 섬진강 은유 29-겨울 산수유/ 섬진강 은유 30-이강욱에게/ 섬진강 은유 31-닭 서리/ 섬진강 은유 32-초동 친구/ 섬진강 은유 33-산수유마을/ 섬진강 은유 34-강 건너 꽃등/ 섬진강 은유 35-후, 정님이네 집

해설_박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