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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근 [양장]

원제 : おれは非情勤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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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그래서 요즘 세상이 미쳤다고 하는 거야!”
    비정규직 교사가 비정한 현실에 던지는 돌직구!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에 비견할 만한 하드보일드한 캐릭터의 교사가 나타났다. 주인공인 ‘나’는 스물다섯 살로, 미스터리 작가가 되는 게 꿈이지만, 원고 집필 시간을 확보하기에 좋은 직업이어서 초등학교에서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다. 정교사가 출산이나 병가로 휴직을 해야 할 때 대체교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성격은 건조한데 상대가 아이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사실 교사라는 직업도 좋아하지 않고, 당연히 교육에 대한 특별한 사명감도 없다. 괜히 무리하지 말고 무사히 석 달을 넘기자는 쿨한 비정규직 교사. 그런데 그가 파견되는 학교마다 괴이한 사건이 발생한다. 여교사가 학교체육관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고, 독극물 테러 사건이 발생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여학생이 있는가 하면, 초임 교사가 학교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사건까지 일어난다. 그리고 사건을 풀어나가던 그는 뜻밖의 진실을 알게 된다.

    비정한 카리스마 교사의 냉혹한 추리가 시작된다!

    비정규직 교사는 학교 관계자이면서 동시에 외부인이다. 교육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도 인정받지 못하지만 실수라도 하는 날엔 가차 없이 잘려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적당히 몸을 사리며 버티는 요령을 터득한 주인공에게 심상치 않은 사건들이 발생하고, 사건마다 교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방법으로 추리를 전개해 나간다.
    주인공은 자기 반 아이들을 아무 생각 없이 날뛰는 ‘방약무인한 원숭이’라고 부르며, 어리다고 봐주지도 않는, ‘따뜻하지 않은, 비정(非情)한’ 교사이지만, 자기 반에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한 잡지 인터뷰에서 묘사한 주인공 캐릭터는 이렇다.
    “비정근(非情勤)이라고 했지만 이 선생님은 그다지 비정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약간 열혈남아죠. 이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은 ‘세상에 나쁜 놈만 있는 게 아니니 기운내.’라는 게 아닙니다. 사건을 통해 ‘이 세상에는 이렇게 더러운 놈들도 있다, 그러니 지지 않도록 명심해라.’라고 가르쳐요. 독자들에게 그런 부분들이 받아들여진 건지도 모르죠.”
    막연한 희망의 위로를 던지거나 사건을 포장하여 얼버무리지 않고, 아이들에게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독설은 사실 애정과 열정의 반증이기도 하다.
    “너희들,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하기 싫은 게 있으면 도망만 칠 생각이야? 말해 두겠는데, 그런다고 해결될 정도로 인생은 만만하지 않아.”
    “사람이란 말이야, 당연히 호불호라는 게 있는 법이야. 하지만 확실한 건, 사람을 좋아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아주 많지만, 싫어해서 얻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는 거야. 그런데 굳이 싫어하는 사람을 찾아낼 필요는 없지 않겠어?”
    ‘거의 없다’는 말은 드물게 있다는 뜻이다. 일단 교사라면 ‘절대 없다’라고 했겠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주인공인 ‘나’를 통해 이 세상에 ‘절대’란 없으며, 세상에 모순과 악덕이 횡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어른은 현실에 근거해서, 그렇기에 더욱 성실하게, 아이들에게 이상을 이야기한다. 그 현실과 이상의 싸움이 ‘거의’라는 단어에 담겨져 있는 게 아닐까.

    히가시노 게이고 본격 미스터리의 본령을 만나다!

    시리즈 완결 후 가필과 수정을 거쳐 4년 만에 탈고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단편집, [비정근(원제- おれは非情勤)]은 사회성 있는 정통 추리의 본령이 살아 있는, 1997년에 발표한 초기 작품이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몇 남지 않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이기도 하다. 데뷔 초 추리세계의 풋풋하고 상큼한 단편들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본격 추리의 단초와 사회와 인간에 대해 냉정한 그만의 시각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쿨하고 하드보일드한 비정규직 교사의 활약을 그려낸 이색 미스터리, [비정근]에서 데뷔 초 히가시노 게이고를 만나는 설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목차

    제1장 6×3
    제2장 1/64
    제3장 10×5+5+1
    제4장 우라콘
    제5장 무토타토(ムトタト)
    제6장 신(神)의 물

    방화범을 찾아라
    유령이 건 전화

    역자후기

    본문중에서

    자명종의 알람소리가 기분 좋게 자고 있던 나를 꿈의 세계에서 현실로 되돌려 놓았다. 갑갑한 하루가 시작되는 소리다. 침대에서 굼지럭굼지럭 기어 나와 파자마바람으로 아침 식사 준비를 했다. 말이 식사라는 거지, 아침부터 한 상 푸짐하게 차려먹는 건 아니다. 구운 식빵에 달걀프라이, 커피 한 잔이 다다. 아내가 있다면 이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나는 독신이다. 아내가 될 예정인 여자, 즉 애인도 없다. 뭐 있다고 해도 지금 내 주제로는 부양할 능력도 없지만…….
    옹색스런 세 평짜리 단칸방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며 텔레비전 아침 방송을 보고 오늘 날짜를 확인했다. 안타깝게도 역시 9월 20일이었다. 이제부터 우울한 나날이 시작된다. 반면에 날씨는 맑음. 이 시기로는 별스럽게도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기는 기분이 이 모양인데 비까지 내리면 최악이다. 날씨 하나만큼은 그래도 내 편인 모양이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오늘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푹푹 찔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더워 죽겠는 양복을 입어야 한다. 거기에 넥타이까지 매야 한다. 아주 넌더리가 난다.
    이치몬지[一文字] 초등학교라는 데가 오늘부터 내가 다닐 직장이다. 5학년 2반을 가르치게 됐다. 기존 담임교사가 오늘부터 출산 휴가에 들어갔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인 내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보통의 비정규직 교사라면 기뻐할 일이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천성이 일하기를 싫어한다. 돈은 없어도 괜찮으니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고 싶다. 말이 나온 김에 털어놓자면 교사라는 직업도 좋아하지 않는다. 대학 3학년 때 취업활동에 늦었다는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방향전환을 했던 것뿐이다.
    기간제 교사, 참 폼 안 나는 단어다. 오래 할 일은 아니지.
    (/ pp.8∼9)

    우선 교무실로 다시 돌아가 열쇠를 받은 다음 체육관으로 갔다. 강당 겸용으로 쓰이는 체육관은 학교 정문 바로 옆에 있었다. 문의 자물쇠를 열고 아이들을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안은 어두웠지만 누가 스위치를 켰는지 곧 환하게 불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때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 아이들이 앞쪽에서 걸음을 멈춘 채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어이, 왜 그래? 거기 그렇게 서 있으면 뒷사람들이 못 들어가잖아.”
    내가 말하자 앞에 있던 여학생이 뒤를 돌아봤다.
    “선생님, 누가 쓰러져 있어요.”
    “뭐”
    나는 아이들 틈을 헤치고 앞으로 나갔다. 아닌 게 아니라 체육관 중앙에 누가 가로누워 있었다. 나는 서둘러 달려갔다.
    놀랍게도 쓰러져 있는 사람은 하마구치 교사였다. 안아 일으키려다 말고 나는 팔을 움츠렸다.
    가슴팍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가슴에는 칼같이
    생긴 물건이 꽂혀 있었다.
    “살인이다.”
    나는 중얼댔다. 동시에 시체 옆에 얄궂은 물건이 놓여 있음을 깨달았다. 스코어보드용 숫자판이었다. 숫자는 6과 3이었다. 그리고 그 두 개의 숫자판 사이에 돌돌 말린 홍백의 깃발이 ×자 형태로 놓여 있었다.
    (/ pp.18∼19)

    “참 딱한 녀석들이다. 너희들,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하기 싫은 게 있으면 도망만 칠 생각이야? 말해 두겠는데, 그런다고 해결될 정도로 인생은 만만하지 않아.”
    “이리 와 봐.”
    나는 두 사람을 옥상의 철망 곁으로 불렀다.
    “아래를 봐. 사람들이 우글우글하지? 학교 운동장에도 있고 길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 달리는 차 안에도 다 사람이 타고 있지. 너희들도 저 아래로 가면 저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야. 그런 작은 존재인 한 인간의 다리가 빠르거나 느리거나, 배에 흉터가 있거나 말거나, 세상 전체로 보자면 아주 작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물론 그런 사소한 일 하나로 웃고 놀리는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항상 너희들 생각만 하고 있는 건 아니야. 그런데 혼자서 끙끙대며 고민하는 거, 바보 같다고 생각하지 않아? 너희들은 그보다 훨씬 스케일이 큰 것들을 생각하란 말이야. 어떤 일이건 도망치면 안 돼. 도망쳐서 해결되는 일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어.”
    (/ p.185)

    “저기요, 선생님. 길고양이를 보살펴 주는 게 그렇게 나쁜 짓이에요? 길고양이도 살아 있는 생명체잖아요.”
    마쓰시타가 물었다. 다른 세 명도 진지한 눈으로 나를 봤다.
    “물론 나쁜 짓은 아니야. 하지만 보살피는 이상 책임도 져야 해. 자식한테 밥만 먹이고 그 자식이 어떤 식으로 클지는 내 알 바 아니라고 하는 부모님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데 그런 부모들 많아요.”
    “그래서 요즘 세상이 미쳤다고 하는 거야.”
    그렇게 말한 다음 나는 한손을 들어 주고 병실을 나왔다.
    “간다.”
    (/ pp.223~224)

    저자소개

    히가시노 게이고 [저] 베스트작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58.02.04~
    출생지 일본 오사카
    출간도서 214종
    판매수 512,082권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엔지니어로 일하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하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이과적 지식을 바탕으로 기발한 트릭과 반전이 빛나는 본격 추리소설부터 서스펜스, 미스터리 색채가 강한 판타지 소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장르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이 중 상당수의 작품이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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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79~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경성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시나리오, 시놉시스 등 다양한 분야의 일본어를 번역했으며 역서로는 《모던타임즈》 《도망자》 《침묵의 교실》 《여름 물의 언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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