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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 : 아마존 예콰나족에게서 '인간 본성을 존중하는 육아법'을 배운다

원제 : THE CONTINUUM CONCEPT: IN SEARCH OF HAPPINESS L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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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현대 사회의 ‘아이 키우기’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
    남미 원시부족의 육아 방식을 소개하며, 현대를 사는 우리가 잃어버린 육아법을 생각한다.


    출간 후 지난 40년 동안 꾸준히 읽히며 전 세계 지성들로부터 엄청난 호응과 동시에
    서구식 육아법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낸 책.

    페미니즘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대안교육의 아버지 존 홀트, 화가 앤드루 와이어스,
    가수 존 레넌이 찬사를 바쳤으며, 영어권, 유럽어권 이외에 전 세계 17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책.

    이 책은 저자 진 리들로프가 남미 밀림에서 선사시대를 유지하며 사는 원시부족 예콰나족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육아 방식을 관찰한 결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육아법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인간의 본성과 육아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예콰나족 엄마는 아기를 품에서 내려놓는 법이 없다. 아기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늘 아기를 품에 안고 물을 긷거나 음식을 만들거나 빨래를 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수다를 떤다. 아기는 엄마 품에 안겨서 하루 종일 이리저리 흔들리며 빛이나 소리, 온도의 변화, 곁을 스치는 나뭇잎 같은 촉감을 감지하며 세상을 경험한다. 반면, 우리 문명 세계의 아기들은 희미한 빛과 멀리서 들리는 소리만 약하게 감지할 뿐 원하는 자극을 거의 받지 못한다. 더구나 가만히 누워 있는 아기는 넘치는 에너지를 배출할 길이 없어 쉴새없이 팔다리를 휘젓고 몸을 뻣뻣하게 긴장시킨다.

    예콰나족 아기는 원할 때는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젖을 먹을 수 있다. 문명 세계의 아기들처럼 수유 시간을 지킨다고 울며 보채는데도 못 먹는 경우는 없다. 또한 젖을 먹은 후 트림을 하는 일도 없다. ‘수유 후 트림’은 보통 아기의 생리적 현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거의 움직임 없이 침대에 누워 있는 아기들한테서나 나타나는 소화불량 현상이다.
    아기가 기어다니기 시작하면 아기는 거의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마음껏 기어다니며 세상을 탐험한다. 좀 더 자란 아이들은 또래들끼리 어울려 어른들을 흉내내어 활을 쏘아보고 노를 저어보며 삶에 필요한 기술을 익힌다. 어른들이 직접 나서서 가르쳐줄 법하지만, 그런 일은 없다. 어른들은 그저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 아이들이 도움을 청하거나 무엇을 물어볼 때만 응해줄 뿐이고, 아이들은 어깨너머로 보거나 잔심부름을 하면서 스스로 터득할 뿐이다.
    아기 때 품에 안고 다니는 것 외에 어른이 아이를 키우는 데 거의 어떤 간섭도, 가르침도 없는 예콰나족의 무위(無爲)의 육아를 관찰하면서, 진 리들로프는 여기서 우리가 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발견하고 인간 본성과 육아의 문제를 풀어나간다.

    남미 예콰나족의 육아법에서 인류의 ‘오래된 미래’를 발견하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인도 북부의 조그만 마을 라다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전통적 삶과 개발로 인한 변질을 깊이 조명함으로써, 서구 합리주의와 과학기술 문명이 ‘미개’ 혹은 ‘야만’이라는 이름으로 타자화한 것에 대한 깊은 반성을 끌어낸 책으로 유명하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공격성과 투쟁성이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라고 쉽사리 믿어왔던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서구 문명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했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라다크인들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함, 높은 행복지수, 자연과의 조화로움, 그리고 싸움과 의심, 질투, 경쟁, 조급함을 모르는 평화로운 심성 등에 큰 감명을 받았고, 인류의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어떤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인류가 경험했던 것에서 찾아야 함을 공감하게 되었다.
    진 리들로프의 [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는 16년 후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오래된 미래]를 통해서 제기할 문제를 육아의 차원에서 먼저 제기한 책이다. 남미 밀림의 원시부족 예콰나족의 생활방식과 육아법을 관찰하고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가를 숙고하면서 ‘인간의 본성에 맞는 육아법’을 주창하는 이 책은, 서구 합리주의가 지금껏 우리에게 가르쳐온 육아법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면서 동시에 서구 문명의 ‘타자화’ 작업을 해체하는 데 기여한 또 하나의 책이다. 진 리들로프가 말하는 ‘육아의 원형’은 우리 인간의 ‘오래된 미래’인 것이다.

    아이를 품에 끼고 키우는 사회
    예콰나족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기어다니기 전까지 계속 하루 종일 엄마 품에 안겨 지낸다. 엄마는 아기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그저 품에 끼고 다니면서 물을 긷거나 빨래를 하거나 음식을 만들고 마을 아낙들과 수다를 떨뿐이지만, 아기는 엄마 품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엄마의 이동에 따라 빛과 소리와 온도의 변화, 그리고 와 닿는 나뭇잎 같은 촉감을 감지하며 세상을 경험한다. 이런 자극은 강보에 싸여 침대에 누워 있는 문명 세계의 아기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스스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가 움직여주지도 않는 침대 위의 아기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해 팔다리를 마구 휘젓고 몸은 항상 뻣뻣하게 긴장되어 있다.

    예콰나족 아기는 엄마 품에서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실컷 젖을 빨 수 있다. 문명 세계의 아기처럼 수유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아무리 울며 보채도 젖을 못 먹는 경우는 없다. 또한 젖을 먹은 다음 트림을 하는 일도 없다. ‘수유 후 트림’은 아기의 생리적 현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늘 누워 있어서 소화에 문제가 있는 문명 세계의 아기들한테만 해당되는 현상이다. 예콰나족 아기는 엄마와 함께 내내 사람들 속에 있으며, 아기에게만 집중하는 엄마가 흔히 보이는 걱정과 예민함과 피로와 짜증을 겪지 않는다. 막 아기 티를 벗은 어린아이가 아기를 돌보는 일도 흔하다.
    몇 개월 후 아기는 엄마 품을 벗어나 혼자 여기저기 기어다니지만 주위 어른의 "거긴 안 돼, 위험해"라거나 "이건 지지, 만지면 안 돼" 하는 식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그래도 믿을 수 없게도 아기가 다치는 일은 없다. 마음껏 돌아다니며 세상을 탐험하던 아기는 배가 고프면 돌아와 실컷 젖을 빨 뿐이고, 엄마는 그제야 아기의 욕구를 따뜻하게 받아줄 뿐이다. 좀 더 자라면 아이는 또래들과 어울리며 자란다. 주위 어른들은 아이에게 삶에 필요한 기술들, 즉 활쏘기, 노젓기, 사냥하기, 음식 만들기 등을 가르쳐줄 법하지만, 그런 일은 없다. 어른은 그저 묵묵히 자기 일을 할 뿐이며, 아이는 옆에서 어른이 하는 일을 보고 잔심부름을 하며 스스로 깨우칠 뿐이다. 또래들끼리 재미로 활을 당겨보고 카사바(음식의 주재료)를 강판에 갈아보고 아기를 돌보기도 하면서 스스로 일의 이치를 터득한다.
    앞서 세상 탐험에 나선 아기와 마찬가지로, 칼이나 활 같은 위험한 도구를 가지고 놀아도 아이들은 다치지 않는다. 간혹 사고가 생기기는 하지만, 문명사회에서 어른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듯, 아이들을 ‘위험한’ 도구가 놓여 있는 곳에 내버려둔다고 해서 꼭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 신비로운 현상은 사실 무슨 마법이 아니라 인간을 대하는 태도가 문명사회와 많이 다른 데서 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아이에게 가르치지 않는다, 모범을 보일 뿐이다
    진 리들로프는 이 책의 주축을 이루는 ‘연속성 개념(the continuum concept)’을 통해 예콰나족의 육아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연속성 개념’이란 간단히 말해, 종(種)을 그 종으로 지속시키는 성질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진화의 산물이고, 진화란 결국 조상들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최적의 상태로 자신을 바꾼 경험이 누적되어 내려온 것이라고 할 때, 현재 우리 인간을 이루는 모든 성질(공기를 마시는 폐, 가시광선 내로 한정되는 인간의 시력, 먼지를 걸러내는 코털 등등)은 우연한 것이 아니라 수만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동안 환경과의 싸움에서 최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필연의 산물이다. 이것을 ‘본능’이라고도 하고, 진 리들로프는 ‘그 종(種)을 종답게 지속시키며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하는 본능’이라는 의미를 더 강조하기 위하여 ‘연속성’이라고 부른다.(‘연속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 책의 2장 [연속성 개념]을 참조하세요.)
    진 리들로프에 따르면 예콰나족의 육아 방식은 ‘연속성에 충실하다’, 혹은 ‘인간의 본성을 존중한다.’ 아기를 늘 품에 끼고 키우는 것은 장구한 세월 동안 수만 세대를 거쳐 내려오면서 환경에 맞춰 형성된 본능이다. 늑대 어미가 새끼를 어떻게 키우는지를 생각하면 된다. 아기는 본능을 존중받을 때 가장 행복한 상태에 놓인다.

    예콰나족의 양육 방식은 [오래된 미래]에서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보고하는 라다크의 양육 방식과 공통된다. 라다크에서도 아기는 항상 엄마와 함께 있고 어린아이가 아기를 보살피며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생활한다. "라다크의 아이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무한정의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다. 그런 것이 서양 사람들에게는 어린아이를 ‘버리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겠지만, 실제 라다크의 아이들은 다섯 살 정도만 되어도 다른 사람에 대한 책임의식을 배운다."([오래된 미래], 중앙북스, 145p)
    ‘아이를 버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서구의 이성이 아이를 불완전하고 미성숙한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 본능을 고려하지 않고 이성만을 최우위에 두는 서구 합리주의는 인간을 이성의 가르침을 받아 계몽되어야 할 존재로 본다. 이런 관점에서는 이성이 덜 발달한 어린아이는 미숙하고 어른은 성숙한 존재다. 따라서 미숙한 어린아이에게는 판단력이 있을 리 없어, 어른이 일일이 지도해줘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는 교육이란 일방적인 가르침일 뿐이고, 아이가 무엇을 얼마나 많이, 그리고 빨리 습득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결국 우리 사회의 아이들은, 어른들은 무조건 올바르고 정당하다는 허구 속에서 자라다가 나이가 들면 이 모든 허구가 깨지면서 우리의 가치관 전체를 의심하며 방황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예콰나족은 아이를 그 자체로 온전한 존재로 보기에 아이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한다. 모든 개인의 판단은 그럴 만한 동기가 있어서 내리는 것이기에 적절하며, 자신의 판단대로 실행할 때 최고의 능률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른은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지 않고 그저 아이가 요구할 때만 도와줄 뿐이다.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필요가 있을 때에도 그저 최선을 다해 자기 일을 할 뿐이고, 아이가 이를 지켜보면서 스스로 터득하기를 바란다. 예콰나족 사회가 아이가 떼쓰는 일이 없고 어른이 아이를 야단치는 일도 없으며, 아이들끼리의 싸움도 없는 사회라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이처럼 어른이 아이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위(無爲)의 육아는, 각자 자신의 최선을 끌어내게 하고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게 하며 다툼과 반항이 없는 조화롭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기초가 된다.

    한 사회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그 사회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진 리들로프는 문명사회의 병적 징후들을 연속성 원리에 입각한 육아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우리 문명사회는 갓난아기일 때부터 어미 품에 있어야 하는 ‘품 안’의 욕구를 채우지 못한 ‘근원적인 행복’을 잃어버린 사회다. 이 근원적인 욕구불만은 어른이 되어서도 짜릿한 성취감, 인정받고 싶은 욕구, 자신을 위로해줄 ‘어머니’를 끊임없이 찾아 헤매는 ‘이성 편력’ 등으로 나타난다. 경쟁심 가득하고 승부욕에 차 있는 사회, 행복에 충만한 삶이 일상에 깊이 내재된 것이 아니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삶의 목표인 사회, 그래서 유아기 때 박탈된 행복을 되찾고자 평생 행복의 대체물들(돈, 지위, 권력, 멋진 배우자, 정복, 모험, 마약......)을 얻기 위해 질주하는 사회, 이것이 우리 문명사회의 특징이다.
    모든 것을 유아기 때의 박탈 경험으로 환원하는 듯한 리들로프의 설명은 마치 프로이트의 이론을 연상케 하지만, 결국 리들로프의 연속성 이론은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지지와 신뢰와 사랑을 주는 것이 한 인간의 형성에 얼마나 중요하며, 한 사회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은 그 문화의 성격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음을 강력하게 보여주고 있다 할 것이다.
    리들로프는 자신이 갖고 있던 유리 장신구를 사탕수수와 교환할 때 겪었던 예콰나족의 ‘거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리 장신구를 받은 예콰나족 추장과 그 아내는 리들로프와 함께 사탕수수 밭에 가서 네 자루를 꺾어 왔다. 추장은 더 필요하냐고 물었다. 문명사회의 관념에 익숙한 리들로프는 많을수록 좋다고 했고, 이어 추장의 아내는 두 자루를 더 꺾어 왔다. "더?" 추장이 물었다. 리들로프는 "물론이죠, 더요!" 했다. 추장의 아내가 다시 밭으로 들어갔을 때서야 리들로프는 깨달았다. 그들의 거래는 전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즉, 무조건 상대방이 원하는 만큼 주는 것이 그들의 거래 문화였다. 리들로프는 급하게 "한 자루만요!" 하고 외쳤고, 이렇게 거래는 사탕수수 일곱 자루 선에서 이루어졌다.(본문 225p)
    예콰나족에게는 자신의 입장을 남에게 강요한다는 개념도 없고, 서로를 판단하려는 욕구도 없다. 누가 누구의 주인이라는 의식도 없어서 노예제도는커녕 ‘내 아이’ ‘남의 아이’라는 구분도 없다. 근원적인 행복을 누리고 있어서 변화가 필요 없는 사회, 진 리들로프는 이런 사회를 경이로운 눈으로 보며 그 해답을 육아에서 찾고 있다.

    목차

    서문

    1장 나는 어떻게 그토록 급진적인 사고 체계를 갖게 되었는가
    2장 연속성 개념
    3장 삶의 시작
    4장 성장
    5장 가장 중요한 경험의 박탈
    6장 사회
    7장 연속성을 되찾는 방법

    본문중에서

    아기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이성의 영역이 아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모습을 갖추기 훨씬 오래전부터 우리는 육아와 관련해 더없이 정확한 본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오랜 지식을 철저히 무시해왔고, 지금은 아예 연구자들까지 전임으로 고용해 우리 아이들을 대하는 법, 나아가 우리 자신에 대한 태도까지 맡기기에 이르렀다.
    (/ p.54)

    이른바 ‘선진국’에서는 출산을 앞두고 육아 책을 사들이는 것이 관행이다. 아기가 울면 그 어린 가슴이 미어지다 못해 포기한 채 감각이 무뎌져 결국 ‘착한 아기’가 될 때까지 내버려두는 게 아마도 새로운 유행이지 싶다. 아니면 어머니가 마음이 내키고 또 달리 해야 할 일이 없을 때만 아기를 안아 올리거나, 최근에 나온 어느 철학 이론의 주장대로 아주 필요한 경우 외에는 멀찍이 떼어놓은 채 공허한 눈길을 빼고는 그 어떤 표정도, 그 어떤 기쁨도, 그 어떤 미소도, 그 어떤 찬탄도 보여주지 않아 아기를 감정의 진공 상태에 빠뜨리는 게 새로운 유행이거나. 무엇이 유행이 됐든 젊은 엄마들은 자신의 타고난 능력은 깡그리 무시한 채, 아직은 완벽하게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아기의 ‘동기’도 깡그리 무시한 채 책을 읽고 그대로 따른다. 그리하여 언젠가부터 아기는 어머니의 손에 사라져야 하는 일종의 적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울어도 아기에게 누가 서열이 높은지를 보여주려면 무시해야 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아기가 어머니의 바람에 순응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관계의 기본 전제다. 아기의 행동이 ‘일’을 만들거나 시간을 ‘낭비’하거나, 그 외 불편을 초래하면 불쾌한 기색이나 비난 등 애정의 철회를 나타내는 신호를 보여야 한다. 아기의 욕구를 무작정 들어주면 아기를 ‘망칠’ 뿐이므로 아기를 얌전히 길들이거나 사회화하려면 그런 욕구를 무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사실 어느 경우든 역효과만 내는데도 말이다.
    (/ pp.73~74)

    예콰나족 사이에서는 누가 누구의 주인이라는 개념이 없다. 다시 말해 ‘내 아이’나 ‘당신 아이’라는 생각이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의 나이가 몇 살이든 어떤 일을 억지로 시킨다는 말은 예콰나족 행동 사전에는 없다. 흥미롭게도 그 누구한테서도 다른 사람을 억압하려는 충동은 둘째 치고 영향을 미치려는 충동조차 찾아볼 수 없다. 아이의 의지는 곧 아이의 동인이다. 예콰나족은 아이가 신체적인 힘이 열등해 어른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고 해서 아이를 어른보다 덜 존중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어른이라고 해도 노는 방법, 식성, 잠자는 시간 등과 관련해 아이의 성향을 거스르는 지시는 내리지 않는다.
    (/ pp.148~149)

    성취감처럼 꽉 찬 느낌은 경쟁과 승리를 통해 나온다는 개념은 프로이트가 말한 이른바 ‘형제간의 경쟁’을 확장한 데 지나지 않는다. 프로이트는 어머니를 놓고 다퉈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우리 모두가 형제나 자매에게 질투와 증오를 느낀다고 보았던 듯하다. 하지만 프로이트 주변에는 박탈당한 사람들만 있었다. 만약 예콰나족과 알고 지낼 기회가 있었다면 아마도 그는 경쟁과 승리는 그 자체로 목적이라는 생각이 그들에게는 아예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을 것이다. 따라서 경쟁과 승리를 인간의 본성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 pp.183~184)

    저자소개

    진 리들로프(Jean Liedloff)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26~2011
    출생지 뉴욕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26년 뉴욕 출생. 그의 운명을 바꾼 ‘남미 탐험여행’ 이전의 삶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코넬 대학에 입학했으며 잡지 모델과 글 쓰는 일을 간간이 했던 것 정도만 알려져 있다. 코넬 대학 재학중인 25세 때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유럽 여행에 나섰다가 피렌체에서 남미 밀림으로 다이아몬드를 캐러 간다는 낯선 두 남자를 우연히 만나, 단 20분 만에 함께 남미 탐험에 나서기로 결정한다.

    밀림을 탐험하며 인디언들의 삶과 사고방식의 우월함에 눈을 뜬 리들로프는 다시 두 번째 탐험에서 베네수엘라의 브라질 쪽 국경 근처 카우라 강 상류에서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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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4~
    출생지 제주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교양, 비즈니스, 문예 등 영어권의 다양한 양서들을 번역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침반, 항해와 탐험의 역사》《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내가 만난 희귀동물》《유혹의 기술》《야성의 엘자》《허기진 두뇌를 위한 지식의 통조림》《심심한 두뇌를 위한 불량지식의 창고》《몽상과 매혹의 고고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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