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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한 걸음

원제 : (A) Step From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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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천국에서 한 걸음』은 미국을 천국이라 믿었던 한국인 소녀 영주의 가슴 시린 성장통을 그린 청소년소설이다. 미국 이민 1.5세대인 저자의 자전적 소설로, 영미권 최고의 청소년문학상인 마이클 프린츠 상과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을 수상하고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에 오른 문제작이다. 이민을 결심한 부모님을 따라 미국행 비행기를 탄 영주는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지금 천국으로 가는 중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한국에 두고 온 할머니를 천국에서 다시 보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희망에 부풀어 있던 영주에게 미국에서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은데…….

출판사 서평

미국을 천국이라 믿었던 소녀의 가슴 시린 성장통
마이클 프린츠 상 수상작,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여기가 천국이 아니라고?” 미국을 천국이라 믿었던 한국인 소녀 영주의 가슴 시린 성장통을 그린 청소년소설. 미국 이민 1.5세대인 저자의 자전적 소설로, 영미권 최고의 청소년문학상인 마이클 프린츠 상과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을 수상하고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에 오른 문제작이다.
이민을 결심한 부모님을 따라 미국행 비행기를 탄 영주는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지금 천국으로 가는 중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한국에 두고 온 할머니를 천국에서 다시 보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희망에 부풀어 있던 영주에게 미국에서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다. 영어가 서툰 아빠와 엄마는 닥치는 대로 허드렛일을 하며 돈을 벌지만, 영주네 가족의 하루하루는 힘겹기만 하다. 가정과 학교 친구들 사이에 겪게 되는 문화적 갈등, 미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빠, 아빠처럼 방황하는 동생. 그러나 영주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하려 노력하며 학교 공부에 몰두하는데…….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라난 이민 1.5세대는 ‘낀 세대’, 또는 ‘징검다리 세대’로 불린다. 한국인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이 강한 1세대나 미국에 완전히 동화된 2세대와 달리, 1.5세대는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 시절에 미국으로 건너간 탓에 극심한 정체성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로스트’로 유명한 배우 김윤진이 빛을 상징한다면,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의 범인인 조승희는 그늘을 상징한다. 하지만 크게 성공한 경우인 김윤진조차 “완전한 한국인도, 완전한 미국인도 아닌 1.5세대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고 털어놓을 정도이니, 보통 1.5세대의 생활은 어땠을지 가히 짐작이 간다.
작품 속 주인공 영주처럼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한 작가는 미국을 천국이라 믿었던, 천진난만한 영주의 시선을 통해 이민 1.5세대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네 살 때 한국을 떠나온 영주는 한국어를 말하고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른다. 가장 친한 친구도 미국인이다. 하지만 부모님은 집 안에선 한국어로만 말해야 한다거나, 미국 애들이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강요한다. 자신이 한국인임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영주는 반발한다. 그럴 거면 한국에 계속 살지, 미국엔 왜 왔느냐고.
영주를 힘들게 하는 것은 또 있다. 부모님 모두 새벽부터 밤까지 정원 일이나 청소 같은 허드렛일에 매달리는데도 영주네 가족은 늘 생활고에 시달린다. 결국 술에 빠져 살며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빠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버리고, 이국땅에 버려지듯 어린 자식들과 함께 남은 엄마는 절망한 채 돈 버는 데만 신경 쓴다. 한편 하나뿐인 남동생은 학교 결석을 밥 먹듯이 한다. 말 그대로 콩가루 집안이 되고 만 것이다.
하지만 나라는 버릴 수 있어도 가족은 버릴 수 없는 법이다. 영주네 가족을 다시금 뭉치게 해주는 것은 오직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엄마의 고단한 삶에 대한 연민의 정이다. 대학에 다니기 위해 집을 떠나게 된 영주는 엄마의 어릴 적 모습이 담긴 낡은 흑백 사진과, 삶의 역사가 고스란히 아로새겨져 있는 엄마의 손바닥을 보면서 서서히 자기긍정에 눈뜨게 된다. 자신이 처한 환경과 가족을 ‘덫’이 아닌 자기 존재의 ‘뿌리’로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영주가 엄마의 거친 손을 보며 엄마의 힘들었던 인생사를 품어 안는 마지막 부분은 예상치 못한 벅찬 감동을 안겨준다.

가족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칫 통속적 신파극으로 흐를 법도 한 이야기에 독창성과 예술성을 부여하는 것은 극도로 절제된 문체다. 건조하다 싶을 만큼 철저하게 제어된 문체는 미움과 사랑, 상처와 치유의 순간을 변덕스럽게 오가는 영주네 가족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절묘하게 드러낸다. 그리하여 영주의 건조한 듯 뜨거운 목소리와 시선 속에서 독자들은 묘한 정화와 치유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출간 후 마이클 프린츠 상을 비롯해 수많은 문학상을 석권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이민 세대의 고달픈 가족사는 한국 현대사의 의미 깊은 한 단면을 보여준다. 그들의 문제는 바로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도 또 누군가는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은 한 재미교포의, “미국은 천국이라는 환상이 아직도 남아 있는 나라에 대한 냉혹한 자기비판”이라는 지적이 새삼 아프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마이클 프린츠 상
뉴욕타임스 올해의 도서
전미도서상 최종후보
보스턴글로브 혼북 상
퍼블리셔스 위클리 올해의 도서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올해의 도서
ALA(전미도서관협회) 올해의 청소년도서
IRA(국제독서협회) 청소년 추천도서
NCTE(전미영어교사협회) 언어예술상
NCTE(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협회) 아동/청소년문학상

목차

1장 바다거품
2장 이 모든 짐
3장 오직 그분만이
4장 미국
5장 머리하기
6장 천국을 기다리며
7장 천국에서 한 걸음
8장 나의 미래
9장 언제나 이렇진 않아
10장 내 동생 박준호
11장 거짓말 묻기
12장 나이 먹기
13장 사라지는 거품
14장 우주괴물 블롭
15장 비 오는 날의 깜짝 선물
16장 남자는 강해야 한다
17장 안녕, 해리
18장 1페니 백 개
19장 확실히 해야 한다
20장 내민 손
21장 최선을 다해도 늘 모자라
22장 기도의 힘
23장 미국인처럼
24장 벌
25장 딸
26장 드러난 비밀
27장 헝겊 조각
28장 터져버린 상처
29장 새로운 씨앗
30장 꿈꾸는 가족
에필로그: 엄마의 손

작가와의 인터뷰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천국이 아닌데 바닥의 담요와 나무문이 어떻게 이만큼 많을 수 있어요? 천국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부자이고 행복하대요.”
고모부가 다시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미국은 아주 멋진 곳이야. 하지만 천국은 아니란다.”
나는 눈을 내리깐다. 내 입술도 처진다.
고모부가 내 얼굴을 유심히 내려다본다. 그러더니 무릎 위에서 나를 흔들면서 손가락 하나를 치켜든다.
“미국은 천국만큼이나 좋은 곳이야. 그러니까 천국에서 딱 한 걸음 떨어진 곳이지.”
나는 그 말이 맘에 안 든다. 천국에서 한 걸음 떨어진 곳? 나는 엉금엉금 고모부 무릎에서 내려와 똑바로 선다. 그러고는 자신 있게 큰 목소리로 말한다.
“여기가 천국이 아니라면 난 집에 돌아갈래. 할머니가 기다린단 말이야.” (본문 38쪽)

때로 아만다는 내가 도통 모르는 말을 하곤 한다. 어제 그 애가 말하길, 부모님이랑 사과를 따러 가서 도넛과 뜨거운 사이다를 먹었다고 했다.
“난 사이다가 좋아. 너도 그러니?”
머리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했지만 난 사실 사이다가 뭔지 몰랐다. 아만다는 내가 준호가 죽었다는 거짓말을 하자 사탕을 주었을 때부터 줄곧 내 가장 친한 친구다. 그렇다고 뭐든지 다 털어놓을 수는 없는 법이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쳐다보며 사전에 나오는 사이다에 관한 설명을 떠올려본다. 사과를 짜낸 주스. 사이다와 사과 주스는 어떻게 다르지? 발효는 뭘까? 사전이 항상 모든 걸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가기(going)’ 같은 말이 그렇다. 4학년 학기가 시작된 뒤로 우리 반의 아만다와 몇몇 여자애들은 종종 ‘지미란 남자애와 가는 것(going with Jimmy)’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 애는 누구랑 가고 싶어 할까?”
아이들은 이렇게 묻곤 한다. 나는 이해하는 척하지만, 사전에서 알 수 있는 건 ‘가기’가 행동, 움직임, 사업상의 거래와 같은 많은 다른 것들을 의미한다는 것뿐이다. 그중 어떤 것도 뜻이 통하지 않는다. 대체 지미가 누구랑 어딜 간다는 거지?(go with는 ‘~와 사귀다’라는 뜻의 숙어:옮긴이) (본문 81-82쪽)

“만날 말대꾸나 하고, 이게 아주 제멋대로야! 그 미국 계집애랑 너무 오래 붙어 다녀서 그래. 다시는 그 애 만나지 마. 너한테 안 좋은 영향만 미치니까.”
아만다를 만나지 말라고? 하나뿐인 친구를? 내 말을 들어주고, 착한 한국인 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게 해주는 친구를? 아만다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화가 나서, 제자리에 서 있기도 힘들다.
“너도 미국 애들처럼 돼가고 있잖아. 그 계집애는 하나도 도움이 안 돼.”
“안 그래요.”
나는 조용히 대든다.
“아만다는 안 그래요.”
철썩.
욱신거리는 두 뺨에 카펫이 서늘하면서도 부드럽게 와 닿는다. 나는 실 가닥들을 움켜쥔다.
“일어서지 마.”
아빠가 나를 내려다보며 소리친다.
“다시 한국인다워지는 법을 깨닫기 전까지는 일어서지 마.” (본문 173-174쪽)

나는 수화기를 들고 귀에 갖다 댄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속삭인다.
“제발, 도와주세요.”
“무슨 일인지 말씀해주세요.”
“아빠가 엄마를 죽이려고 해요.”
“라 마데라 가 1872번지 맞죠?”
그 여자가 우리 집 주소를 어떻게 아는지 어리둥절하지만, 다른 말을 더 할 필요가 없다는 게 고마울 따름이다.
“예.”
수화기를 귓가에 바싹 대고 대답하는 순간, 또다시 쨍그렁 소리가 공기를 가른다.
“제발, 제발, 서둘러주세요.”
나는 다시 속삭인다. (본문 220-221쪽)

우리의 손톱과, 손마디, 손바닥을 힐끗 훑어보기만 해도, 엄마의 바람이 이루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준호와 나 모두 엄마를 닮아 손가락이 가늘지만, 혹독한 육체노동으로 딱딱하고 누렇게 못이 박혀 있지는 않다. 우리의 손은 책장을 넘기거나, 연필과 펜을 쥐거나, 손가락 끝으로 키보드를 누르는 데만 쓸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손은 부드럽고 보들보들하다. 엄마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엄마의 손을 꼭 감싸 쥐고 함께 산책을 하다 보면, 우리가 어렸을 적에 느꼈던 엄마의 손힘이 세월 속에서 서서히 시들어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 나는 엄마의 손을 오므려 잡은 다음, 하나 둘 엄마의 손가락들을 펴준다. 그러면 엄마의 손금들이 하늘을 향해 스스로 이야기한다. 이것들은 세월과 삶의 역사가 남긴 자취라고.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손금들과 숱한 직업을 전전하면서 얻은 손금들을 분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분간할 수 있다. (본문 241-242쪽)

저자소개

안나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72

1972년 한국에서 태어났고,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가서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자랐다. '안'이 성이고 '나'가 이름이다. 미국식 작명 규칙에 따르면 '나 안'이 되어야 하지만, 그의 부모님은 한국의 전통에 따라 '안 나'라고 이름 지어주었다. 대부분이 백인인 낯선 환경에서 소수민족으로서 차별과 소외에 시달려야 했지만, 열심히 책을 탐독하고 공부에 몰두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키워나갔다. 명문 사립대학인 애머스트 대학을 졸업하고 노위치 대학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캘리포니아 주 켄싱턴에서 중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다가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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