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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단편소설 걸작선

원제 : Старосветские помещик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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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러시아 단편소설 걸작선』은 러시아 근대문학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들을 엄선했다. 러시아 문학의 주요한 작가들 중 우리나라에 이제껏 소개되지 않았던 작가와 대표작을 실었다. 러시아 문학 전공자가 원서를 직접 번역해 문장의 정확성과 서정성의 밀도를 높였다. 각 작품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해설을 붙여 이해의 폭을 넓혔다.

출판사 서평

러시아 단편문학의 정수들

우리나라의 문학 독자들은 러시아 문학에 친숙한 것 같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우리 독자들이 읽은 작품들은 주로 똘스또이, 도스또옙스끼, 체호프 등, 세계문학전집에 선정되어 있는 특정 몇 작가의 유명한 몇몇 장편소설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단편의 경우는 똘스또이의 계몽성 강한 작품들과 중복 출판되어 있는 고골이나 체호프의 몇 작품만이 친숙하게 알려져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작품들만으로는 방대한 러시아 문학과 그 이면을 흐르는 러시아적 정서와 사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 단편집에 수록한 작가와 작품의 선정은 보다 폭넓은 러시아 문학의 이해를 위해 러시아 문학사에서 의미 있게 다루는 것들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민화 속에 담겨진 러시아 민중들의 삶과 심판에 대한 태도를 담은 꼬롤렌꼬의 <마까르의 꿈>, 베스트셀러인 <더 리더>에서 언급되어 독자들의 긍금증을 불러일으킨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영화로 유명한 <전함 포템킨>과 연관하여 읽을 수 있는 자먀찐의 <사흘>, 감성적인 문체 속에 녹여낸 인생에의 관조로 세계의 문학 애호가들을 매료시킨 이반 부닌의 작품들은 러시아 문학의 깊이를 다시금 느끼게 해줄 것이다.

또한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의 배경은 19세기 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거의 한 세기에 걸쳐 있다. 따라서 각 작품들을 읽어가면서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러시아의 변화의 분위기를 점층적으로 느낄 수 있다. 작품들의 주인공들은 모스크바, 뻬쩨르부르그에서 러시아와 우끄라이나의 벽촌, 흑해 휴양지 얄따, 시베리아의 야꾸찌야, 바슈끼리야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제정러시아의 국토를 종횡무진한다. 주인공들의 직업이나 계층도 사라져 가는 소러시아 구시대의 지주, 농부, 은행원, 엔지니어, 몰락한 귀족, 도시 빈민, 떠돌이 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단편들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방대하고 느긋한 대륙적 기질을 물려받긴 했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격랑의 세기를 위태롭게 헤쳐 나와야 했던 러시아 민중들의 삶과 내면을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책소으로 추가]
우리가 잔교의 끝에 거의 도달했을 때, 갑자기 우리 기선으로 우리를 안전하게 데려다 줄 아래로 향한 계단이 있는 부분에 불길이 타올랐다. 그리고리 바실리예비치의 얼굴이 그때처럼 창백해진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되돌아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여기 어딘가에 아래로 내려갈 때 쓰는 승강대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우왕좌왕하며 아마도 스무 번 정도는 승강대 옆을 그냥 지나친 것 같았다. 불길이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덮개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손에 승강대가 잡혔다.
우리는 아래로 내려갔다. 사람들은 우리 바로 뒤에서 불을 지르고 큰 소리로 괴성을 질러댔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우리 기선이 정박해 있는 부두에 도착했다. 이제 곧 우리는 기선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다. 곧 기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세관창고만 돌면…….
창고 뒤에는 기선이 없었다. 기선은 뭍에서 멀어져 오백 미터 정도 거리에 닻을 내린 상태였다.
- 사흘. 270, 271쪽

그녀는 혼자 살았다. 그녀는 저명한 상인 가문 출신으로 홀아비가 된 교양 있는 그의 아버지는 뜨베리에서 홀로 망중한을 즐기며 그 부류의 상인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무언가를 수집하는 낙으로 살고 있었다. 그녀는 모스크바 강이 잘 보이는 구세주 성당 맞은편 건물의 5층 모서리 아파트를 빌려서 살고 있었는데, 방은 두 개뿐이었지만 면적이 넓고 고급 인테리어로 치장돼 있었다. 첫 번째 방에는 커다란 터키식 소파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그 옆에 고급 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었다. 그녀는 항상 느리고 몽환적인 월광 소나타의 도입부를 치다가 관두곤 했다. 피아노와 경대 위 유리 화병에는 근사한 꽃다발이 꽂혀 있었는데 매주 토요일 내가 그녀를 위해 주문한 것이었다. 토요일 저녁에 내가 그녀의 아파트에 도착하면 그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맨발의 똘스또이 초상화가 걸려 있는 벽 아래 소파에 길게 누워 내가 입맞춤을 할 수 있도록 천천히 손을 내밀면서 느리게 “꽃을 보내 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말하곤 했다.
- 정결한 월요일. 327쪽

목차

옮긴이의 말ㆍ4

구시대의 지주들_ 니꼴라이 고골ㆍ11
마까르의 꿈_ 블라지미르 꼬롤렌꼬ㆍ57
사람에겐 땅이 얼마나 필요한가_ 레프 똘스또이ㆍ113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_ 안똔 체호프ㆍ143
새 별장_ 안똔 체호프ㆍ179
별장의 뻬찌까_ 레오니드 안드레예프ㆍ211
꾸사까_ 레오니드 안드레예프ㆍ231
사흘_ 예브게니 자먀찐ㆍ249
안또노프 사과_ 이반 부닌ㆍ295
정결한 월요일_ 이반 부닌ㆍ325

본문중에서

노부부는 구시대 지주들의 오랜 습관대로 먹는 것을 굉장히 즐겼다. 새벽 동이 트고 (그들은 언제나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 안의 문짝들이 불협화음의 음악회를 열기 시작할 때면 부부는 벌써 식탁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커피를 실컷 마시고 나면 아파나시 이바노비치는 현관방으로 나가서는 손수건을 흔들면서 거위들에게 “훠이, 훠이! 계단에서 내려가, 인석들아!” 하고 소리쳤다. 마당에 나가면 으레 마름과 마주쳤다. 그럼 대개는 마름과 이야기를 시작하고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고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지시를 내리는데 그때 그가 보여주는 농사일에 대한 지식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라 신참내기라면 이런 형안의 주인 재산 중에 뭐라도 훔친다는 것은 상상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마름은 능청맞기 짝이 없는 자인지라 주인의 마음에 들게 대답하는 법, 아니 어떻게 이 집 안에서 주인 행세를 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 구시대의 지주들. 24쪽

늙은 토이온은 선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까르는 가슴이 너무 답답할 때면 그의 얼굴을 보았고 그러면 마음이 가벼워졌다.
마까르의 가슴이 답답해진 이유는 갑자기 자신의 인생 전부가 세세한 것 하나까지 모두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모든 행동, 도끼질 하나, 자신이 벤 나무 하나하나, 그가 했던 모든 거짓말, 그가 마신 보드카 잔, 모두가 기억이 났다.그러자 마까르는 수치심과 공포를 느꼈다. 하지만 늙은 토이온의 얼굴을 보자 다시 용기가 생겼다.
용기가 나자 마까르는 어쩌면 자신이 지은 죄 중에 일부는 감출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기도 했다.
늙은 토이온은 그를 쳐다보고는 그가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 이름이 뭔지, 나이가 몇인지 물었다. 마까르가 대답하자 늙은 토이온은 물었다.
“살아서 무엇을 했느냐?”
“벌써 알고 있잖아. 장부에 다 기록이 돼 있을 텐데.”
마까르는 늙은 토이온에게 자신의 행실이 모두 기록된 장부가 진짜로 있는지 떠보기 위해서 짐짓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 마까르의 꿈. 95, 96쪽

“안녕하십니까.”
그를 보자 그녀의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얘졌고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다시 한 번 공포에 질린 눈으로 그를 쳐다보고는 손에 든 부채와 오페라글라스에 힘을 주는 것이 졸도라도 할까봐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았다. 두 사람 다 말이 없었다. 그녀는 앉아 있었고 그는 선 채로 그녀의 반응에 놀란 나머지 옆에 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바이올린과 플루트의 조율이 시작되었고 불현듯 지정석에 앉은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에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 순간 그녀가 벌떡 일어나더니 빠른 걸음으로 출구 쪽을 향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 뒤를 따라 밖으로 나왔고 두 사람이 말 없이 복도와 계단을 이리저리 오르내리는 동안 하나같이 무슨 배지를 단 법관, 교사, 왕실임야국 관리 제복을 입은 자들과 여인들, 옷걸이에 걸려 있는 모피 코트들이 그들의 눈앞을 스쳐갔고, 어디선가 담배꽁초 냄새가 섞인 바람이 코앞을 스쳤다. 쿵쿵대는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구로프는 생각했다.
‘오 하나님! 이 사람들, 이 오케스트라는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것입니까…….’
-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167쪽

뻬찌까는 열 살이었다. 그는 담배도 안 피우고 보드카도 안 마셨고 비록 상스러운 말들을 많이 알고 있었지만 욕을 할 줄은 몰랐다. 이 모든 점에서 그는 동료인 니꼴까를 부러워했다. 손님도 없고, 어디선가 밤을 새우고 돌아온 쁘로꼬삐는 하루 종일 밀려오는 잠을 참지 못해 칸막이 뒤 침침한 구석에 나자빠져 있고 미하일라는 ‘모스크바 페이지’ 신문의 사회면을 읽으면서 절도범이나 강도범의 이름 중에 이발소 손님이 있지 않나 찾고 있을 때면, 뻬찌까와 니꼴까는 단둘이 수다를 떨었다. 둘만 있을 때 니꼴까는 언제나 다른 때보다 상냥했고 ‘사동’에게 테이퍼커트, 버즈커트, 가르마커트의 의미를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 별장의 뻬찌까. 213, 214쪽

저자소개

니콜라이 고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8090331

러시아 근대문학의 대가. 소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문학을 좋아하였으며, 네진시(市)의 고교시절에는 자작자연(自作自演)의 연극도 해보고 회람잡지를 발행하기도 했지만 장래의 희망은 관리였다. 1830년에 단편 '이반 쿠팔라의 전야(前夜)'로 각광을 받았으며, 계속하여 우크라이나의 농촌을 무대로 한 같은 종류의 단편들을 수록한 '디칸키 근교 농촌 야화 Vechera na khutore bliz Dikanki'(2권,1831∼1832)로 문단에 지반을 구축하였다. 1835년에는 역사소설 '타라스 불바 Taras Bulba'를 포함한, 우크라이나를 제재로 삼은 작품집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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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8280909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1828년 9월 9일 러시아 남부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명문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 부모를 모두 여의고,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1844년 카잔대학교에 입학했으나 3년 뒤 중퇴했으며, 고향으로 돌아가서 힘쓴 농민 계몽운동이 실패하고 3년 동안 방황하기도 했다. 1852년 자전소설인 《유년시절》이 문학성을 인정받은 데에 힘입어 《소년시절》과 《청년시절》을 집필했으며, 1853년 크림전쟁에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한 《세바스토폴 이야기》로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와 함께 농민 교육사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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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8월 21일, 율리우스력으로는 8월 9일에 러시아 오룔에서 태어났다. 지독히도 가난한 유년기를 보낸 안드레예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했으나 비싼 수업료를 낼 형편이 못 되어 제적당하고 만다. 이후 모스크바국립대학교 법학부로 옮겨 가 공부를 계속했으며, 마침내는 변호사가 될 수 있었다. 그 후 안드레예프는 신문과 잡지의 법률 담당 통신원으로 일하게 되었고, 이 시절에 자신의 첫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그 누구보다도 먼저 안드레예프의 재능을 알아본 막심 고리키는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했으며, 이로써 안드레예프는 문학그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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