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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하녀 마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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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천명관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07년 09월 20일
  • 쪽수 : 405
  • ISBN : 9788954603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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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이 시대의 이야기꾼 천명관 첫 소설집 [유쾌한 하녀 마리사] 출간
    기존 소설의 영역을 훌쩍 뛰어넘어 소설의 경계를 저 멀리 밀어내버린 문제작 [고래](2004)의 작가 천명관이, 또다른 소설의 공간을 열어 보인다. 첫 소설집 [유쾌한 하녀 마리사]에는 작가의 데뷔작이자 2003년 문학동네신인상 수상작인 「프랭크와 나」를 비롯, 지금까지 발표한 열한 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다.


    ‘소설’을 밀쳐내면서 끌어당기는 ‘이야기’의 세계
    [고래]가 소설 바깥에 존재하는 소설 이전과 소설 이후의 것들, 예컨대 온갖 기담과 민담, 영화와 무협지 등 키치와 대중문화의 파편들을 한데 그러모아 한바탕 이야기의 장을 펼쳐 보이면서, 그 ‘이야기’의 힘으로 기존 소설의 문법을 통렬하게 일탈하고 소설의 서사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유도했다면, [유쾌한 하녀 마리사]는 비교적 개연성과 핍진성, 리얼리티를 갖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열한 편의 중단편에서 작가의 시선은 경탄을 자아내는 환상적인 이야기의 활력보다는 현실과 인간관계에서 한 개인이 부딪히게 되는 곤경이나 사소한 소동과 갈등들 그리고 그와 연루된 곤혹이나 회환과 같은 심리적 양태들을 주목한다. 때문에 [고래]에 출몰했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은 그 형태를 바꿔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것은 이를테면 ‘짐작할 수 없는 일들’이다.
    운명과 그 운명에 의해 지배되고 조종되는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무력한 개인으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부조리와 아이러니로 가득한 법. (도대체 이놈의 인생살이가 내 뜻대로 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더란 말인가!) 천명관의 단편들은 ‘저 짐작할 수 없는 일들’, 내 뜻과는 정반대로 움직이는 일들의 아이러니에 대한 유머러스한 보고서다.


    -. 백수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남편’의 무료한 일상이, 캐나다에 살고 있는 사촌 ‘프랭크’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프랭크와 나」(한국의 평범한 백수 남편이, 캐나다에 살고 있는 스위스계 백인 여인과 사랑에 빠진 미국의 조폭과 조우하게 되는 이 웃지 못할 상황이라니!)
    -. 여동생과 바람난 남편에게 유서를 남기고 독이 든 샴페인을 마시지만, 우리의 ‘유쾌한’ 하녀 마리사의 실수(? 자기가 죽는 대신 남편을 독살하고픈 ‘나’의 무의식을 무심코 대신 실현해주는)로 정작 죽음을 맞이한 사람은 결국, 독자와 함께 천천히 유서를 읽어내려가며 동페리뇽을 홀짝거렸던 작가 남편이었다는 통쾌한 복수극, 「유쾌한 하녀 마리사」(전국의, 아니 전 세계의 바람난 남편들이여, 비싼 샴페인을 준비해두는 어수룩한 아내들을 조심할지어다!)
    -. 토머스 칼라일의 뛰어난 원고를 불쏘시개로 씀으로써 그에 대한 질투에 눈이 멀어 그것을 없애버리고 싶은 존 스튜어트 밀의 내밀한 욕망을 대신 실현시켜준 하녀 위즐리 부인의 이야기인 「프랑스혁명사--제인 웰시의 간절한 부탁」,(간절히 바라면 가끔은 이루어지는 것도 있더이다, 삶이라는 것이.)
    -. 어린 시절부터 평생을 연습해온 유리 겔러 식 숟가락 구부리기, 그러나 어찌어찌 회사에서 잘리고, 가족들에게서 퇴출당하고, 노숙자들의 무리에 섞여 있다보니 이들이야말로 이미 일상을 초월한 진짜 초능력자들이더라(눈짓 한번에 숟가락 구부리기, 조금만 정성들여 쳐다보면 식탁 옮기기)……, 「숟가락아, 구부러져라」,(간절히 원하면 되긴 된다니까!)


    배반하는 이야기, 그 유쾌한 아이러니!

    [고래]가 끝없이 확장되는 이야기, 제 스스로 뻗어나가는 이야기였다면, [유쾌한 하녀 마리사]는 현실과의 긴장을 놓지 않고, ‘소설 밖의 이야기’를 소설 안으로, 현실을 사는 우리의 옆자리로 끌어다놓는다. 그리하여, 예기치 않게 전개되는 일련의 사건들, 우리의 일상 속에 숨겨져 있는 삶의 비의를 무심하게 건드린다. 툭툭, 별것 아니라는 듯이.
    해프닝으로 시작된 사건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가벼운 반전으로 이어지고, 맥없이 튀어나왔던 헛웃음은 어느새 쓴웃음으로 뒤바뀐다.
    그러나, 한없는 우울과하고 허무를 동반한 삶의 아이러니와 페이소스를 작가는 자기만의 방식--정서의 단절과 비약, 집중과 이완, 엇갈림과 교체, 화제의 전환과 이를 통한 이야기 흐름의 돌연한 전변(轉變)--으로 유쾌하게 조율한다.
    제멋대로 흘러가는 인생, 단단해 보이지만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얇은 껍데기 아래 잠복해 있는 이 비정한 현실. 천명관은 이 웃지 못할 삶의 순간을, 우리 곁에 도사린 ‘잔혹한’ 일상의 면면을 더없이 경쾌하고 담백하게, 또한 유머러스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어느 하나로 정리되거나 간결하게 정의할 수 없이 복잡 미묘하게 꼬여 돌아가는 삶의 부조리와 아이러니가 농담과 유머를 빌려 저 스스로 주장하는 세계, 그것이 어쩌면 천명관의 세계일 것이다. 어쨌거나, 삶은, 그렇게 간단치가 않으니까 말이다.


    천명관의 소설은 여하간 그렇게 전통적으로 ‘소설적인 것’이라 일러왔던 것의 방외에 있고, ‘현실’의 방외에 있으며, 한국 문단의 방외에 있다. [고래]에서 보듯이 천명관이 그 놀라운 입심으로 시정에 떠도는 잡스런 이야기를 그러모아 전해주는 이 시대의 패관(稗官)의 모습을 능란하게 보여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실은 그와 전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무리를 떠나 먼 곳을 떠돌던 그는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를 수집해 불쑥 돌아와 한국소설이 알지 못했고 가지 않았던 길 하나를 열어놓았고, 그것이 바로 저 스스로 증식하며 무궁무한 종횡무진 뻗어나가는 무국적적인 이야기의 세계다. (……) 과연 그는 먼 곳에서 온 사람이고, 더 나아가 여기 있어도 여기 없는 사람이다. _김영찬(문학평론가)

    그의 소설은 근대 서사의 외피를 빌려 입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의 엄격한 틀에 갇혀 있지만도 않다. 오히려 여기 이곳의 현실적 재현의 문제를 떠나, 모호한 상징의 세계를 떠나, 표면에 집중하는 간결한 서사로 삶의 아이러니를 포착하려 든다. 따라서 거기에는 내면 과잉의 존재가 들어서지 않거니와, 의미 과잉으로 골머리를 앓지도 않는다.
    결국, 천명관의 서사는 상상력의 유희를 극대화함으로써 기존의 서사적 관행으로부터 탈주하고자 하는 일련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_이정석(문학평론가)

    목차

    프랭크와 나
    유쾌한 하녀 마리사
    세일링
    자동차 없는 인생
    농장의 일요일
    13홀
    프랑스 혁명사-제인 웰시의 간절한 부탁
    더 멋진 인생을 위해-마티에게
    숟가락아, 구부러져라
    비행기
    二十歲

    해설|김영찬(문학평론가) 짐작할 수 없는 일들의 아이러니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4~
    출생지 경기도 용인
    출간도서 12종
    판매수 33,366권

    1964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다. 2003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소설 [프랭크와 나]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고래]로 2004년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이외에 소설집 [유쾌한 하녀 마리사][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장편소설 [고령화 가족][나의 삼촌 브루스 리1, 2]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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