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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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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누벨바그의 기수 프랑수아 트뤼포
1960년대에 프랑스에서 일어난 ‘누벨바그’는 영화사적으로 클래식과 모더니즘이라는 의미를 일궈내며 사회ㆍ문화적으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영화운동이다. 스타 중심주의 영화와, 정치적 도구로 예술을 이용하는 프랑스 영화계의 ‘구시대적 물결’에 대한 반발로 일어났던 이 운동은 당시 프랑스의 젊은 작가들이 주축이 되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젊은 작가들의 중심에는 장 뤼크 고다르와 프랑수아 트뤼포가 있었으며, 특히 트뤼포 감독은 1959년 자전적 데뷔작이자 칸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400번의 구타>로 바로 이 ‘새로운 물결’의 시대를 열었다.

영화 평단에서 ‘무서운 아이’, ‘저널리즘의 불한당’과 같은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트뤼포는 당시 프랑스 영화가 ‘고품격의 전통’만을 중시하며 시나리오 작가들의 지배를 받고 있다며 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는 곧 젊은이들의 현실에 밀착된 주제, 적은 제작 인원과 저예산의 신속한 촬영 등 연기자, 제작, 촬영 방법의 근본적 혁신에 대한 요구, 즉 ‘독립적 작가’에 대한 요구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트뤼포의 작품은 어떤 정치적ㆍ상업적 목적 때문에 과장되거나 위선으로 넘쳐난 기교를 부리지 않았으며, 단지 그의 삶이 곧 영화였고 영화가 곧 트뤼포 자신이 될 뿐이었다. 부모와 원만하지 못했던 관계로 비행 소년으로 자라면서 학교에 거의 나가지 않았고, 그래서 제도권 교육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오직 영화에 대한 맹렬한 사랑만을 가슴에 품고, 자신의 인생이라는 텍스트를 질료로 하여, 영화로 영화를 배우고 모든 것을 영화 안에서 말할 뿐이었다.

자본의 논리에 빠져 영화가 예술이 아니고, 감독이 시네아티스트가 아닌 오늘에, 트뤼포의 예술세계와 삶은 영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이다. 그는 “내일의 영화는 모험가들이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누벨바그의 영원한 거장 트뤼포의 이와 같은 정신은 바로 우리 시대에 그의 영화와 삶을 재발견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시네필에게 바치는 전기, 국내 첫 출간
트뤼포는 생전에 여러 차례 자서전을 기획했으나, 본격적인 자서전 집필은 끝내 실현되지 못하고 그가 수집해 둔 자료만 보존되어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트뤼포의 서간집 '서신들 Correspondences' 이나 '트뤼포 평론 모음집' 등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현실에서, 본 도서의 출간은 큰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이 책은 1996년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한 'Fran?ois Truffaut'를 완역한 것이다. 저자와 역자 모두 영화를 사랑하는 후배 영화인으로서 트뤼포의 영화에 대한 사랑을 진지하게 탐색하며, 오직 영화만을 위해 살았던 트뤼포 감독과, 나아가 이 시대의 진정한 시네필(영화 애호가)을 위해 본 도서를 출간하게 되었다.

저자는 가까운 친구이자 번역가였던 헬렌 스코트와 주고받은 서신을 비롯하여 동료들의 수많은 증언과 트뤼포의 일기, 메모, 소중한 개인 문집 등 방대한 사적 자료를 토대로, 지금까지 트뤼포에 대해 알려진 사실 이외의 사실들을 어느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기록하였다. 깊은 상처를 남긴 성장 과정, 히치콕, 혹스, 르누아르 같은 거장들에 대한 숭배와 교류, 영화 현장의 생생한 기록과 연출의 비밀들, 시네필들의 우정, 연애와 불륜,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방황하던 한 예술가의 초상 등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트뤼포 감독과 그를 둘러싼 현대 프랑스 영화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이 책은 트뤼포가 사랑했던 발자크의 소설 못지않은 흥미를 선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이러한 귀족적이면서도 본능적이고, 예리하면서도 감상적인 트뤼포의 다양한 면모를 넘어서 ‘영화사상 가장 영화를 사랑한 감독’에 대한 새로운 초상화를 그려내고 있다.


프랑수아 트뤼포의 생애 - 반항과 창조의 시네필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며,
두 번째 방법은 영화평을 쓰는 것이고,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1932년 파리에서 출생한 트뤼포는 아들을 늘 외면했던 미혼모 어머니와 양아버지 사이에서 성장했다. 부모로부터의 소외는 그를 학교와 사회의 바깥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트뤼포의 일탈은 곧 그의 진정한 삶의 시작을 의미했다. 트뤼포가 여덟 살에 보았던 아벨강스의 <실낙원>은 최초의 ‘위대한 기억’이었으며, 학교를 빼먹었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열 살에 숙모 손에 이끌려 마르셀 카르네의 <밤의 방문객>을 다시 보면서, 그는 영화를 두 번 보는 순간 영화광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끝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청년 트뤼포는 감화원과 군 영창까지 가게 되는 등 불우한 청소년 시절을 보내게 된다. 그러면서 독서와 동네 영화관의 어둠은 더욱 더 그의 비밀스러운 상처를 묻어두는 도피처이자 삶 그 자체가 되어갔다. 발자크를 사랑하고, 수백 편의 영화를 반복해서 보고, 시네클럽을 결성하고, 그리고 자신의 영적 아버지인 앙드레 바쟁을 만나 스물한 살 때부터 '카이에 뒤 시네마'에 「프랑스 영화의 어떤 경향」(1954)을 비롯한 트뤼포 특유의 야생적이고 냉소적이고 고집스러우며 공격적인 열정이 담긴 영화 비평을 발표하면서 그는 영화를 사랑하는 두 번째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트뤼포 감독은 전통적인 영화문법을 탈피한 새롭고 도전적인 ‘작가주의’ 영화를 강력히 주장하면서 누벨바그의 중심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길지 않은 생애동안 그가 남긴 25편의 작품은 영화에 대한 사랑의 결정체이자, 영화를 위해 바쳐진 영화가 되었다. 숨겨진 일기장을 펼쳐 보이듯 그의 영화는 곧 트뤼포 내면의 순수한 기록이었다. 그는 다름 아닌 장 피에르 레오가 연기했던 <400번의 구타>의 비행 소년이자 <훔친 키스>의 청년이었다. 그리고 <부부의 거처>의 새신랑이었던 앙투안 두아넬, <아메리카의 밤>의 감독인 페랑, <여자들을 사랑한 남자>의 바람둥이 베르트랑 모란, 그리고 죽은 자들에 대한 숭배에 생을 바치는 남자이며 비탄에 빠진 친구인 <녹색의 방>의 쥘리앵 다벤 등의 인물들이 바로 트뤼포 자기 자신이었다.

불행한 성장 과정으로부터 새로운 창조 정신을 키워가며, ‘나’에 대한 영화, ‘삶을 찍는’ 영화를 통해 영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일깨워준 우리들의 영원한 시네필은 1984년 10월 21일 뇌종양으로 52살의 생을 마감했다.

목차

1. 비밀 속의 어린 시절, 1932~1946
2. 400번의 구타, 1946~1952
3. 인생, 그것은 스크린이었다, 1952~1958
4. 새로운 물결, 1958~1962
5. 정체기, 1962~1967
6. 숨겨진 생활, 1968~1970
7. 영화 인간, 1971~1979
8. 미완의 초상, 1979~1984

감사의 말
필모그래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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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생부 불명의 아이, 청소년 시설에서 감옥에까지 보내진 범죄자, 처벌과 모욕의 피해자, 굴레를 벗어난 원시적 성본능의 소유자……(/p.121)

그에게 학교는 학업을 위한 장소라기보다 창조적 허구를 위한 장소, 즉 거짓말을 제조해내는 곳이 되었다. 발자크나 뒤마를 읽기 위해 수업을 빠져야 한다면, 진정한 삶과 대면하기 위해 결석해야 한다면, 우선 부모에게 거짓말하듯이 거짓말을 함으로써 그 권위를 농락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 결과 1944년 가을 또다시 결석의 이유를 대야 했을 때, 이 학생은 그 유명한 대답을 생각해낸다. 그리고 15년 뒤 앙투안 두아넬의 입을 통해 감독 트뤼포는 이렇게 되풀이한다. “선생님,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p.41)

“내가 처음 본 200편의 영화는 학교를 빠지거나 돈을 내지 않고 슬쩍 영화관에 들어가 몰래 본 것들이다. 나는 이 멋진 즐거움에 대한 대가를 심한 복통이나 소화불량으로 치렀다. 이 증상은 모두 죄의식으로 인한 공포감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 죄의식은 영화가 야기하는 감정을 증대시킬 뿐이었다. 나는 또한 영화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욕구를 간절히 느낀 나머지 점점 더 화면 가까운 쪽에 앉음으로써 영화관의 존재를 잊을 수 있었다.”(/p.54)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에 대해 신이 가졌던 겸손함을, 감독은 등장인물에게 가져야 한다. 추악한 인물을 우리가 수용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창조한 사람이 더 추악해져야 한다. 이단 배척, 신성모독, 빈정거림. 이것이 프랑스 시나리오 작가가 가진 세 개의 패스워드이다. 반면 그리피스는 그의 인물보다 훨씬 더 솔직하기 때문에 영원히 위대한 것이다. 훌륭하신 예술가님은 자신이 창조하는 인물보다 스스로 더 우월해지고 싶어한다. 이 오만함은 영화의 발명 이후 예술의 파산에 대해, 그 죄를 사하는 대신 정당화할 뿐이다.”(/p.148)

히치콕과 트뤼포의 대담은 6일간 계속되어, 숨겨진 일화에서 촬영 테크닉까지, 노골적 농담에서 플롯의 구축까지 생생한 대화를 나누었다. 모든 것이 트뤼포와 스코트의 희망대로 이루어졌다. 히치콕은 정확하고 쾌활하게 많은 이야기를 했고, 상대방이 제기하는 기술적·해석적 세부 문제도 흔쾌히 설명했다. 그뿐 아니라, 할리우드 감독인 히치콕이 보통 말을 아끼는 문제인 자신의 유년기와 성장기에 관한 사항, 여배우들과의 불분명한 관계까지도 이야기했다. 긴 인터뷰를 마치고 파리로 돌아온 트뤼포는 벌써부터 “히치콕과 질릴 정도로 영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나의 오래된 꿈을 실현시킨 일주일”에 대한 회고에 빠져들었다.(/p.389)

<미시시피의 인어>의 개봉 직전인 1969년 6월 초, 트뤼포는 파시 가의 아파트를 나와 생-제르맹-데-프레의 생-기욤 가에 있는 카트린 드뇌브의 현대적이고 널찍한 아파트로 들어갔다. 그가 ‘센 강의 좌안’에서 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마들렌과의 결별 이후 다시 한 여자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p.502)

“나는 예술을 사랑하고 무엇보다 영화를 사랑한다. 나는 일한다는 것은 배설물을 폐기하는 것과 같이 필요악이라 간주하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하루에 세 편의 영화, 일주일에 세 권의 책, 위대한 음악을 담은 레코드판만 있다면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머지않아 내게 찾아올, 그리고 이기적 인간으로서 내가 두려워하게 될 나의 죽음의 그 순간까지.”(/p.93)

저자소개

앙투안 드 베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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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이자 영화비평가인 앙투안 드 베크는 '카이에 뒤 시네마'의 편집장과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총감독을 역임했다. 현재는 '리베라시옹'의 문화면 편성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카이에 뒤 시네마의 역사', '혁명기의 풍자화', '역사의 몸통: 은유와 정치', '작가들의 영화'(공저), '영화의 귀환', '아비뇽: 연극의 천국', '마누엘 데 올리베이라와의 대화' '시네필리' 등이 있다.

세르주 투비아나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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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부터 2002년까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발행인이었고, 현재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총감독을 맡고 있다. 프랑수아 트뤼포에 관한 장편영화 <도둑맞은 초상화 Portraits voles>를 미셸 파스칼과 공동 연출했고, 트뤼포 영화의 DVD를 책임 감수했다. 주요 저서로 '인내', '잔존한 기억: 미슐린 프레슬과의 대화', '두 번째 세기를 향하는 영화'(공저), '칸 영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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