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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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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제니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19년 03월 25일
  • 쪽수 : 9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72759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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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한국 시 문학의 절정을 보여줄 세 번째 컬렉션!


    PIN 013 이제니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PIN 014 황유원 [이 왕관이 나는 마음에 드네]
    PIN 015 안희연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PIN 016 김상혁 [슬픔 비슷한 것은 눈물이 되지 않는 시간]
    PIN 017 백은선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들로 만들어진 필름]
    PIN 018 신용목 [나의 끝 거창]

    현대문학의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이 출범한 지 1년 만에 세 번째 컬렉션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를 출간한다. 작품을 통해 작가를 충분히 조명한다는 취지로 월간 [현대문학] 2018년 7월호부터 12월호까지 작가 특집란을 통해 수록된 바 있는 여섯 시인―이제니, 황유원, 안희연, 김상혁, 백은선, 신용목―의 시와 에세이를 여섯 권 소시집으로 묶었다.

    문학의 정곡을 찌르면서 동시에 문학과 독자를 이어주는 ‘핀’으로 자리매김한 새로운 형태의 소시집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그 세 번째 컬렉션은 지금, 여기 한국 시 문학의 한복판에서 누구보다도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여섯 시인으로 꾸려졌다. 젊은 에너지와 각자의 개성을 무기로 한국 시 문학의 중심으로 진입하여 그 절정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선두주자들로서, 그들의 빼어난 저력을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컬렉션이다.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특색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키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이번 시집의 표지 작품은 설치와 조각을 주로 하는 구현모 작가의 매혹적인 드로잉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허물고 흐트러뜨린 아티스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아이디어 스케치들이 각각의 시집과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끝없는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제니 시집 [이제니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6인 작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한정판 박스 세트 동시 발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의 시인들은 이제니, 황유원, 안희연, 김상혁, 백은선, 신용목 6인이다. 한국 시문학의 현주소를 살피고 변화 과정을 가늠해온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Ⅰ](박상순, 이장욱, 이기성, 김경후, 유계영, 양안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Ⅱ](김행숙, 오은, 임승유, 이원, 강성은, 김기택)에 이어 세 번째 컬렉션은 독자적인 시 세계와 개성 넘치는 언어로 강력한 팬덤을 이끌고 있는 현재 가장 핫한 시인들이 참여해 더욱 풍성해졌다.

    발군의 언어감각으로 열정적인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제니 시인이 세 권의 시집을 상자한 후 첫 번째 소시집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를 출간한다. 언어와 언어 사이에서 울리는 리듬감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독자적인 시세계를 구축해온 시인은 스물여섯 편의 시편을 통해 고독한 독백의 하얀 시공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의미들이 생겨나는 그 시적 과정 자체를 한 편 한 편의 시로써 온전하게 써 내려간다. “아직 쓰이지 않은 종이는 흐릿한 혼란과 완전한 고독과 반복되는 무질서를 받아들인다. 손가락은 망설인다. 손가락은 서성인다.”(「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이제니 시인을 가리켜 “계속해서 ‘사물과 세계의 이름을 초월’하는 낱말을 좇”(뮤지션 요조)는 사람이라고 리뷰한 뮤지션의 말처럼 관습과 언어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흔적이 오롯이 담긴 소시집을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의 특징 중 하나는 여섯 시인들이 ‘동네’라는 공통의 테마를 정해 흥미로운 시론 에세이를 발표한다는 점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거제도에서 성장한 이제니 시인은 쌍둥이 언니와 함께 보낸 유년 시절의 어렴풋한 삶의 흔적들을 에세이 「되풀이하여 펼쳐지는-마전麻田」에서 쓸쓸하지만 아름답게 회상한다. 지금은 사라진 행정 명칭인 ‘거제의 마전동’은 그러나 시인의 영원한 마음속 안식처처럼 그곳에 존재한다. 바닷가 마을의 탁아소에서 생활한 단편적인 기억들과 그것이 ‘공작’이라는 비일상적인 존재를 만나 어떻게 시인의 내면에 또렷이 형상화되었는지를, 그것이 어떻게 시인을 낱말의 신비와 마주치며 글을 쓰는 사람으로 이끌었는지를 섬세한 언어의 조화술을 동원해 환상적으로 전달한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는 300질 한정으로 작가 친필 사인본 박스 세트(전 6권)와 낱권 시집(양장)이 동시에 발매되며, 출간에 맞춰 6인 시인의 낭독회 이벤트로 독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한정판 박스 세트의 경우, 시인들의 친필 사인과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어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구현모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 구현모(b. 1974)
    홍익대 도예과와 독일 드레스덴미술아카데미Dresden Academy of Fine Art 조소과 졸업. 독일의 베를린,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으며, 국내에서는 아르코미술관, 성곡미술관, OCI미술관, 아트센터 나비 등에서 개인전, 단체전. 드레스덴국립미술관에 작품 소장. [막스플랑크 예술상] 수상.

    목차

    울고 있는 사람
    숨 쉬기 좋은 나라에서
    헐벗은 마음이 불을 피웠다
    사막의 말
    닫힌 귀를 따르듯이
    너는 오래도록 길고 어두웠다
    처음처럼 다시 우리는 만난다
    보이지 않는 한 마리의 개
    나뭇가지들은 나무를 떠나도 죽지 않았고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이누이트 이누이트
    둠비노이 빈치의 마음
    마른 잎사귀 할머니
    우주의 빈치
    높은 곳에서 빛나는 나의 흰 개
    현악기의 밤
    살구 곁에는 분홍
    무언가 붉은 어떤 것
    슬픔은 액체 같은 것
    지하실 일기
    모나미는 모나미
    달 다람쥐와 함께
    좋아하는 동물 목소리 들려온다
    이름 없는 사물의 그림자를 건너뛰면
    둥글게 원을 그리고 서서
    흰 산으로 나아가는 검은 돌

    에세이 : 되풀이하여 펼쳐지는-마전麻田

    본문중에서

    나는 왜 마전이라는 지명이. 그 이름이. 그 울림이. 나를 사로잡는지 오래도록 궁금했다. 언제나 나는 나를 사로잡는 낱말의 신비에 대해 알고 싶었다. 나아가 그 낱말에 덧입혀져 있는 신비를 기어이 만나게 되는 어떤 우연의 인과에 대해서도. 아주 어릴 적 소원 그대로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는데. 글을 쓰는 깊은 새벽. 아픈 허리 때문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면서 책상을 붙들고 있을 때면. 나는 자진해서 벌을 받는 사람이 되었구나 생각하곤 했고. 어떤 고통 속에서. 사람들은 왜 고통이라는 마음의 낱말 대신 통증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몸의 낱말을 가져와 현실의 곤고함을 지우고 누르려고 하는 것인지 생각했고. 그렇게 사물과 사물 사이의 간극. 사물과 언어 사이의 간극. 나와 나 사이의 간극. 나와 언어 사이의 간극. 언어와 언어 사이의 간극을 느끼면서. 그런 간극이야말로 이 세계의 어떤 진실을 가리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 에세이 '되풀이하여 펼쳐지는-마전麻田' 중에서)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노인의 마음을 생각한다. 아침이 되면 머리에 흰 가루가 내려앉아 있습니다. 노인의 마음으로 노인의 길을 걸으면 겨울바람이 불어오고 손과 발이 얼어붙고. 걷고 걷다 보면 어느 결에 허리가 굽어 있다. 이 고독이 감옥 같습니다. 말을 나눌 곳이 없어서 종이를 낭비하고 있다.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아직 쓰이지 않은 종이는 흐릿한 혼란과 완전한 고독과 반복되는 무질서를 받아들인다
    (/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중에서)

    두 눈은 뜨고 있는 듯 감고 있고
    눈물은 참고 있는 듯 흐르고 있어

    손을 내밀지 않아도
    손을 맞잡고 있는 마음으로

    둠비노이 빈치 둠비노이 빈치

    마주 잡은 두 손 위로 기어이 눈은 내려서
    끊임없이 떨어져 내리며 녹아내리는 말의 형상들
    (/ '둠비노이 빈치의 마음' 중에서)

    모나미는 우리들의 정다운 벗. 모나미는 153 들판의 푸르른 언니. 허기진 당신이여. 부끄러움을 부끄러워하지 말아라. 흔들리며 떨리는 불안한 손가락을 숨기지 말아라. 모나미는 모나미. 모나미는 모나미. 모나미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회전식 슬픔. 모나미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원주율 감정. 모나미는 우리들의 숨길 수 없는. 모나미는 우리들의 잊을 수 없는.
    (/ '모나미는 모나미' 중에서)

    달 다람쥐와 함께 물 그림자와 함께
    단 목소리와 함께 잎 이파리와 함께
    숲 메아리와 함께 새 속삭임과 함께
    눈 비둘기와 함께 별 그리움과 함께

    함께 함께 함께 함께 함께 함께 서로 함께

    먼 눈동자와 함께 말 시치미와 함께
    들 도토리와 함께 길 고양이와 함께
    비 소나기와 함께 빛 어두움과 함께
    밤 무한함과 함께 음 망설임과 함께

    함께 서로 함께 함께 모두 함께 함께 서로
    (/ '달 다람쥐와 함께'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2~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2년 부산에서 태어나 2008년 [경향신문]으로 등단했다. 시집 [아마도 아프리카]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이 있으며 <편운문학상 우수상>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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