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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증언 : 상처 입은 스토리텔러를 통해 생각하는 질병의 윤리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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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당신도 ‘회복사회’의 일원일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되는 주요 개념 중의 하나인 ‘회복사회’(remission society)는 우리가 단순히 질병이 나와는 무관한 것, 설령 나에게 오더라도 지나가면 끝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깊게 생각하게 한다. 회복사회는 ‘완쾌’와 ‘투병’ 사이에 존재하며 양 쪽 모두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들을 집합적인 의미로 가리키는 용어이다. 구체적으로 회복사회의 구성원들은, 질병을 앓았던 경험으로 인해 재발의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 당뇨병이나 알레르기 등으로 식이요법 등의 자기관리를 계속 해야 하는 사람들, 각종 인공기관과 함께 사는 사람들, 만성질환자, 장애인, 폭력과 중독으로부터 “회복 중인” 사람들,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의 가족들까지도 포함한다. 만성질환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설령 만성질환이 아니더라도 질병의 트라우마적 효과를 감안한다면, 회복사회에 단 한 번도 속하지 않고 생을 마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회복사회의 개념은 질병의 직접/간접적 경험이 언제라도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상처 입은 스토리텔러(wounded storyteller): 아픈 몸은 목소리를 필요로 한다
질병의 경험은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부여되는 시련이 아니라 인간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언제든지 질병과 ‘함께’ 살아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아픈 사람이 자기 자신과 세계를 이전과는 다른 틀로 새롭게 인식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는 점도 받아들여야 한다. 질병을 앓고 있거나 앓았던 사람은 그 사람의 삶을 안내해 주던 지도와 나아갈 목적지를 상실하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픈 사람들이 의학적 전문지식의 권위를 받아들이고 전문가들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던 모던(modern) 시대의 문화를 비판한다. 그는 아픈 사람들이 자신의 아픈 경험을 명명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필요를 느끼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문화로 시대적 전환이 이루어졌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모던 시대와 포스트모던 시대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새롭고 중요한 분석이다. 포스트모던 시대에도 여전히 모던 의학은 지배적인 담론이지만, 아픈 사람은 자신이 겪는 상처와 고통을 체현된(embodied) 이야기 속에서 말하고자 한다. 이야기가 체현된다는 것은 그것이 단지 몸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몸을 ‘통해’ 발화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이다. 아픈 사람은 지배적인 의료 서사에 의해 삭제되거나 억압된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고, 자신의 자아가 파괴되는 경험을 거치면서 몸을 통해 형성되는 자아(몸-자아)를 다시 형성하고자 한다.

몸의 증언, 몸의 윤리: 이야기하기와 이야기듣기
저자처럼 병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목격하기’(witnessing)의 행위이다. 이는 질병의 경험과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질병을 ‘극복’하였거나 질병으로부터 ‘생존’한 것 이상의 윤리적 무게를 담고 있음을 의미한다. 질병 이야기를 말하는 사람들은 목격자이다. 그들은 자신의 질병을 목격하고 그 목격의 내용을 타인에게 증언해야 할 도덕적 책임을 짊어진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그 증언을 들어줄 청자의 존재이다. 질병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을 듣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질병의 이야기는 단지 상처 입은 스토리텔러만의 몫이 아니라 그/그녀의 상처를 듣고자 하는 타자(우리)의 의지가 필요한 집합적 작업이다. 저자는 질병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단순히 자기치유가 아니라 타자와의 공감과 연대를 통해 타자를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의 윤리라고 말한다. 질병 이야기를 개인적 목격의 역사로서 증언하고, 청자가 그 증언을 목격하고 받아들여 또 다른 타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아픈 몸이 하는 증언은 아픈 몸에서부터 시작하는 윤리적 실천이 된다.

추천사

"우리는 모두 상처 입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은 우리가 치유되는 과정에 도움을 준다. 아서 프랭크 박사는 치유자이다. 그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하도록 가르침을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매우 지혜로운 책이며 우리 사회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치유(healing)에 대한 전망을 확장하는 데 소중한 기여를 한다."
- 래리 도시, 의학박사 / [치유의 언어 : 기도의 힘과 의료실천] 지은이

"물론 [몸의 증언]은 지속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자신이 겪은 암과 심장마비의 경험에 대해 다룬 유명한 책의 저자인 아서 프랭크는 질병의 경험과 체현에 대한 작업의 대가이며 그것들에 대하여 인상에 깊이 남을 정도로 명료하게 쓰고 있다."
- 아서 클라인만 / [질병의 서사] 지은이

"그 주제만큼이나 ...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영리한 이 책은 현대 미국에서 질병의 사회학으로서, 개인적인 아픔(sickness)에 대한 증언으로서, 아픔과 건강의 영적인 차원에 대한 사색으로서, 아픈 적이 있거나 아프게 될 수도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행동에 대한 요청으로서 독자들에게 제시된다. 어느 누구도 이 책의 청중에서 배제되지 않는다."
- 리타 샤론 / [현대 사회학]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세계를 만든 창조자가 있든 없든 간에, 프랭크는 이 세계에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신비로운 이해를 획득하는 지점에 거의 다가서 있다."
- 하워드 스피로 / [미국의사협회지]에서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감사의 말

1장 몸이 목소리를 필요로 할 때
포스트모던 시대의 질병
회복사회
포스트모던 시대의 책임
이 책에 대하여

2장 질병과 관련한 몸의 문제들
몸의 문제들
몸의 네 가지 이념형들

3장 이야기에 대한 요청으로서의 질병
서사적 잔해
중단과 목적
기억과 책임
자아를 되찾기
서사적 잔해와 포스트모던 시대

4장 복원의 서사:상상계에서의 질병
복원의 플롯
복구가능한 몸
자아-이야기로서의 복원
복원의 힘과 한계

5장 혼돈의 서사:무언의 질병
비(非)-플롯으로서의 혼돈
체현된 혼돈
혼돈의 자아-이야기
혼돈의 이야기를 존중하기

6장 탐구의 서사:질병, 그리고 소통하는 몸
여행으로서의 질병
탐구의 세 가지 측면
소통하는 몸
자아-이야기로서의 탐구
자아-이야기의 세 가지 윤리
탐구에서 증언으로

7장 증언
포스트모던 증언
몸의 증언
고통의 교육학
서사의 윤리
회귀와 위험

8장 절반의 열림으로서의 상처
고통과 저항
파괴된 자아:체현된 신경증
몸-자아의 재형성

옮긴이 후기
후주
인명 찾아보기
용어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나는 내 건강이 언제 다시 나빠질지 모른다는 불확실한 감정 속에서, 어떤 종류의 절박감을 가지고 [몸의 증언]을 집필했다. 그 절박함은 이 책의 곳곳에서 나의 주장을 압축(compresses)하고 있지만 이 책에 독특한 긴장을 부여하기도 한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이야기 속에서 아픈 몸을 표현하는 것은 개인적인 일이지만, 아픈 사람들이 말하는 이야기는 사회적인 것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가지는 명백하게 사회적인 측면은 그것이 누군가에게-청자가 그 자리에 있건 없건 간에-말해진다는 점이다.
(/ '1장 몸이 목소리를 필요로 할 때' 중에서)

이 장에서는 자아를 강조하고자 한다. 특히, 질병의 관점으로부터 자아와 이야기를 고찰할 것이다. 어떻게 질병이 이야기의 사건이 되는가? 아픈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장의 마지막에서는 질병 이야기와 포스트모던 시대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질문할 것이다.
(/ '3장 이야기에 대한 요청으로서의 질병' 중에서)

혼돈은 복원의 반대이다. 혼돈의 플롯은 삶이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서사적 질서가 부재하기 때문에 이야기들은 혼돈상태이다. 사건들은 연속성이나 식별가능한 인과성 없이 스토리텔러가 삶을 경험하는 대로 말해진다.
(/ '5장 혼돈의 서사 : 무언의 질병' 중에서)

학회의 조직위원들 중 한 사람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떻게 불러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면서 학회를 시작했다. 그는 진단을 받은 때부터 생존해 온 날짜를 세는 “생존자”라는 말을 제안했다. 나는 생존자라는 개념에 대해 아무 불만이 없다. 그러나 나의 첫 번째 선택은 “목격자”이다.
(/ '7장 증언' 중에서)

저자소개

아서 프랭크(Arthur W. Frank)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6~
출생지 -
출간도서 1종
판매수 43권

1975년에 예일 대학(Yale University)에서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해부터 캘거리 대학(University of Calgary)의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몸의 사회학 분야에서도 특히 질병의 경험, 생명윤리, 임상윤리에 대해 연구를 계속해왔고, 세계적으로 수많은 강연을 하고 있다. 1991년에 자신의 암과 심장마비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인 [몸의 의지로:질병에 대한 숙고](At the Will of the Body:Reflections on Illness)를 출간하였다. 이

펼쳐보기
생년월일 1975~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여성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여성의 히스테리적 질병, 특히 화병의 서사가 재현되는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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