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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많고 많은 종교 가운데 어느 것이 옳고 그른가!

『당신의 종교는 옳은가』는 세상의 많고 많은 종교 가운데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를 가려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제시한다. 거의 모든 종교가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참과 거짓, 이승과 저승, 우주의 생성과 변화에 관해 그 나름의 교리와 신앙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중요한 종교들, 즉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가 이 세상에서 살다 간 사람들과 여러 나라들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고 지금은 어떤 구실을 하고 있으며 미래 전망은 어떤지에 대하여 고찰한다. 1부에서는 종교의 기원과 발전을 시작으로 불교,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 유교, 도교 그리고 한국의 자생적 종교인 동학, 증산교, 원불교의 발생과 교리를 살펴본다. 2부에서는 역사 속에서 벌어진 종교간의 대립과 투쟁, 무신론의 논리와 현실, 인간과 자연 속의 생명체들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면서 믿음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당신의 종교는 옳은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물량적 성장을 ‘신의 은총’ 또는 ‘부처님의 공덕’이라고 주장하면서 인간을 비이성적 신앙에 예속시키려는 천민자본주의적 종교가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지은이는 이런 흐름을 비판하면서도, 민주화와 인간화에 크게 이바지한 ‘생명을 섬기는 종교인들’을 따뜻한 붓으로 소개한다.
‘당신의 종교는 옳은가?’라는 물음에 사람들은 어떻게 대답할까? ‘내가 믿는 종교만 옳고 다른 종교들은 미신’이라고 주장하겠는가?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종교와 신앙만이 진리이고 절대선이라고 고집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 많고 많은 종교 가운데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를 가려낼 수 있는 절대적 기준은 없다. 거의 모든 종교가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참과 거짓, 이승과 저승, 우주의 생성과 변화에 관해 그 나름의 교리와 신앙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쳐온 종교의 잘잘못을 가리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요한 종교들인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가 이 세상에서 살다 간 인간들과 여러 나라들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고 지금은 어떤 구실을 하고 있으며 미래 전망은 어떤지를 고찰해 보는 일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제1부는 ‘종교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삼고 있다. 이 물음은 ‘정의란 무엇인가’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제1부는 종교의 기원, 석가가 탄생시킨 ‘철학적 종교’인 불교, 믿음의 절대성을 생명으로 하는 기독교, ‘신들의 백가제방’인 힌두교, ‘종교와 제국의 쌍두마차’ 이슬람, ‘절대 자유’를 추구하는 도교, 한국의 자생적 종교인 동학과 원불교로 이루어져 있다.
제2부 ‘당신의 종교는 옳은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종교끼리 왜 싸우는가: 기독교 안의 교파 분열과 외부의 박해, 기독교와 이슬람의 상쟁
· 신은 있는가 없는가: 무신론의 개념과 현실 인식, 창조론의 뿌리를 뒤흔든 진화론, 창조론과 진화론의 끝없는 논쟁, ‘신은 망상’이라고 주장하는 리처드 도킨스
· 민중과 함께한 진보적 기독교인들: 세계에서 가장 ‘번창’하는 기독교의 나라 한국, 해방신학과 민중신학
· 생명을 섬기는 종교인들: 민주·통일·민생운동으로 더욱 나아간 개신교와 천주교, 민중불교 운동, 원불교의 사회개벽운동

머리말

제1부 종교란 무엇인가

1장 종교의 기원
1. 인간의 이기적 본성과 종교
2. 인간적인 그리스·로마의 신들

2장 불교 석가가 탄생시킨 ‘철학적 종교’
1. 한국의 민족종교가 된 불교
2. 싯다르타의 탄생과 출가
3. 무명을 벗어나기 위한 수행의 길
4. 부처의 가르침과 불교의 탄생
5. 불교의 경전과 교리

3장 기독교 믿음의 절대성을 생명으로
1. 신약성서의 구성과 내용
2. 성령으로 잉태한 예수
3. 야훼의 천지창조
4. 선악과와 인간의 원죄
5. 구약의 핵심은 무엇인가
6. 예수의 삶과 죽음
7. ‘신의 아들 예수’와 역사적 예수

4장 힌두교 신들의 백가제방
1. 힌두교의 기원
2. 다양한 신들과 교리의 융합
3. 힌두교의 역사와 경전
4. 힌두교와 카스트

5장 이슬람 종교와 제국의 쌍두마차
1. 무함마드의 탄생부터 예언자가 되기까지
2. 종교 이슬람이 국가 이슬람으로
3. 『꾸란』과 기독교 성서 비교

6장 유교 정치·윤리학과 종교의 공존
1. 유교는 학문인가 종교인가
2. 공자-실패한 정치가, 성공한 교육가
3. 공자의 가르침
4.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
5. 성리학과 양명학
6. 조선 시대 유교가 걸어온 길

7장 도교
1. 도교의 기원과 역사
2. 노자-『도덕경』의 무위자연
3. 장자-‘절대 자유’를 찾아서

8장 한국의 자생적 종교
1. 동학-사람 속에 하늘이 있다
2. 원불교-일원상의 진리

제2부 당신의 종교는 옳은가

1장 종교끼리 왜 싸우는가
1. 기독교 안의 교파 분열과 외부의 박해
2. 기독교와 이슬람의 상쟁

2장 신은 있는가 없는가
1. 무신론의 개념과 현실 인식
2. 창조론의 뿌리를 뒤흔든 진화론
3. 창조론과 진화론의 끝없는 논쟁
4. 리처드 도킨스-신은 망상이다

3장 민중과 함께한 진보적 기독교인들
1. 한국-세계에서 가장 ‘번창’하는 기독교의 나라
2. 해방신학과 민중신학

4장 생명을 섬기는 종교인들
1. 민주·통일·민생운동으로 더욱 나아간 개신교와 천주교
2. 민중불교 운동-불자들이 일어서다
3. 원불교의 사회개벽운동

맺음말
참고문헌
주석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신新앗시리아 시대인 기원전 800년경에 전쟁포로들을 죽여서 나무에 매달았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십자가형은 역사가 오랜 것이다. 페르시아와 페니키아에서도 사용된 그 사형 방법은 고대 로마에도 ‘도입’되었다. 로마제국이 기원전 1세기 말 공식으로 채택한 십자가형이 로마의 식민지인 유대 땅에서도 예사로 사용되었음은 물론이다.
신약의 4대 복음서 가운데 십자가에서 숨을 거둔 예수를 빌라도의 병사들이 창으로 찔렀다는 기록은 『요한의 복음서』 19장 33~34절에만 나온다. 어쨌든 두 손과 두 발에 대못이 박힌 채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부르짖던 예수의 마지막 모습은 그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는지를 여실히 알려준다.
예수의 그 참혹한 죽음은 최후의 만찬에서 제자들에게 포도주를 나누어주면서 한 말, 곧 ‘이것은 나의 피다.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해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라고 한 ‘선언’ 때문에 대속代贖이라는 교리의 원천이 되었다. 이 말은 성서의 가르침을 입으로만 전할 뿐, 위선과 거짓으로 가득 찬 삶을 살던 유대교의 많은 사제들, 그리고 예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무리’에 대한 용서와 면죄의 뜻을 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더 넓은 의미로는 아담과 하와 이래 인류가 저지른 모든 죄에 대한 대속이라고 해석하는 신학적 견해도 있다.
그런데 이 대속만으로 모든 인간의 죄가 야훼의 용서를 받고 그 이후에 다시 사람들이 죄를 짓지 않을 가능성은 전혀 없으므로 예수의 부활을 통한 영생, 다시 말하면 하느님과 그의 아들인 예수의 말씀과 가르침을 바르게 실행하면 ‘영원히 구원’을 받는다는 교리가 뒤따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음을 당한 이래 약 2,000년이 된 지금 대속과 영생을 부정하면서 진실한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65~66쪽

이렇게 어린이들까지 제물로 삼은 십자군전쟁은 무엇을 남겼는가? 그것은 성전인가 운동인가, 아니면 종교의 이름을 빌린 침략인가?
십자군은 ‘성지 예루살렘’을 무슬림들에게서 탈환하고 이슬람 세계의 ‘악행’을 응징하자는 종교적 명분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2세기에 걸쳐 진행된 십자군과 이슬람 세력의 전쟁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십자군의 무자비한 살육과 약탈이었다. 무슬림군은 8차에 걸친 전쟁에서 대체로 방어에 주력했고 유럽의 군주들과 귀족들이 갈등과 알력을 보일 때는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전쟁의 본질이자 속성인 살상이라는 면에서 이슬람 세력도 ‘방어적 공격’이라고 변명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유럽 기독교 세력과 무슬림의 대결은 전쟁이었다. 그러나 침략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책
임은 기독교 세력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그런데 살육과 약탈로 얼룩진 십자군원정은 중세 유럽을 정치·경제·종교·문화적으로 재편하는 동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운동’이 되었다. 십자군원정은 유럽의 권력을 분점하던 봉건귀족 세력의 몰락을 가져오고 군주들의 권력을 강화시켜 중앙집권적 근대국가가 형성되게 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원정에 참가한 귀족들이 오랜 기간 영지를 떠나 있는 동안 국가가 그들에게서 세금을 받아들이는가 하면, 과다한 전쟁비용과 무역상의 손실 때문에 파산한 영주들이 많아서 군주들의 권력은 자연히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영지의 주요한 노동력이던 농노들 가운데 자유를 찾아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남으로써 봉건제의 기반인 장원莊園제도가 뿌리부터 흔들리게되었다.
-238~239쪽

그날 새벽 5시 서울 남산 야외음악당에서 6만여 명의 신도가 모인 가운데 부활절 예배가 시작되었다. 진보적 기독교 교파들의 조직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보수적 교파들의 모임인 대한기독교연합DCC이 17년 만에 공동으로 개최한 부활절예배였다. 해가 뜰 무렵에 예배를 마친 신자들이 뿔뿔이 흩어져 남산을 내려가고 있을 때 회현동 쪽으로 걸어가던 군중 속에서 청년 몇 사람이 짤막한 글이 실린 전단을 나누어 주었다. 그들은 전단 수백 장을 뿌린 뒤 사라졌다. 그날은 ‘유신헌법’이 공표된 1972년 12월 27일부터 치면 넉 달이 채 안 되는 때였다.
이 사건을 주도한 권호경 전도사는 ‘민주주의 부활은 대중의 해방이다’ ‘주여, 어리석은 왕을 불쌍히 여기소서’ ‘서글픈 부활절, 통곡하는 민주주의’ ‘회개하라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윤필용 장군을 위해 기도합시다’ ‘꿀 먹은 동아일보, 아부하는 한국일보’ 등의 내용을 쓴 플래카드 10개를 준비했다. 그러나 정작 플래카드는 쓰지 못했다고 한다.
-3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