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 열광을 하며 첫 권을 읽은지 거의 일주일이 다 되어 두번 째 파운데이션 '파운데이션과 제국' 을 읽는다. 처음 파운데이션은 시간상의 워프 (워프가 공식적인 표현은 아니겠으나 시간의 비약을 워프 만큼 잘 나타나게 이야기 하는 것도 없는 것 같아 워프라 표현한다.) 간간히 집중력이 흐트러졌었다. 하지만 두 번 째는 꽤 몰입도가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완전 초 집중하에 이 책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시대가 변하지 않은 데다가 주인공도 들쑥 날쑥 하지 않아서 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 사람 저 사람 나와서 복잡한 이야기 구조는 나를 좀 짜증나게 한다.) 게다가 반전처럼 떡하니 드러난 제 2파운데이션 뭐 3권의 제목이 제 2파운데이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2 파운데이션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 않은 나의 문제도 크지만 말이다.

 

파운데이션과 제국은 SF소설로서는 1권 만큼은 혁신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야기의 서술 구조나 마지막 미스테리 인물의 뮬의 정체를 드러내는 과정의 흡입력은 단순한 장르 소설의 이야기 서사 구조를 넘어선다. (스포가 될 수 있으니 누구요... 라고 이야기 하지 않겠다. 나는 스포일러가 아니니까.....) 벌써 3권에 대한 기대가 된다. 또한 뮬이 이 이야기를 얼마나 극단적으로 이끌지 궁금하다. 앞으로 어찌 이야기가 진행될지... 두근구근 할 뿐이다.

뭐든지 풍요롭다는 요즘 아이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우울한 아이들도 많아진다. 환경 탓인가 공부 위주의 교육 환경 탓인가... 지금 눈 앞에서 활짝 웃으며 장난 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우울증 같은 것은 하나도 없을 것 같지만 말이다.

 

세상이 살기 힘들어지면서 어른들의 우울증도 늘어나고 어른의 영향을 받은 우리 아이들의 우울도 늘어간다. 이정도 살림살이면 우울하겠다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사실 아이들의 우울은 꽤나 쌩뚱하다.

 

그런지 우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오소리가 우울하데요 책은 개연성도 없다. 왜 오소리가 우울했는지 이야기 하지도 않는다. 그저 오소리가 우울한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평소에 그렇듯 왜 우울한지 간섭하며 도움을 주려 노력한다. 하지만 우울로 인한 만성 무기력 상태인 오소리는 뭐든지 다 싫다.

 

-출판사 서평이 제일 마음에 남는다. 우리 아이에게 모조건 뭔가를  해주려고만 하지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안을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이 책은 나아가,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있을 때 주변인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하며,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흔히 우리가 말하고 듣는 ‘칭찬’과 ‘격려’. 그것의 힘이 얼마나 센 지를 이 책은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보여주고 있다. 누가 무얼무얼 잘하는지를 시상하는 시상식을 통해 오소리는 자신이 친구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필요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게 한다. ‘상’이라는 것은 뛰어난 업적이나, 잘한 행위를 칭찬하기 위해 주는 것으로, 우리는 흔히 상은 공부를 잘했거나 미술이나 글짓기 따위를 잘했을 때만이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누구나 잘해야 한다고 여기는 무언가를 정해 놓고(수학, 영어와 같은), 거기에 도달한 사람만을 칭찬해 준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잘한 행위를 칭찬하는 것이 상’이라는, ‘상’의 본질적인 의미를 살려 내고 있다. 사람마다 각자 잘할 수 있는 것은 다르며, 잘할 수 있는 것도 단지 수학, 영어 뿐 아니라 다양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바느질, 청소, 동생 돌보기, 노래 잘 부르기,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기 등 아이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척이나 다양하고, 그런 것들을 세심히 찾아 칭찬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상’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출판사 서평의 일부)

예전 어느 집에나 한 권 정도는 있었던 소년 소녀 동화백과였나. 제목은 기억은 안나지만 그 시절에 보기 힘든 총 천연색 그리모가 이야기가 어찌나 맘에 들었던지 읽고 또 읽고 또 읽었었다. 아마 그 덕분에 엄마는 책 귀신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엔 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더 좋은 엄마다 ^^:: 돈 귀신 엄마인가?)

 

그 책에는 백장미 흑장미, 미녀와 야수, 같은 고전 이야기가 있었더랬는데. 어느날 도서관을 보니 이 책이 보였다. 아이가 양털을 가지고 옷을 만들었다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 인데 별 것 아니었지만 아이의 빨간 볼이 너무 귀여웠고 아이가 염색을 하는 그림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도서관에서 발견하다니.. 어찌나 반갑던지.

 

설마 하며 펼쳐본 이 책에는 내 어린 시적의 이야기가 그대로 있었다. 물론 그림을 달라졌지만 그 때 그 감성 그대로 있었더랬다. 아이 때는 그냥 읽었던 이야기가 양털 하나가 옷이 되는 이야기로 꽤 과학적인 이야기였던 것이다. 털을 깎아서 털을 빗어서 물레로 자아서 염색을 하고 천을 만들고 옷을 만들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읽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와 아이가 대를 물려 읽을 수 있는 동화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할 사실인데 그 이야기가 아이의 흥미와 눈높이에 맞게 같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더욱 기쁜 일이다. 오늘은 도서관에 가서 내가 어린 시절 읽던 이야기가 또 있는지 살펴 보아야 겠다.